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를 능가한 무쌍난무. 원피스 해적무쌍2

무조건 자신은 해적왕이 될 거라고 외치고 다니는 무대포 선장을 필두로 각기 개성 넘치는 동료들이 함께 하는 성장과 감동의 만화 원피스. 현재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만화라고 할 수 있는 원피스가 무쌍시리즈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원작팬 들이나 게이머들은 엄청난 기대를 했었다. 원작자체의 인기덕분이기도 했지만 무쌍액션과 원피스라는 소재는 꽤 어울리는 조합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원피스 해적무쌍은 발매되자 마자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다. 그 인기에 힘입어 후속작의 제작이 결정됐고 이번 리뷰의 주인공인 원피스 해적무쌍2가 발매됐다. 역시 발매 전부터 많은 기대를 하게 만들었던 원피스 해적무쌍2. 과연 전작의 명성을 제대로 이어갈 수 있을 만한 게임인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원피스의 세계가 PS3에 펼쳐진다
원피스 해적무쌍2는 원작 만화나 애니메이션 팬들이 충분히 만족할 만한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원피스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특징들을 잘 살려서 3D모델링으로 표현했고 등장하는 배경 또한 원작에서 봤던 장소를 3D입체공간으로 재탄생 시켜서 원피스 팬들에게는 신나는 경험을 선사한다. 애니메이션 원작의 게임 중에서 그래픽 퀄리티의 탑을 꼽자면 단연 나루토 스톰시리즈가 돋보이는데 원피스 해적무쌍2를 보고 있으면 나루토 스톰 시리즈도 부럽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캐릭터의 색감이 원피스 특유의 연한 색감이 아니라 짙게 표현돼 있어서 캐릭터가 무거워 보이는 부분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정말 색감에 민감한 팬이 아니라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수준이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움직이는 원피스의 세계를 직접 체험해보라!

다양한 능력자, 그에 걸맞은 다양한 플레이스타일
원피스 해적무쌍2에서는 다양한 능력자들을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조작할 수 있다. 밀짚모자 해적단의 멤버는 당연하고 정상결전에서 활약했던 흰수염이나 마르코, 에이스, 이제는 개그캐릭터가 돼 버린 에넬 등 많은 캐릭터가 준비돼 있다. 그리고 다양한 캐릭터만큼 다양한 형태의 플레이스타일을 맛볼 수 있는 것이 원피스 해적무쌍2의 장점이다. 기본적으로 무쌍액션이 그러하듯 강약의 공격을 조합해서 콤보를 쓰는 형태이긴 하나 비슷한, 혹은 같은 커맨드라도 캐릭터에 따라서 발동되는 연계기나 스킬의 성향은 매우 다르다.

직선형, 범위형, 돌진형, 비행형 저마다 특화된 형태가 있고 스킬에 따라서 직선, 범위, 돌진 같은 형태가 또 나누어진다. 이렇게 되면 캐릭터의 개성이 없어지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캐릭터에 따라서 효율성 차이가 있기 때문에 캐릭터의 개성은 살리면서도 어느 정도 다양한 스킬 활용을 요구하고 있다. 원피스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워낙 외모의 개성뿐 아니라 기술의 특성도 다양하니 원피스 해적무쌍2에서 원작의 재현 혹은 게임에서만 볼 수 있는 기술까지 다양한 액션을 경험해보자.

적절히 가미된 전략적 요소도 매력
진삼국무쌍시리즈가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은 점은 단순히 일기당천의 액션 때문만은 아니다. 반복적인 액션은 지루함을 가져다 주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한 어느 정도 전략적인 요소가 있었기 때문에 롱런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전략적 요소는 당연히 원피스 해적무쌍2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거점을 점령하여 아군의 사기를 올려 전황을 유리하게 이끄는 것이다. 미니맵을 통해서 전체적인 군세를 확인하고 적군의 지역을 하나씩 장악해가는 재미가 있다. 여기에 본진이 위협을 받거나 아군대장이 위험에 처했을 때 구하러 가는 등 무작정 돌진이 아니라 적당히 전장을 누비면서 상황을 수습하는 재미도 잘 살아 있다. 물론 이런 재미는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더욱 깊게 느낄 수 있으니 그저 모든 것을 날려버리고 싶을 때에는 쉬운 난이도, 전략적인 면모까지 느끼고 싶다면 높은 난이도를 골라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자.

새롭게 구성된 IF 스토리를 즐긴다
원피스 해적무쌍1이 원작의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면서 재미를 줬다면 해적무쌍2는 새롭게 구성된 만약(IF)의 세상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스토리를 즐길 수 있다. 전작과 같이 스토리모드를 제대로 즐기고 싶었던 사람에게는 조금 불만스러운 부분이 될 수도 있으나 새롭게 구성된 이야기도 꽤나 흥미롭게 즐길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원작의 이야기나 이벤트를 빌어 오면서 새롭게 구상한 스토리이기 때문에 원작과 비슷한 듯 하면서도 새로운 이야기가 독특한 재미를 준다. 예를 들어 상황은 좀 다르지만 원작에서 임팩트가 있었던 이벤트들도 수시로 등장하는데 이런 부분을 보면서 원작에서의 감동을 느끼기도 하고 "IF 스토리에 이런 식으로 써먹다니 새로운데?" 하면서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된다.

에이스와 티치의 대결, 흰수염단 1번대 대장 마르코의 킹관련 대사(팬들은 알듯-0-), 아카이누를 날려버리는 흰수염의 일격과 같은 원작의 명장면이 새롭게 각색된 스토리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모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럼 한가지 의문이 생길 텐데 이렇게 원작의 장면을 가져다 쓰면서 IF스토리가 너무 엉망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하지만 큰 걱정은 할 필요 없다.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 전개를 위해서 컨트롤 다이얼이라는 소재를 도입했고 과거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이 총출동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재미있는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오랜 시간 즐길 수 있는 분량
메인 스토리모드라고 할 수 있는 파이럿츠 로그의 플레이타임도 꽤 긴 편인데 챌린지요소나 베리샵을 이용한 수집요소, 맵의 도전요소, 캐릭터 육성요소 등을 통해서 진득하니 즐길 수 있는 게임볼륨도 만족스럽다. 챌린지 모드 같은 경우도 전투의 요소는 비슷하지만 레벨대로 나누어졌고 좀 더 컨트롤에 신경을 써야 할 정도로 심도 있는 미션들이 준비돼 있기 때문에 결코 만만하게 볼 요소는 아니다. 그리고 게임을 하면서 획득한 베리를 이용해 베리샵에서 다양한 수집요소들을 모으거나 맵마다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얻을 수 있는 럭키코인 모으기 등 공략의 요소도 충분하다. 특히 이런 반복적인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다시 키우기란 여간 귀찮은 게 아닌데 획득한 베리를 이용해 캐릭터의 레벨을 손쉽게 올릴 수 있게 해 게이머가 받을 스트레스를 줄여서 플레이 하는데 부담스럽지 않아서 더욱 좋다.

무쌍액션과 원피스.. 최고의 조합이 아닐까?
원피스 해적무쌍2는 플레이하고 있으면 시원한 액션과 일기당천의 묘미가 원조격 작품인 진삼국무쌍 시리즈를 능가하고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게 된다. 그만큼 상쾌하게 적들을 날리는 묘미가 잘 살아 있는데 그 동안 무쌍류 액션의 노하우를 계속 축적해 온 오메가포스의 개발력과 원피스 세계관의 매력적인 캐릭터가 더해지면서 이루어낸 시너지효과라고 할 수 있다. 일기당천이라고 하면 일대다수의 대전이 기반이 되어야 하는데 원피스라는 만화는 주인공들이 항상 이러한 아수라장을 돌파해 왔고 특별한 능력을 지닌 능력자들로 구성된 캐릭터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액션을 접목시킬 수 있었기에 원피스와 무쌍류액션의 조합은 가히 최고라고 할 만하다. 분명히 보고 있으면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말도 안 되는 기술들의 향연이지만 원피스란 소재이기에, 그리고 죄책감 같은 거 없이 즐겁게(?) 상대를 날려버리는 무쌍류 액션이기에 상쾌함은 더욱 배가된다. 원작을 좋아하는 사람 분 아니라 상쾌한 액션감을 느끼고 싶다면 주저 없이 원피스 해적무쌍2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