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하자드6, 호러에서 액션 블록버스터로 변신

이원태 lwtgo@hanmail.net

많은 사람들이 기다려온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최신작 바이오하자드6이 정식발매 됐다. 발매 전부터 바이오하자드란 게임을 이끌어가는 남자주인공계의 양대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레온과 크리스가 함께 등장한다는 사실에 팬들의 기대는 한껏 부풀어 오른 상태였다. 특히 바이오하자드시리즈를 대표하는 두 명의 주인공이 서로에게 총을 겨누며 대립하게 하는 장면은 팬들에게 참을 수 없는 궁금증이었고, 캡콤의 간판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의 정식넘버링이었으니 어찌 보면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발매를 앞두고 발표된 해외웹진의 리뷰점수는 그 기대에 찬물을 끼얹기에 충분할 정도로 처참한 평가를 받았다. 극찬을 받아도 현재 캡콤의 이미지에 도움이 될까 말까 한 상황인데 이런 상황은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바이오하자드6은 정말로 실망감만 선사하여 혹평을 받아야 할 게임일지 리뷰를 통해 한 번 살펴보자.

바이오하자드6
바이오하자드6

오랜 기다림에 비해서는 아쉬운 비주얼
바이오하자드5가 등장했던 때가 2009년 상반기였으니 지금으로부터 3년하고도 6개월 정도도 전이다. 당시에 등장했던 바이오하자드5는 바이오하자드4와 비교했을 때 게임성에 있어서 진보된 성향을 보이지 못해서 논란의 대상이 되었지만 그래픽만큼은 임팩트를 주기에 충분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미 시간이 많이 흐른 현재의 상황에서 발매된 최신작 6은 그래픽적으로 대단한 만족감을 주기에는 조금 아쉬운 퀄리티다. 세계를 무대로 하면서 다양한 환경을 보여주지만 디테일 면에서 아쉽다. 이전의 바이오하자드 시리즈가 한정된 장소와 협소한 공간에서 진행되어 어느 정도 세부적인 퀄리티까지 하드의 자원을 쓸 수 있었다면 바이오하자드6은 영화와 같은 연출, 대규모의 전투나 개체등장으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각각의 퀄리티는 조금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술이 발전해서 좀 더 효율적으로 하드의 파워를 나눠서 쓸 수 있어서 갭을 줄이고 더 좋아보이도록 노력은 했겠지만 역부족이라고 할까? 개인적으로 레온의 모습에 상당한 기대를 했었는데 일전에 공개되던 스샷들이나 이미지샷과는 꽤나 동떨어진 모습이 실망하기도 했다. 캡콤이란 게임제작사의 메인스트림에 속한 킬러타이틀인 만큼 더 큰 기대를 한 이유도 있겠지만 객관적으로 봐도 지금 시대에서 그래픽으로 사람을 홀릴 정도의 포스는 보여주지 못한다. 그냥 나쁘지 않네 정도로 느낄 정도?(워낙 비주얼이 뛰어난 게임들이 많이 나왔었으니…)

바이오하자드6
바이오하자드6

역대 최대의 볼륨으로 플레이시간은 빵빵!
바이오하자드6의 주인공은 레온과 헬레나, 크리스와 피어스, 제이크와 쉐리, 그리고 에이다까지 총 7명이다. 그리고 이들은 각각 레온편, 크리스편, 제이크편, 에이다편으로 나눠지며 두 명의 함께 팀을 이룬 경우에도 고른 캐릭터에 따라서 루트가 약간 다르거나 역할이 달라서 조금 다른 감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다시 말해 4개의 메인 시나리오이지만 캐릭터를 바꿔서 즐기면 또 다른 재미가 있기에 반복플레이 동기부여가 된다. 게다가 하나의 시나리오는 기본적으로 5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챕터 당 1시간 정도의 플레이타임이니 이 얼마나 빵빵한가!? 다른 건 몰라도 정말 게임의 볼륨만큼은 역대최강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서로 조우하는 부분이 있지만 같은 시각 다른 곳에서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레온편에서의 궁금증이 크리스편에서, 크리스편의 궁금증이 제이크의 편에서 풀리는 형태라 흥미를 지속시킨다. 게다가 4개의 메인 시나리오가 서로 다른 재미와 컨셉을 가지고 있기에 플레이 감각이 달라지는 점도 참 독특하다. 다시 말해 완전히 같은 스타일을 지루하게 늘린 형태가 아니란 소리!

바이오하자드6
바이오하자드6

다양한 감각과 컨셉을 즐겨보자
바이오하자드6은 앞에서 말했듯이 4개의 스토리모드가 있고 각기 다른 느낌의 게임컨셉과 진행을 선보인다. 예를 들면 레온&헬레나 편은 바이오하자드하면 정통적으로 떠오르는 공포의 느낌을 맛볼 수 있고 크리스 편은 기어스 오브 워 같은 느낌, 제이크 편은 특유의 격투술을 이용한 타격의 재미, 에이다 편은 탈출과 전체적인 스토리를 파악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게다가 캐릭터에 따라서 사용자인터페이스 같은 부분도 달라질 정도로 각각의 개성과 컨셉을 살리려 한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지루하게 플레이타임만 질질 늘리려고 캐릭터 수를 늘렸다고 느낄 수도 있었던 부분을 각 캐릭터마다 저마다의 재미와 컨셉을 잘 잡으면서 장점으로 훌륭하게 승화시켰다고 생각한다.

바이오하자드6
바이오하자드6

어지러운 시점과 인터페이스가 아쉽다
바이오하자드가 TPS 형태의 시점을 가진지도 한참 지났고 이미 콘솔에서도 TPS나 FPS란 장르가 일반적인 장르가 됐으니 기본적으로 바이오하자드6의 시점이 큰 문제가 될 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4나 5에 비해서 좀 캐릭터의 모습이 더 크게 보이면서 화면을 가득 채운다는 느낌이 들긴 했으나 별문제가 있겠나 싶었는데 직접 플레이 해보니 꽤나 거슬린다. 6으로 오면서 콘솔 슈팅게임의 조작체계를 완전히 적용시켜 방향전환을 우측아날로그 스틱으로 자유롭게 한 것이 화근이 됐다. 이전처럼 움직임이 제한적인 경우였더라면 지금의 시점이나 캐릭터 비율로도 크게 어지러움을 느끼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이제 휙휙 시점을 자유롭게 돌리면서 방향을 전환할 수 있게 되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캐릭터 모델링이 상당히 방해가 된다. 특히나 좁은 장소에서 방향을 바꿀 때면 상당히 시점이 불안하고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느낌을 받게 된다. 어느 정도 옵션의 감도조절을 통해서 해결할 수도 있긴 하지만 불편함을 피할 수는 없다.(이런 문제 때문에 추후에 좀 더 넓게 전방을 볼 수 있는 시점이 무료패치를 통해 추가된다고 한다.)

바이오하자드6
바이오하자드6

그리고 캐릭터별로 인터페이스의 디자인을 달리해서 색다른 느낌을 주는 것은 좋았지만 인벤토리를 움직이고 사용하는 것이 좀 불편한 느낌이다. 자유롭게 무기나 아이템을 십자키를 이용해 바꿀 수 있고 허브 같은 경우 정제형태로 만들어서 쉽게 버튼 하나로 복용할 수 있는 것도 좋지만 무기가 다양해지면서 변경에 불편함이 생긴다. 예를 들어 권총, 라이플 두 종류만 있다면 자연스럽게 필요할 때 무기를 꺼낼 수 있지만 숫자가 많아지면 꼬일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취향에 맞게 총의 배치를 바꿔서 순서를 맞출 수 있긴 하지만 적에게 둘러싸여 정신 없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필요한 무기를 딱 고르기 어렵다. 게다가 수류탄류는 또 방향키를 위아래로 하면서 바꿔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아쉽다.

바이오하자드6
바이오하자드6

어이없는 즉사구간은 스트레스가 될 수도...
바이오하자드6은 어이없는 즉사구간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요즘은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게임의 대세가 되어 버린 QTE(특정 버튼을 눌러서 진행하는 이벤트)액션이 바이오하자드6에서도 상당히 많이 등장하는데 실수는 곧 죽음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많고, 유난히도 무언가로 도망치고 탈출하는 장면이 많은 바하6에서 제한시간 내에 해당지점에 도착하지 못하면 즉사하는 구간도 상당수다. 특히 이런 부분은 컨트롤에 취약한 사람이라면 수십 번을 컨티뉴 하게 될 정도로 빡빡하다면 빡빡한 판정과 타임을 자랑하는 것이 문제다. 죽기 직전은 보통 체크포인트 지점이라 멀리 돌아가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없지만 좀 어이가 없을 정도로 게임오버화면을 보게 될 때는 게임의 흐름이 확 끊기는 기분이다. 한 두 번은 몰라도 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장면 계속 본다고 생각해보자.. 그것도 버튼 한번 잘못 눌러서.. 혹은 점프한 번 잘못해서라면….

바이오하자드6
바이오하자드6

코옵의 재미는 여전. 에이전트 헌트로 색다른 재미를 느껴보자
바이오하자드5에서 코옵의 재미를 본 만큼 6에서도 적극적으로 온라인을 활용하여 코옵을 지원하고 있다. 코옵을 통해서 플레이를 하면 어려운 부분에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친구와 함께 할 수도 있기에 재미는 두배! 게다가 바이오하자드6은 진행 특성상 다수의 팀이 한 곳에 모일 때가 있는데, 이럴 때는 각기 다른 플레이어의 팀이 함께 만나면서 4인의 팀이 구성되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코옵 뿐 아니라 이번 바이오하자드6에서 추가된 에이전트 헌트모드도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기존의 코옵이 힘을 합쳐서 좀비와 변이체를 물리치는 것이라면, 에이전트 헌트 모드는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이들을 좀비나 변이체, 즉 크리처의 입장이 되어 쓰러트리는 반대된 입장이다. 크리처에 따라서 공격방식도 다르고 실제로 플레이하는 유저를 잡기 위해 잠복을 하기도 하고 사정없이 공격하는 등 궁지로 몰아넣는 재미가 있다. 반대로 혼자서 캠페인을 플레이할 때 플레이어의 난입을 허용해 놓으면 다른 유저들이 크리처로 난입해 오는데 이 때는 또 일반 AI를 상대할 때와는 다르게 좀 더 긴장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기에 여러모로 만족스럽다.

바이오하자드6
바이오하자드6

한글화는 역시 꿈이었나...
언젠가 바이오하자드6의 한글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기사가 있어서 설마?! 진짜?!! 혹시?!! 라는 생각을 가지고 바이오하자드6의 한글화 정발소식을 기다렸는데 결국은 영문판으로 발매됐다. 이전과는 다르게 퍼즐진행이 줄어들고 스토리를 따라가는 일자진행이 되었기 때문에 클리어하는데 별 무리는 없겠지만 역시나 스토리를 완벽하게 이해하기 힘든 점이 아쉽다. 특히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백미인 파일을 제대로 보고 즐길 수 없는 점이 아쉽다.

바이오하자드6
바이오하자드6

버라이어티한 액션을 맛볼 수 있는 게임
바이오하자드 시리즈가 초반 공포분위기에서 점점 블록버스터영화 같은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데 이번 바이오하자드6은 더욱더 버라이어티해진 영화를 플레이 하면서 즐기는 기분이 든다. 일단 다양한 캐릭터를 즐길 수 있는 점도 그렇고, 게임을 진행하면서 비행기, 헬기, 자동차 같은 다양한 탈 것을 활용한 미션도 많고 몬스터나 배경도 그 크기와 규모가 어마어마해지면서 진짜 블록버스터급 액션영화를 보는 기분이다. 물론 보는 재미뿐 아니라 플레이를 하는 재미도 충분히 살아 있으며, 다소 불편한 부분도 있고 무기개조가 사라지고 스킬셋팅 같은 시스템이 들어와 커스터마이즈의 묘미가 사라지기도 했지만 10점 만점에 5점, 4점 받을 게임은 솔직히 아니다. 아마도 바이오하자드 특유의 분위기는 점점 사라지고 화려한 액션게임의 형태로만 발전한 모습에 해외웹진들이 점수를 후려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호러와 공포의 요소가 많이 사라지면서 바이오하자드 고유의 분위기를 잃고 있단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것이 지금의 바이오하자드6 제작진이 추구하는 노선이니 그 자체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 이렇게 화려한 바하도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으니까 말이다. 어차피 팬이라면 바이오하자드6을 놓치진 않을 테고... 약간의 공포요소와 화려한 연출과 액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즐겨보도록!

바이오하자드6
바이오하자드6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