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엔딩처럼 피는 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의 게임은?

바야흐로 겨울이 완전히 지나고 꽃피는 봄이 찾아왔다. 아직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꽃과 아름다운 꽃들을 거리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어 봄기운이 완연한 모습이다.

"벚꽃이 피면 연인들의 사랑도 함께 핀다"는 말이 있듯이 거리에는 봄을 맞아 진행되는 다양한 이벤트와 야외공연을 즐기기 위해 모여든 수많은 연인들로 북적이고 있으며, 이 같은 연인의 대열에 합류하고자 하는 연예 적령기 남성과 여성들의 만남이 이어져 '애정전선'이 곳곳에 형성되고 있다.

때문에 남녀간의 아름다운 사랑을 다룬 영화, 연극 등의 예매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소설, 에세이 등 문학장르에서도 사랑이야기를 주제로 한 작품이 연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게임에서도 찾아볼 수 있어 최근 각종 게임 커뮤니티 게시판이나 유명 포털을 통해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다룬 게임에 대한 게이머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모습이다.

서풍의 광시곡 스크릿 샷
서풍의 광시곡 스크릿 샷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다룬 게임 중 국내 게이머들의 뇌리 속에 가장 깊이 남아있는 것은 바로 소프트맥스에서 개발한 명작 롤플레잉 게임 창세기전 시리즈다. 1995년 '창세기전1'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창세기전 시리즈는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뛰어난 일러스트, 서정적인 음악, 인간과 신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져 게이머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국내 패키지 게임 시장의 전성기를 열었다는 평을 받는 게임이다.

창세기전 시리즈 중에서도 '창세기전2: 서풍의 광시곡'과 '창세기전3'는 국내 게이머들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다룬 게임으로 꼽히고 있으며, 이 중 '창세기전2: 서풍의 광시곡'은 일본에 까지 발매되어 현지 게이머들에게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창세기전3 스크린샷
창세기전3 스크린샷

'창세기전2: 서풍의 광시곡'은 모든 것을 빼앗긴 주인공 시라노와 시라노의 약혼녀이자 시라노를 음모에 빠트린 추기경 체사레 보르지아의 딸 메르세데스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한때 자신이 누구보다 사랑한 여인이지만 원수의 딸이라는 이유로 칼을 겨눠야 하는 주인공 시라노와 시라노를 사랑해 비극적인 선택을 하고 마는 메르세데스의 이야기는 많은 게이머들의 심금을 울렸으며, 이를 통해 많은 게이머들에게 역대 최고의 스토리라인을 지닌 게임으로 평가 받고 있다.

또한, 창세기전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창세기전3'의 경우 주인공 살라딘과 세라자드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와 살라딘, 버몬트 형제의 슬픈 대결 등을 선보였으며, '창세기전 Part 2'의 경우 미래에서 찾은 연인을 놓치지 않기 위해 서로를 희생하는 살라딘과 베라모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많은 게이머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2002년 등장한 국산 롤플레잉 게임 '나르실리온' 역시 창세기전과 함께 언제나 최고의 사랑이야기를 지닌 롤플레잉 게임이라고 평가 받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파스텔톤의 그래픽과 동화적인 색체로 이루어져 있으며, 당시 최신 기술이었던 카툰 렌더링 방식을 도입해 기존 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전투를 구현하기도 했다. 더욱이 아름다운 일러스트들과 가슴을 저미는 듯한 게임 OST 역시 국내 게임 OST를 평가할 때 언제나 손꼽힐 정도다.

나르실리온 스크린샷
나르실리온 스크린샷

이 게임은 오로지 전투만을 수행하도록 키워진 마도사 레이나 다넷사와 떠돌이 용병 엘의 만남으로 인해 '인버스룬'을 찾아나서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자신의 과오를 회복하기 위해 전장을 떠도는 레이나와 불친절한 처음 모습과는 달리 언제나 자신을 희생하여 레이나를 도와주는 엘의 모습은 게임 내내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게임의 마지막 부분에서 최종보스를 물리친 후 등장하는 두 연인의 대화 장면은 아직도 많은 게이머들이 '최고의 엔딩'으로 손꼽는 장면이기도 하다.

분명히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다소 엽기적인 게임도 있다. 바로 '토막: 지구를 지켜라'(이하 토막)가 그 주인공이다. '토막'은 인간의 타락을 보다 못한 신들이 인간을 처벌하려 하자 사랑의 여신이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지상으로 내려가 인간과 교감한다는 내용의 게임이다. 스토리만 봐서는 일반적인 게임과 큰 차이점이 없어 보이지만 한가지 특별한 점은 사랑의 여신이 일반적인 모습이 아닌 아름다운 얼굴과 함께 화분으로 찾아왔다는 것이다.

토막 지구를 지켜라 스크린샷
토막 지구를 지켜라 스크린샷

'토막'은 화분에 목만 덩그러니 담겨있는 사랑의 여신을 육성하고, 교감을 나눠 진정한 사랑을 깨달아 신들로부터 인간의 사랑을 증명해야 한다는 주제로 진행되어 당시 게이머들에게 큰 화재를 불러 일으켰다. 얼굴만 등장하지만 다양한 표정과 다소 거친 말투, 당시 유행하던 유행어를 거침없이 사용하는 여신의 모습은 게임 속 플레이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게임의 몰입도를 높였으며, 다양한 연인 이벤트 역시 등장해 연예 시뮬레이션 게임의 재미요소를 모두 갖춘 모습이다.

특히,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화분의 모습과 스타일, 성격, 행동 양식 모든 것이 달라지며, 인류의 멸망이 게이머와 여신간의 교감과 이벤트가 얼마나 진행되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게임 속 스토리 역시 매우 흥미로운 점이다.

그 동안 명작이라고 불리는 영화들 중 많은 수가 남녀간의 사랑을 주요 스토리로 한 경우가 많듯이 게임 속에서 등장하는 사랑이야기는 스토리라인은 언제나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하며, 게이머들로 하여금 더욱 게임에 몰입하게 되는 요소로 작용한다.

새로운 감정의 두근거림을 만끽하고 싶은 게이머라면 사랑, 가슴 아픈 이별, 고뇌 등의 다양한 감정을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가진 게임을 한번 플레이 해 보는 것은 어떨까? 분명 평소와는 다른 색다른 감정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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