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장르 MMORPG의 끝없는 추락 '아 옛날이여~'

최근 MMORPG들의 행보가 참으로 수상하다. 10년 넘게 바람의 나라, 리니지, 아이온 등으로 이어진 한국 MMORPG들의 인기가 최근 급격하게 힘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오랜 기간 서비스가 되며 콘텐츠의 고갈에 대한 근본적 접근부터, 트렌드의 변화로 인한 사용자들의 취향 변화도 이유로 꼽히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스마트폰게임이 보다 많은 사용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라이트 사용자들을 잃은 요인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거 10년 넘게 한국 게임시장의 대표 인기 장르로 자리 잡아온 MMORPG는 많은 개발사들이 최우선 개발 대상으로 삼았을 정도이며, '대작 MMORPG의 개발'은 개발자들의 로망 중 하나였다. 특히 퍼블리셔들은 굵직한 대작 MMORPG 하나면 몇 년간 튼튼한 매출원이 되어 주었던 만큼 MMORPG 확보는 퍼블리셔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였다.

하지만 몇 년 사이에 급격한 변화가 진행됐다. MMORPG는 힘을 잃어가고 있고 리그 오브 레전드를 중심으로 한 AOS게임과 축구와 야구를 베이스로 한 스포츠게임, 스마트폰게임 등이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아키에이지
아키에이지

여전히 MMORPG들은 꾸준히 사용자층은 있지만 과거에 비해 현격하게 수가 줄어들었다. 최근 PC방 순위만 봐도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아키에이지 등 몇 개의 게임만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PC방 점유율 역시 대부분 5% 이하로 떨어졌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도 해외에서 최고 매출을 기록 중인 블리자드 역시 몇 년간 꾸준히 사용자들의 감소가 진행 중이다.

블레이드앤소울은 최근 업데이트로 인한 불만이 다소 존재하고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최신 대작게임 아키에이지 역시 사용자들이 신규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강한 상황이지만 업데이트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 조만간 공성전이 추가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지만 PC방 점유율은 3% 이하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
블레이드앤소울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과 같은 기존 인기작들의 꾸준한 하락세와 맞물려 최근 가장 기대를 모았던 아키에이지 마저 최근 상황이 좋지 못하자 MMORPG의 미래 역시 불투명한 상태다. 퍼블리셔들은 500억원 이상 개발비를 들여 몇 년간 최고 기술로 제작한 게임들이 과거와 같은 인기를 얻지 못하면, 굳이 힘들게 대작 게임의 개발이나 서비스를 고집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대작 MMORPG는 네오위즈게임즈의 '블레스'와 펄어비스가 개발하고 다음이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검은사막' 정도다. 최신 그래픽으로 무장했고 액션성이 높으며 기존 게임들과 경쟁할 개성을 가진 게임들이다.

블레스
블레스

그런데 문제는 두 게임 모두 분명 대작 게임이고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현재 상황에서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상태라는 것이다. MMORPG들이 약세를 보이며 신작들에 사용자가 몰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게임들의 성향을 보면 과거 베타족과 같인 신작이라 해서 무조건적으로 사용자들이 몰려드는 인기몰이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 국내 개발 신작 MMORPG는 5년 이상, 중국의 저렴한 MMORPG들만 잘 가져와 서비스도 1~2년은 충분히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상황은 아닌 것이다. 그렇다보니 개발사들은 신작 MMORPG 개발 보단 보다 소수의 인원으로 빠르게 개발 가능한 모바일게임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내의 한 게임전문가는 "개발사들이 게임을 제작하지 않아 MMORPG 개발의 뿌리는 점점 약해지고 있으며, 서비스 되는 게임들의 성적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퍼블리셔들은 런칭 게임을 줄여나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그렇다고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킬만한 게임이나 이슈가 등장하지 않아 한동안 MMORPG들의 부진과 약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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