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게임 수명 짧다고? 업데이트, 이벤트 몰라?

지난해 카카오 게임하기의 출범과 함께 국내 스마트폰 게임 시장의 생태계가 변화했다. 과거 스타트업 기업들이 전유물이었던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대기업들의 진출로 거대화됐으며, 온라인 게임 시장의 위치를 강력하게 위협하는 거대 먹거리 시장으로 돌변했다. 스마트폰 게임이 국민 게임의 칭호를 얻는 것은 이전에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또 한가지의 변화점은 카카오 게임하기의 신작 출시 일정만으로도 스마트폰 게임의 인기 순위가 좌지우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 게임하기의 가장 큰 흥행 요인이 지인들의 입소문이며, 가볍게 즐기는 캐주얼 위주의 라인업인 만큼, 온라인 게임에 비해 훨씬 더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1달 전에만 해도 국민 게임 칭호를 듣던 게임이 이제는 상위권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으며, 고생해서 카카오 게임하기에 입성하더라도 출시 시기를 잘못 선택해 대박 게임과 겹치면 소리소문없이 묻히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불과 작년말만 해도 카카오 게임하기 입성=성공이라는 장밋빛 미래가 펼쳐졌지만, 이제는 그것도 옛말이다. 괜히 카카오 게임 2주 천하라는 말이 나오는게 아니다.

카카오
카카오

하지만, 궁하면 통하는 법. 이런 흐름이 모든 게임에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서든어택이나 던전앤파이터 등 온라인 게임의 수명은 3년이라는 법칙을 헛소리로 만들어버린 게임들이 있는 것처럼 출시 후 몇 달이 지난 지금에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거나, 추락했다가 다시 올라오는 게임들도 있다. 심지어는 출시됐는지도 모를 만큼 관심 밖에 있었던 게임이 슬금슬금 기어올라 어느새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정답은 온라인 게임과 마찬가지. 바로 업데이트와 이벤트다.

최근 윈드러너의 돌풍으로 인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던 다함께차차차는 이번 설연휴를 기점으로 다시 구글플레이 매출 1위로 복귀했다. 출시 이후 1대1 대전, 개그콘서트 김준현, 박성호 캐릭터 업데이트, 인기 애니메이션 로보카 폴리의 로보카 3종 업데이트, 신규 S클래스 신설 등 매주 충실한 업데이트가 이어진 것이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일가친척들이 모두 모이는 설연휴를 앞두고 아이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로보카 폴리 캐릭터를 추가한 것은 신의 한수라는 평가다.

지난해 8월 서비스를 시작한 아이러브커피는 출시된지 5개월이 넘은 2월 초에 갑작스럽게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 자리에 올랐다. 발렌타인데이 기념 이벤트 및 업데이트로 인해 사용자들이 몰려 서버 폭주 현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까페베네 제휴 이벤트 이후 한솥 도시락 제휴 이벤트까지도 대박을 터트려, 한솥도시락 고객이 80만명 증가하는 엄청난 위력을 보이기도 했다.

이 외에도 애니팡도 업데이트 및 캐릭터 상품 출시로 다시 매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탭소닉 링스타, 캔디팡, 터치파이터, 모두의 게임 등의 게임들도 업데이트로 좋은 반응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1위를 기록했던, 이른바 국민 게임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백호소프트가 최근 출시한 숫자 퍼즐 게임 솔리팝은 출시 당일 윈드러너 광풍에 휘말려 구글플레이 무료 게임 인기 순위 100권 안에도 들지 못했지만, 난이도 수정과 튜토리얼 개선 등의 업데이트와 샤넬 핸드백, 다이아몬드 등의 상품이 걸린 파격적인 이벤트로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59위까지 올라왔다.

구글플레이
구글플레이

여성 사용자가 대부분이라는 SNG 임에도 불구하고 밀리터리를 소재로 한 네오위즈인터넷의 워스토리도 어느샌가 드래곤플라이트를 제치고 구글플레이 매출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며, CJ E&M의 베네치아 스토리 역시 최근 대형 업데이트로 구글플레이 매출 17위까지 올라섰다. 인기 웹게임 신선도를 연상시키는 크레이지피쉬의 영생문은 구글플레이 매출 27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출시된 게임젠의 버드팡은 꽃거지 허경환 이모티콘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로 구글플레이 매출 29위까지 뛰어올랐다. 출시 첫 주에는 이슈가 되지 못했던 게임들이지만 꾸준한 업데이트와 이벤트로 차근차근 유저들을 늘린 결과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의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기존의 모바일 게임 시장과는 전혀 다르다. 온라인 게임과 마찬가지로 바로바로 게임을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유저들의 요구를 잘 파악해 그들의 원하는 방식으로 발전해가야만 오랜 기간 사랑받는 게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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