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소프트의 카발2, 형을 넘지 못한 아우가 될 것 인가?

라그나로크, 리니지, 프리스타일, 이들 게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오랜 시간 동안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과 꾸준한 지지를 보내는 게이머들이 존재한다는 점, 다른 온라인게임들의 롤모델이 되었다는 점 등 다양한 요소가 있겠지만 가장 큰 공통점은 바로 속편이 등장한 온라인게임이라는 것이다.

온라인게임에서 속편이 등장하는 것은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국민 온라인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은 리니지의 속편 리니지2는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라는 무색케 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스폐셜포스2, 길드워2 등 다양한 게임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유명 온라인게임 속편의 성공사례는 매우 다양하다.

카발2
카발2

이번에 소개할 카발2 역시 2005년 온라인게임 시장에 등장해 많은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았던 온라인게임 카발온라인의 속편으로 5년의 개발기간과 200억 원 이상의 개발비가 투입된 이스트소프트의 롤플레잉 온라인게임이다.

지난 12월 7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카발2는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대규모 업데이트 '황제의 정원'을 실시하고 최고 레벨 상향, 아비스모 던전 등을 추가해 게임 콘텐츠를 대폭 추가했다.

크라이엔진3를 이용해 개발된 카발2는 매우 다양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보여준다. 30가지 이상의 문신, 얼굴형태, 피부 색상 변화와 함께 캐릭터의 체형을 늘리거나 줄이는 방식으로 나만의 캐릭터를 만드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카발2에서는 총 6종의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 게임에 등장하는 직업군은 거대한 양손검으로 큰 대미지를 줄 수 있는 '워리어', 강력한 마법을 사용하는 '위자드', 포스를 사용해 근, 원거리 공격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포스블레이더', 방패를 이용해 탱커 역할을 맡는 '포스실더', 활을 이용한 원거리 공격이 특징인 '포스아처', 다양한 회복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프리스트'까지 다양하게 이뤄져 있다.

많은 온라인게임들이 일반적으로 근거리, 원거리 공격을 할 수 있는 직업으로 구분되어 있는 것에 반해 카발2는 근거리 직업도 멀리서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스킬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원거리 캐릭터 역시 상대와 거리를 벌리는 등의 다양한 스킬을 가지고 있어 더욱 다양한 게임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카발2
카발2

게임의 진행은 다른 온라인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퀘스트를 수행해 마을과 마을 사이를 오가며 진행하는 여타 롤플레잉 온라인게임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한, 카발2는 자동이동 기능을 사용하지 않으며, 아이템의 제작, 분해 등은 모두 마을 상점에서 진행 할 수 있는 등 언 듯 봐선 전작의 게임 진행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카발2는 전작보다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 요소가 존재하는데 바로 전투 시스템이 그것이다.

전작에서 큰 호평을 받았던 스킬 콤보 시스템은 카발2에서 더욱 진화된 모습으로 등장한다. 카발2에 등장하는 스킬은 저마다의 조합으로 스킬 콤보를 사용할 수 있는데 게임에 등장하는 스킬의 수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스킬 콤보 조합 역시 매우 다양하다.

스킬을 사용하고 타이밍에 맞춰 다음 스킬이 발동되는 식으로 진행되는 스킬 콤보는 게임의 전투를 매우 박진감 넘치게 만들어 준다.

더불어 스킬을 사용했을 때의 타격감도 뛰어나 계속되는 전투에도 게임이 쉽게 지루해 지지 않는 느낌을 주며, 일종의 마무리 기술인 피니시블로를 사용해 적을 처치 할 수 있는 등 전투에 많은 공을 들였다는 카발2의 개발팀의 말이 과언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카발2에는 많은 게이머들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전쟁시스템 '전장'이 등장한다. 일정시간 마을 NPC를 통해 참여할 수 있는 전장은 무작위로 팀을 이룬 30명의 게이머들과 함께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상대의 본진을 파괴하면 승리하는 단순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전장'은 승리 시 명예점수와 함께 다양한 아이템을 제공한다. 이렇게 얻은 명예점수를 통해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으며, 빠른 이동속도를 자랑하는 탈 것 ‘딱정이’를 구입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스킬 콤보를 통한 뛰어난 타격감과 전투 시스템을 무기로 게이머들 앞에 등장한 카발2지만 아쉬움 점도 여럿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크라이엔진3을 사용해 개발한 점을 강조한 것에 비해 카발2의 게임 그래픽은 정작 다른 온라인게임의 그래픽과 그다지 큰 차이점을 느낄 수 없었다. 모든 옵션을 최대로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래픽의 달라짐이 눈에 띄지 않았으며, 캐릭터 외형이 각져 보이는 이른바 ‘계단현상’이 너무 심하게 일어나 눈이 불편할 정도였다.

더욱이 크라이엔진3가 높은 컴퓨터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엔진이다 보니 게임 로딩이 상당히 길어지고 컴퓨터가 버벅대는 상황이 자주 벌어졌다. 전작인 카발온라인이 타 게임보다 저 사양의 온라인게임이라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워 성공을 거둔 것에 비해 매우 비교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카발2는 타 온라인게임 보다 뛰어난 전투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나 그 외적인 부분에서는 너무나도 평범한 모습이다. 퀘스트, 제작, 분해, 강화, 파티 시스템 등 MMORPG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요소는 모두 들어가 있지만 자신만의 색이 부족해 다른 게임과의 차별화를 이루지 못했다.

지역과 지역을 이동하는 워프기능을 유료 게이머들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문제다. 카발2은 마을과 마을 사이의 거리가 상당히 먼 구조로 되어있어 탈 것 없이 퀘스트를 수행할 경우 매우 많은 시간이 소모된다.

더욱이 이동속도를 올려 주는 탈 것 아이템은 캐시 아이템이거나 많은 명예점수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무료 회원들은 사실상 걸어서 지역을 돌아다녀야 한다. 이는 곧 무료 회원들의 게임진행이 배로 느려지는 결과로 나타났다.

카발2
카발2

현재 카발2의 홈페이지는 유료화 정책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글로 가득한 상태다. 대다수의 게이머들이 무료 게임 회원이다 보니 게임의 전체적인 진행을 느려지게 하는 워프 이용불가에 대한 이야기가 대다수를 차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발2는 스킬 콤보시스템, 뛰어난 타격감 다양한 전투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어 전투에 관련된 부분에서는 여타 온라인게임보다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크라이엔진3을 사용했으나 뛰어난 그래픽을 보여주지 못한 채 요구 사양만 높아졌으며, 게이머들에게 가장 민감한 유료정책의 문제로 많은 게이머들이 불편을 느끼고 있다.

카발2
카발2

전작인 카발온라인이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아이온, 리니지2 등의 대형 온라인게임 사이에서 살아 남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자신만의 게임 성으로 많은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속편인 카발2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게임에 대한 게이머들의 불만을 여기저기서 확인할 수 있었다.

카발2가 이러한 악재를 극복하고 전편의 인기를 넘어 더욱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을지 아니면 단순히 전작인 카발온라인의 실패한 속편으로 남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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