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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좀 나와라”, 게이머들 탄식케 하는 ‘고인게임들’

김한준

고인(故人). 사전적인 의미로는 죽은 사람을 칭하는 단어지만 최근 네티즌들은 ‘기억 속에서 사라진’ 무엇인가를 칭할 때 고인이라는 단어를 쓰고는 한다. 인기가 시들해진 아이돌 그룹을 ‘고인돌’(고인과 아이돌을 합성한 인터넷 용어)이라 칭하거나 게임 내에서 인기가 없는 캐릭터를 ‘고인 캐릭터’라고 부르는 식이다.

게임에서도 이러한 ‘고인 게임’이 있다. 단, 다른 점이 있다면 인기가 없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것이 아니라, 후속작에 대한 게이머들의 열망이 가득함에도 출시가 되지 않은 게임들을 말한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이러한 게임의 가장 대표적인 경우라면 한 시대를 풍미한 캡콤의 액션게임 록맨 시리즈를 꼽을 수 있다. 시리즈를 통틀어 전반적으로 굉장히 높은 난이도를 자랑함에도 지속적으로 도전욕구를 자극하는 절묘한 스테이지 구성과 개성있는 캐릭터들과 적 보스를 쓰러트리고 그 능력을 흡수해 사용한다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것이 이 작품의 인기 비결이다.

패미컴으로 처음 출시된 록맨은 추후 슈퍼패미컴과 플레이스테이션, 게임보이어드밴스와 같은 기종으로 출시됐으며 정통 시리즈 이외에 록맨X, 록맨 제로, 록맨 이그제 등 다양한 작품으로 파생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록맨은 언제부터인가 시장에서 그 모습을 감췄다. 게임의 인기가 줄어들어 개발사인 캡콤 측에서 프랜차이즈를 포기한 것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는 시리즈 누계 3천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록맨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다.

록맨 시리즈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캡콤의 개발자 ‘이나후네 케이지’가 지난 2010년 캡콤을 퇴사하면서 록맨 시리즈의 명맥은 끊겼다. 개발 중이었던 록맨의 신작은 물론 온라인게임 버전으로 개발 중이던 록맨 온라인 역시 개발이 좌초됐다.

이런 와중에 록맨 시리즈의 부활을 기대할 수 있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박람회 PAX EAST 2013에서 캡콤이 록맨 4와 5를 닌텐도 3DS로 이식하겠다는 정보를 공개한 것이다. 하지만 게이머들은 이런 소식에 시큰둥한 모습이다. 새로운 시리즈를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과거 출시작의 재탕이며, 그나마도 새로운 그래픽이 아닌 과거에 출시된 모습 그대로 출시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캡콤을 대표하는 또 다른 게임인 다크스토커즈 시리즈 역시 오랜 기간에 걸쳐 게이머들의
‘후속작에 대한 갈증’을 유발하고 있는 게임이다. 특이한 개성을 지닌 각종 ‘괴물’들이 대전을 펼친다는 콘셉트의 이 게임은 다양한 연출과 기존 대전격투게임에서는 시도하지 못 했던 과격한 표현으로 게이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2D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색감은 당시 어떤 게임도 전하지 못 했던 색다른 느낌을 게이머들에게 전달해 찬사를 받기도 했으며, 게임의 캐릭터인 ‘모리건’은 특유의 매력으로 캡콤을 대표하는 여성 캐릭터로 자리를 잡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 시리즈 역시 한참이나 신작이 공개되지 않았다. 다크스토커즈 시리즈의 캐릭터들이 여타 대전격투게임에 모습을 드러낸 적은 있지만 온전한 다크스토커즈의 정식 후속작은 지난 1997년 출시된 뱀파이어 세이버와 뱀파이어 세이버2 이후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

한때 캡콤은 영상을 통해 다크스토커즈 시리즈가 새롭게 출시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지만 이 역시 진실이 공개된 후 사람들의 실망을 샀을 뿐이다. 해당 영상이 다크스토커즈 시리즈의 최신작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다크스토커즈 시리즈를 HD 해상도로 리마스터링하고 한 장의 디스크에 담은 리메이크 버전인 다크스토커즈 리저렉션을 홍보하는 영상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캡콤의 추억팔이가 도가 넘었다”, “이나후네 케이지 이후 캡콤은 죽었다”, “HD 그래픽으로 록맨 한 번 해보자” 등의 반응을 보였다.

: 록맨 다크스토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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