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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3로 즐기는 애니메이션. 시간과 영원 토키토와

정원준

이중 인격. 몸은 하나인데 마치 그 몸 안에 두 명의 사람이 있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는 사람을 말한다. 이 소재는 특이성 덕분에 여러 창작물에 활용되고 있는데, 이번에 소개할 게임인 시간과 영원:토키토와(이하 토키토와) 역시 이중 인격의 주인공을 등장시킨 판타지 RP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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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를 간략하게 설명 하면 결혼식 당일에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습격당해서 키스도 해보지 못하고 과부가 될 뻔한 공주님이 이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기 위해 왕가에 전해지는 시간의 마법을 이용, 반년 전으로 되돌아가서 진상을 밝히고 반년 후의 미래를 무사히 넘기기 위해 고분 분투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토키토와의 배경은 판타지 계열의 배경을 가지고 있고 기본적으로는 월드 맵, 필드 맵의 구성과 필드에 적이 보이지 않는 랜덤 인카운터 방식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배틀은 커맨드 식이 아닌 리얼타임의 액션식 배틀로 1대 1 방식의 전투로 다수를 상대할 때는 한명을 쓰러트리고 나면 화면이 스크롤 되면서 다음 적을 상대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다. 전투는 라이플을 이용한 원거리 전투와 나이프를 이용한 근접 전투가 있고 전투 후 얻는 경험치와 기프트 포인트라는 것을 이용해서 스킬을 습득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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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토키토와의 중요점인 인격 변환이 있는데 게임상의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플레이 캐릭터이자 여주인공(사실 남주인공도 있지만 모종의 이유로 이름만 지어주는 것 이외에는 플레이어가 조작하거나 할 수 없다)인 토키는 작중 명칭인 듀얼 소울의 보유자로 한 육체에 두 명의 혼이 공존하고 있고 특정한 상황(게임 상에서는 기본적으로 레벨업 이나 특정 아이템을 사용)에서 인격을 바꿀 수 있는 존재이다. 이 인격 전환은 실제 게임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초반 기본 인격으로 나오는 토키는 라이플을 이용한 원거리 공격이 특기이고, 토와는 나이프를 이용한 근거리 공격이 특기라서 실제로 플레이를 해 보면 어느 정도 차이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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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자면 토키로 라이플을 쓰면 딜레이 없이 연사가 되지만 토와로 라이플을 쓰면 토키 와는 달리 포즈가 좀 엉성한 자세로 쏘는 방식이라서 빈틈이 생기고, 토키는 근접전 타격이 토와때 와는 다르게 가벼운 느낌과 더불어 실제 대미지도 미묘하게 차이가 나기도 한다. 참고로 이 전투 방식은 게임 제작사인 imageepoch사에서 예전에 냈던 PSP용 게임인 BLACK ROCK SHOOTER Tha GAME(국내 미정발)의 전투방식의 개량 판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지라 혹시라도 해 봤다면 금방 적응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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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몇몇 퀘스트와 이벤트를 제외하면 음성을 지원하고 캐릭터 성우진도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금방 알만 한 유명 성우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여주인공인 토키는 하나자와 카나, 토와는 키타무라 에리로, 적어도 하나자와 카나는 애니메이션 본 사람이라면 금방 알 정도로 인지도 높은 성우이기도 하다.

또 패키지와 로딩에 나오는 그림은 국내에서 이야기 시리즈로 정발된 소설과 애니로 나온 모노가타리 시리즈의 표지 일러스트레이터인 VOFAN 이라서 모노가타리 시리즈를 본 사람들이라면 어느 정도 친근감이 든다.

그리고 패키지에서 나와 있는 것처럼 풀 HD 애니메이션 RPG로 필드 맵의 캐릭터가 그대로 배틀 시의 그래픽으로 이어지고 캐릭터가 맞는 장면이나 맞고서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넘어지는 장면, 멀리서 라이플로 쏘거나 가까이 다가가서 나이프로 베는 연출이 전부 애니메이션으로 연출된다. 일반적으로 자주 쓰는 적의 공격과 동시에 화면이 번쩍 빛나고 캐릭터에 판정 마크가 뜨면서 대미지를 입는 눈속임이 아니다. 이 연출은 RPG 파트만이 아닌 이벤트나 대화 파트에서도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시각적으로 보는 재미가 있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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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이런 여러 가지 참신한 점을 너무나도 말아먹는 문제점이 너무 많이 눈에 띄고 있어서 여러모로 게임 자체의 좋은 점을 깎아버리고 있다.

일단 풀 HD 애니메이션이라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전투와 몇몇 이벤트 화면 한정이고 실제로는 같은 장면이나 행동이 초반에서 부터 심각할 정도로 재탕 위주다. 그런데다가 퀘스트에 나오는 몇몇 NPC는 배경에 전혀 동화되지 못하고 종이 판넬 세워둔 듯 한 무성의한 그래픽에 머리 색이나 옷색, 가끔은 액세서리 추가 정도로 다르게 처리하고 다른 캐릭터라고 우기는 더욱 큰 무성의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건 NPC 뿐만이 아니라 적도 마찬가지로 사실 RPG가 팔레트 스왑(색 바꾸기)으로 같은 형태지만 조금 레벨이 높거나 강적, 아니면 특별한 이벤트 캐릭터라는 식으로 넘어간다지만 초반에 이벤트로 상대한 NPC와 옷 색이나 머리카락 색만 다르게 나와서 다른 캐릭터라고 우기는 걸 보고 여러모로 좀 황당함을 느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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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필드는 3D 폴리곤 오브젝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정작 캐릭터는 2D 애니 연출이라서 초반에는 좀 넘어가도 어느 정도 진행을 하다 보면 배경과 캐릭터의 위화감이 엄청나다. 말 그대로 배경과 캐릭터가 붕 뜬 느낌. 또, 나오는 맵이 왠지 의미가 없을 정도로 엄청 넓은지라 휑한 벌판을 정처 없이 돌아다니다가 보면 지도없이는 내가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는지도 확인하기 힘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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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도 일단 초반에는 여러 가지로 회피나 방어, 스킬 사용 등으로 전략을 세워보지만 어느정도 지나서 공격 스킬이 생기면 초반에는 평타를 죽어라 날려서 스킬포인트를 모으고 스킬이나 마법 사용만 해 줘도 금방 전투가 끝날 정도이니 점점 진행에 지루함이 느껴지게 되기도 한다. 특히 마법은 평타나 타격계 스킬과 비교하면 대미지가 아예 다른 차원의 것이기 때문에 어지간한 적은 한방에 날려버리는 허탈한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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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게임의 세일즈 포인트인 인격 전환도 극히 드물게 나오는 특정 아이템을 쓰지 않는다면 레벨 업을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는데 RPG의 특성상 플레이어가 선호하는 인격을 쓰기 위해서 원하지 않는 레벨 업 노가다를 하게 만드는 문제를 만들었다. 또 이벤트에서도 인격에 따라서 보여주는 행동이 다른데 그 이벤트가 나오는 시기에 레벨 업 타이밍을 잘못 맞추면 다른 한 쪽의 행동은 전혀 볼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까지 한다. 무엇보다도 레벨업 할 때마다 인격 변환 영상을 보다보면 나중에는 질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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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런 캐릭터 게임은 다른게 부족해도 게임 내 캐릭터 비주얼로 커버하는 경향이 크고 다소 부족한 퀄리티라고 해도 장비 아이템 변경 시에 캐릭터 그래픽에 변화라도 있다면 그것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 편이다. 하지만 토키토와는 옛날 RPG 마냥 다른 장비로 변경해도 캐릭터 그래픽 변화가 없다. 결국 강한 장비가 나오면 그 전의 약한 장비는 그냥 자금이 되어버릴 뿐, 콜렉션의 재미를 전혀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전투가 엄청 지루하다. 처음에는 스킬이나 마법 등을 이리저리 배치해보고 써보지만 뭘 쓰든 동일한 포즈로 이펙트 색만 바뀌는 마법, 특정 위치에서 나오는 잡몹은 보스급의 체력을 가지고 튀어나오는 등 말 그대로 전투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보는 맛도 하는 맛도 떨어지는 무미건조한 패턴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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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이 토키토와는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좋은 재료와 좋은 조미료를 준비 해놓고 정작 나온 것은 평범한 패스트푸드 음식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패스트푸드라고 해도 아예 맛이 없는 것이 아닌 것처럼 어느 정도 파고든다면 재미를 찾을 수 있는 물건인지라 결과적으로는 어느 정도의 인내력이나 취항을 좀 많이 타는 게임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일단 내용은 참 좋은 소재인 만큼 이 후 후속작이나 다른 신작이 나온다면 위에서 지적한 문제점은 좀 고쳐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며 글을 이만 마친다.

: 시간과영원 토키토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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