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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게임물 등급 민간 자율화, 요원하기만 한 현실

조학동

정부는 지난 2011년 11월2일에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해 게임물 심의 기능을 민간에 이양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내린 바 있다.

두 차례 국고 지원이 이뤄진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의 업무를 민간으로 이양하고 국고 지원을 없애겠다는 것이 골자다. 정권 교체 등의 이슈로 밀리던 중에 전병헌 의원의 개정안까지 별도의 논의없이 장기 계류되면서 게임위의 국고 보조는 지난해 말로 사실상 중단됐다.

게임위의 관계자가 밝힌 년간 전체 운영 비용은 약 65억 원선. 대략 월 5억4천만 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 심의 수수료로 거둬들이는 수입이 년 11~12억 원 수준인 것을 볼 때 월마다 4억 원대 중반의 비용이 부족해진 셈이다.

당장 1월 말이 지나고, 2월 중순이 된 지금 최악의 경우 게임위는 정상적인 업무의 틀을 벗어날 수 있다. 게임위에서는 부랴부랴 지난해 말에 PC게임 24만원, 콘솔게임 28만 원, 모바일 게임 6만 원을 기본으로 해서 옵션을 주어 수수료를 인상하는 안(60% 인상)을 발표했지만 보조금 없이 버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뒤늦게 문화체육관광부가 긴급 자금을 투여하기로 했지만 이 조차도 불협화음이 많다.

사태가 이렇게 될 때 까지 정부는 뭘 하고 있었을까. 마냥 손 놓고 있던 것만은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지난 2012년 7월10일에 게임물 민간등급분류기관 지정신청 공고를 낸 바 있다. 위탁 방법은 게임물등급위원회가 문화체육부장관이 지정한 민간등급분류기관과 사무위탁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며, 비영리 법인만 가능하다는 조건이었다.

2012년 8월1일부터 9일까지의 접수기간 동안 게임문화재단이 단독 신청을 했으나 부적격 판단이 내려졌고, 2개월 후인 9월에 2차 공고 역시도 게임문화재단이 단독 신청을 했으나 부적격 판정을 받아 미지정이 됐다. 들리는 소식으로는 올해 3차 지정 공고가 있을 예정이다.

이런 과정을 보면 게임업계의 준비가 느슨했다는 질책에 무게추가 실린다. 민간 자율화 요구만 할 줄 알았지,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업계의 대응 논리가 미비하다.

여러가지 불협화음이 있지만, 게임물 등급의 민간 이양은 이미 대세로 자리잡은 듯 싶다. 하지만 새로 한 민간 업체가 심의기관으로 지정이 된다 한들 논의해야 할 점들은 산재해 있다.

첫째는 게임 청소년 불가 게임과 아케이드 게임 2가지 분야에 대한 심의 부분이다. 현재 계류 중인 법은 모두 게임물등급의 민간 이양을 토대로 하고 있지만, 전병헌 의원 쪽은 청소년 불가 게임까지도 넘기길 바라는 반면 한쪽은 청소년 불가 게임은 그대로 남겨둬야 한다고 하고 있다. 때문에 중점 논의 대상이다.

둘째는 아케이드 게임 부분이다. 아케이드 게임 분야는 성격이 전혀 다른 부분이고, 현재도 불법 개변조와 같은 사례가 자주 발견되는 만큼 특별히 다룰 필요가 있다. 외국에서도 아케이드 게임과 콘솔-PC 게임 등의 등급 분류 기관들이 완전히 나뉘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로 분리되느냐는 것이 핵심 논제다.

셋째는 강력한 제재 조치가 있느냐는 점이다. 이양되고 나면 아무래도 정부 기관이었던 게임물등급위원회에 비해 강제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민간으로 이양하되, 업체들이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안될 만한 제재 조치도 포함되어야 한다. 현재의 민간 이양에는 이러한 논의가 전혀 준비되고 있지 않다. 이 부분은 현재의 방송법 등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넷째는 사후 관리 부분이다. 현재 게임위의 운영 자금을 살펴보면, 7-80%가 현재의 아케이드 게임들 불법 개변조를 방지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즉, '바다이야기'와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계속적으로 사행성 게임 사후조치를 진행하는데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이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경찰의 전문성이 부족해서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민간 이양이 시작되는 시점에 맞추어서 경찰도 특별 부서를 신설해서 전문성을 확보해서 사후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가 생겨날 수도 있다. 그것이 민간 이양에 대한 최소한의 조치이며,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이유다.

여기에 게임업계는, 3차 공고에 맞추어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민간 이양에 대한 요구만 하고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한국게임산업협회 등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체 등에서 준비를 탄탄히 하고 앞으로 나올 다양한 문제들을 감안해서 미래에 대한 작업과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게임물 등급 민간 자율화. 충분한 논의와 정책 검토, 그리고 업계의 노력으로 최선의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해본다.

게임물등급위원회

: 게임물등급위원회 게임위 게등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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