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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의 선택] 애니팡과 캔디 크러쉬 사가

김남규

국내 게임 시장에 스마트폰 게임 열풍을 몰고 온 주인공이라고 하면 단연 카카오 게임하기를 떠올릴 것이고, 카카오 게임하기를 대표하는 게임이라고 하면 애니팡을 떠올릴 것이다.

2500만 다운로드라는 수치가 말해주듯 단숨에 국민 게임에 등극한 이 게임은 카카오 플랫폼이 가진 소셜 플랫폼의 강점과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성을 앞세워 지금까지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스마트폰 게임의 수명은 길어야 2~3개월이면 끝난다는 업계의 상식을 완벽히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애니팡이 많은 인기를 얻게 되자, 당연히 수많은 팡 시리즈들이 양산됐고, 인기 게임의 아류작들이 대부분 그렇듯 조용히 사라졌다. 개중에는 독특한 개성을 담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게임도 있었지만, 애니팡의 뒤를 이을만한 퍼즐 게임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은 아니었다. 지금 카카오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들을 살펴보면 퍼즐보다는 액션쪽으로 분위기가 넘어간 상태다.

하지만, 해외에서 탄생한 걸출한 게임 하나가 이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빠져나간 징가의 빈자리를 완벽히 채운 게임. 바로 킹닷컴 리미티드의 캔디 크러쉬 사가다. 이번주 개발자의 선택 시간에서 다룰 게임은 똑같은 Match 3 시스템의 퍼즐 장르이면서도 완벽히 다른 개성을 뽐내고 있는 애니팡과 캔디 크러쉬 사가다.

이쯤되면 애니팡의 표절 논란을 언급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이번 기사에서는 잠깐 논외로 하겠다. 캔디 크러쉬 사가가 해외 게임인 만큼 비주얼드 블리츠와의 비교가 더 적합할 수 있지만,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애니팡이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워낙 유명한 게임인 만큼 불필요한 설명일 수도 있지만 애니팡의 퍼즐 시스템은 Match 3 퍼즐의 극한을 추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완성도가 높다. 동물들을 좌우나 상하로 움직여서 똑같은 동물을 3개 이상 연결하면 터지는 단순한 방식이지만, 1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특유의 콤보 시스템과 피버 모드, 폭탄 등을 활용해 남들보다 고득점을 얻어야 하는 경쟁 시스템이 최고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경쟁상대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 아닌 카카오 친구들이라는 점은 이런 경쟁심을 더욱 불태우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친구가 자신의 점수를 넘어섰다고 보낸 도발 메시지를 받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애니팡

이렇듯 애니팡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온가족이 한데 모여 함께 게임을 즐기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카카오의 힘도 힘이지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을 만큼 간단하고, 누구에게나 동등한 조건이지만 센스를 발휘하면 남들보다 훨씬 고득점을 얻을 수 있는, 그리고 돈을 많이 과금하지 않아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완벽한 게임성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기존에 성공한 게임과는 다른 길을 걸어야 했던 캔디 크러쉬 사가는 Match 3 방식의 퍼즐 시스템, 4개 이상을 한번에 없애면 생기는 특수 아이템 등 기본 시스템은 애니팡과 거의 동일하지만 스테이지 도입으로 개성을 추구했다.

캔디크러쉬사가 스크린샷

애니팡의 경우에는 동물의 배치가 달라질 뿐 매번 똑같은 방식의 게임이 되풀이되는데 반해, 캔디 크러쉬 사가는 300여개가 넘는 스테이지를 하나씩 클리어해나가는 방식이다. 각각의 스테이지에는 서로 다른 미션이 부여돼 있어 미션을 클리어해야만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다. 예를 들면 캔디를 움직일 수 있는 횟수나 시간의 제한을 두고 정해진 점수를 넘기거나, 두 번 이상 터트려야만 깨지는 얼음 블록을 모두 깨기, 주변 캔디를 없애서 특수 과일을 맨 아래로 내려보내기 등의 조건들이다.

애니팡이 1분이라는 시간 제한 때문에 박진감과 경쟁의 재미를 얻은 대신, 차분히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가는 퍼즐 본연의 재미를 잃었다면, 캔디 크러쉬 사가는 여러 가지 다양한 미션을 통해 박진감과 경쟁심은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문제 해결에 도전하는 재미를 더 강조한 것이다.

캔디크러쉬사가 스크린샷

친구와 함께 하는 재미를 이끌어내는 방식도 흥미롭다. 애니팡의 경우에는 한판을 플레이할 때마다 하트를 소진하게 되고, 친구들에게 하트를 선물받거나, 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또한 일주일마다 갱신되는 랭킹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남들과 비교하게 된다.

반면, 캔디 크러쉬 사가는 플레이할 때마다 하트가 소진되는 것이 아니라, 스테이지를 클리어하지 못했을 때 하트가 소진되는 방식이다. 즉, 게임을 잘한다면 하트가 채워지길 하염없이 기다리거나, 남에게 하트를 구걸할 필요가 없다. 만약 게임을 잘 못해서 자동으로 채워지는 하트를 기다리는게 답답하다면 친구들이 하트를 보내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하트를 보내달라고 요청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점이 흥미롭다.

또한, 35 스테이지를 넘어서면 일정 스테이지마다 3명의 친구들에게 요청 메시지를 보내고, 그들이 수락을 해야만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어, 반드시 친구들과의 소셜 활동을 거쳐야만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해뒀다(물론 그냥 과금을 하면 깔끔히 넘어간다). 전체 맵 화면에서 자신보다 상위 스테이지에 도달해 있는 친구들이 요청 메시지를 보낸다면 다소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지만, 언젠간 자신도 거쳐야 할 과정이니 기쁜 마음으로 수락하길 바란다.

캔디크러쉬사가 스크린샷

이렇듯 애니팡과 캔디 크러쉬 사가는 똑같은 Match 3 방식의 게임이면서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최고의 완성도를 뽐내고 있다. 각각 카카오 게임하기와 페이스북을 대표하는 게임이라는 칭호는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캔디 크러쉬 사가의 경우에는 국내에 직접 서비스되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아직 애니팡 만큼의 인지도를 얻지는 못하고 있지만 킹닷컴 리미티드에서 국내 직접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한번 기대해볼만 하다.

특히, 글로벌 인기 스타 싸이의 신곡 젠틀맨 뮤직 비디오에 등장해 국내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으니 다시 퍼즐 게임 열풍을 몰고 올 수도 있을 것 같다(참고로 젠틀맨 뮤직비디오 등장을 위해 투입한 금액이 12억이라고 한다).

: 애니팡 캔디크러쉬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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