미국 상원위원 선거에 나선 와우 오크녀, 와우저의 힘으로 당선

블리자드의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의 인기는 어디까지 일까? 미국의 한 국회의원 선거에서 와우를 즐기는 여성 후보가 당선돼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메인주의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로 나선 '라코위치'(48세). 그녀는 공화당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앞서던 메인주에서 와우의 열렬한 게이머라는 것을 무기 삼아 공화당의 '토마스 마틴' 후보를 물리치고 상원위원에 당선됐다.

게이머들의 힘으로 상원의원이 당선된 이번 사건의 발단은 아이러니하게도 경쟁상대인 공화당에서 비롯됐다.

공화당 측은 라코위치가 와우에서 85레벨의 도적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녀의 이상한 이중생활'이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더불어 공화당은 웹사이트 상에서 그녀가 가상의 세계에서 도적으로 "많이 찌르고, 훔치고 다닌다."는 등의 자극적인 문구를 계시하고 라코위치를 속칭 '오크녀'로 규정하며, 상대를 비방하는 네거티브 운동을 펼쳤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미국의 많은 언론매체에서 이 선거를 취재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이 상하게 흘러갔다. 화제가 될 일이 없었던 메인주의 선거가 미국 전역으로 방송되며 이 사실을 듣게 된 전세계 와우팬들이 그녀를 지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라코위치의 페이스북에는 그녀를 응원하는 글로 가득 찼고, 공화당 홈페이지와 미국 내 와우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내세운 내거티브 전략을 비난하며, 그녀를 지지하자는 운동이 확산됐다.

결국, 공화당의 선거전략은 역풍을 맞게 됐고, 지난 11월 6일 미국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의 라코위치가 당선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현지언론은 "근소한 차이로 라코위치가 승리를 거뒀으며, 오크가 상대후보를 암살했다."는 재치 있는 뉴스로 그녀의 승리를 축하했다.

메인주의 상원위원에 당선된 라코위치는 "전세계 게이머의 47%는 여성이며, 나는 이런 사실에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며 "당선 후 블리자드에서 전 개발진의 사인이 담긴 와우: 판다리아의 안개 패키지를 보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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