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이냐 고퀄리티냐, 모바일 게임사 전략 2갈래로 ‘양분화’

"어떤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어요. 게임을 간단한 위주로 만들어서 카톡이나 라인 같은 플랫폼을 컨택해야 할지, 시장의 성숙도를 기다려서 고퀄리티 게임 쪽으로 가야할지..."

시장을 돌면서 만난 한 스마트폰 게임 개발사 대표의 얘기다. 최근 스마트폰 게임 개발사들을 만나면 부쩍 이러한 얘기들을 많이 들을 수 있다.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고퀄리티 게임 시장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카톡이나 라인같은 플랫폼들의 영향력도 급등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톡이나 라인과 같은 플랫폼의 힘을 받는 게임들은 매출의 21%를 플랫폼 사업자에게 줘야 하지만, 대신 큰 노출 효과를 보장받을 수 있다. 노출 효과 속에서 소위 ‘대세 게임’이 될 경우 하루에도 5~10억 원의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다함께차차차’ 등이 대세 게임으로 ‘일확천금’을 손에 쥐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컴투스나 NHN, 오렌지크루 등 대형 모바일 전문 게임 개발사들도 전략을 연거푸 수정하고 나섰다.

컴투스는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자는 취지로 고퀄리티 노선을 가던 도중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플랫폼에 적합한 형태의 게임을 위한 개발팀을 여러 개 신설했다. ‘타이니팡’이 선전하고, 2년 전에 출시했던 ‘홈런배틀’ 시리즈가 카카오톡 용으로 개조되어 새로운 매출원이 되는 등 성과를 보이면서 이러한 전략이 인정받는 모양새다.

오렌지크루
오렌지크루

NHN도 오렌지크루와 함께 퍼블리싱 게임에 ‘작고 단순한’ 게임에 대한 비중을 높이기로 하면서 이러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원래는 고퀄리티 게임을 전략으로 내세웠던 NHN은 ‘라인’의 상승세가 가파르자 고퀄리티 게임 라인에 이어 라이트한 게임 군을 특화시킨다는 후문이다. 카카오톡에 선투자했던 위메이드 또한 전략은 명확히 카톡 중심이다.

자금력이 풍부하지 못한 중소 기업들도 일제히 카카오톡 쪽으로 올인하는 모습이다. ‘다함께 차차차’나 ‘드래곤플라이트’ 등 카카오톡을 통해 성공한 게임들 모두 자신들도 만들 수 있는 수준의 게임인 것을 알기에 더욱 그쪽으로 매진하는 추세다. 심지어 시장에서는 “‘카카오톡’이나 ‘라인’에 못 들어가면 실패”라고 단정하는 개발사들도 상당 수 있을 정도다.

밀리언아서
밀리언아서

하지만 이러한 플랫폼 전략 외에 아예 고퀄리티 게임으로 가야 한다는 움직임도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스퀘어에닉스가 개발하고 액토즈가 국내에 서비스 중인 ‘확산성 밀리언 아서’는 스마트폰 게임업계에서 ‘고퀄리티 게임이 살아남는다’는 대표적인 예시 게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밀리언 아서’는 카카오톡 등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인기 상위권에서 꾸준한 인기를 쏟아내고 있다. 500여 장의 미려한 카드 일러스트, 화려한 연출 등이 입소문을 내서 게이머들을 끌어들였다.

또 ‘헬로 히어로’도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고, 컴투스의 ‘히어로즈워’도 매출이 상승하면서 자력 성공 게임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러한 수준의 고퀄리티 게임들은 국내 시장도 자력으로 노릴 수 있지만,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금력이 있는 회사들 위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또 카톡이나 라인 같은 플랫폼 형 게임들은 길어도 한두 달 밖에 인기를 얻지 못하는 반면에 고퀄리티 게임은 상대적으로 수명이 길어 1년 이상도 꾸준한 매출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 스마일게이트의 자회사 팜플은 ‘모바일 게임 명가’를 선언하며 고퀄리티 게임 위주로 게임을 발표했다. 1년 정도 진득히 퀄리티를 높여 만든 게임들 위주로 9종의 라인업을 발표하기도 했다.

게임빌도 해외 시장의 비중이 높은 만큼 고퀄리티 게임 위주의 라인업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지스타2012 게임쇼에 내보냈던 게임들 위주로 꾸준히 해외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또 세가, 그리 등 해외 업체들은 처음부터 고퀄리티 게임으로 승부를 본다며 올한 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스마트폰 게임 시장 현황이 비단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곧 일어날 현상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최근 북미-유럽 등 해외에서도 국내의 카카오톡과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에 의한 시장 영향력이 극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한 전문가는 “카톡과 같은 플랫폼들이 많은 사람들을 게임으로 끌어들였지만 유행 따라 단순 흥미위주로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지속적인 확보 면에서 리스크가 있다.”며 “이런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으려면 그달 그달 민감한 트렌드를 잘 집어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 전문가는 또 “반대로 고퀄리티 게임들은 한 번 업 시키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한번 인기가 시작되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있기 때문에 개발사 입장에서 타겟층에 맞게 오랜기간 고퀄리티로 개발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