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이의 진한 우정을 맛볼 수 있는 '협동' FPS 워페이스

모든 게임 장르가 그렇겠지만 특히 FPS 게임은 성적을 예측하기가 힘든 장르 중 하나다. 일례로 국내에서 크게 성공한 작품이라고 볼 수 없는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는 동시접속자수 400만 명을 기록하고 흥행에 성공해 최고의 게임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정통 FPS 게이머라고 칭하는 이용자들에게 시쳇말로 매번 까이는 서든어택이 FPS 장르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오히려 더 많은 게이머들이 즐기는 모습을 보이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그 동안 차세대 FPS 게임이라니 FPS 게임의 세대교체니 하며 등장했던 작품들이 타도 서든어택을 외쳤지만 변변찮은 모습을 보여왔던 것은 웬만한 게이머라면 알고 있는 내용이다.

시장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집중조명 받으며 등장한 FPS 게임이 있다. 크라이시스, 파크라이 시리즈 등 스토리나 게임성이야 어찌 됐건 등장할 때마다 그래픽 하나 만으로도 전세계 게이머들을 설레게 만드는 크라이텍의 첫 온라인게임 워페이스다.

워페이스
워페이스

워페이스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뛰어난 그래픽은 물론 이거니와 국내 서비스회사가 넥슨이라는 것도 한 몫 했다. 캐주얼 게임의 절대 강자인 넥슨이 정통 FPS라니 게이머들이 기대 반 걱정 반의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넥슨은 카스온라인이라는 게임을 성공적으로 서비스 중에 있었으나 게이머들의 선입견이 너무 컸던 모양이다.

어찌 됐건 지난 4월 23일 워페이스는 뚜껑을 열었고, 첫 술에 배부를 수야 없지만 국내 FPS 게임 중 3위에 안착. 비교적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며 언제든지 더 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워페이스 게임 스크린
샷
워페이스 게임 스크린 샷

그래픽 하나 만으로도 주목 받아온 개발사의 작품인 만큼 워페이스는 현존 온라인 FPS 게임 중 가장 뛰어난 그래픽을 선보인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의 모습을 보인다. 한간에서 들리는 크라이엔진은 FPS에 최적화된 엔진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최근 출시되는 게임들이 같은 엔진을 써서 나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물론 워페이스를 크라이시스3와 파크라이2에 견줄 수는 없지만 훌륭한 그래픽인 것은 사실이다. 더불어 최적화도 상당히 잘돼 지포스 250급의 그래픽카드에서 옵션을 조정해 뛰어난 그래픽과 프레임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낼 수 있었다. (실제로 본 리뷰에서도 지포스 660TI, 라데온 hd4860, 지포스 9600GT 등 다양한 그래픽카드를 사용한 스크린샷이 사용됐다.)

워페이스 게임 스크린
샷
워페이스 게임 스크린 샷

이와 함께 사운드적 측면에서도 만족할만한 모습을 보여준다. 탁 트인 공간에서 총을 쏠 때와 밀폐된 공간에서 총을 쏠 때의 그 미묘한 차이까지 세세하게 전해준다. 또한, 너무 과하지도 않고 너무 모자라지도 않는 총기의 소리는 FPS 게임 특유의 타격함을 한층 살려주는데 부족함이 없다.

이성을 만날 때 외모에서 호감이 생겼다면 그 사람의 내면을 살펴보기 마련이다. 워페이스는 좋은 외형만큼 내실도 탄탄히 다졌다. 특히, 기존 온라인 FPS 게임과는 확연히 다른 병과 시스템이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라이플이나 서브 머신건을 사용하는 일명 '돌격'과 스나이퍼로 나뉘었던 기존 게임들과는 차별화되는 점이다.

워페이스에는 라이플맨, 메딕, 엔지니어, 스나이퍼 등 총 4개의 병과가 등장한다. 먼저 라이플맨은 돌격소총이나 기관총을 사용하는 병과로 자신과 아군에게 탄약을 보급할 수 잇는 병과장비를 갖췄다. 전장에서 총알이 다 떨어졌다면 라이플맨에게 총알을 요청하면 된다.

워페이스 메딕이 제세동기 사용하는
모습
워페이스 메딕이 제세동기 사용하는 모습

두 번째는 워페이스의 꽃인 메딕이다. 메딕은 병과장비로 HP를 보급하는 메딕킷과 쓰러진 동료를 부활 시키는 제세동기를 갖추고 있다. 여기서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배틀필드3나 울펜슈타인 시리즈에서처럼 헬스팩을 던져 회복을 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화면에서 직접 아군을 어루만지는 느낌으로 회복을 시켜주는 모습이다.

만약 팀에 뛰어난 메딕이 있다면 거의 전멸 직전까지 간 상황에서 아군을 부활 시키는 플레이를 통해 상황을 뒤집을 수도 있다. 또한, 메딕은 주무기로 산탄총을 사용하는데 골목을 돌다가 또는 근거리에서 메딕이 퍼붓는 공격은 무시무시하다.

마지막으로 엔지니어와 스나이퍼는 각각 기관단총과 저격총을 주로 사용하는 병과다. 엔지니어는 병과장비로 아군의 AP를 보급하는 아머킷과 크레모어를 갖췄으며, 폭파미션에서 다른 병과보다 폭탄 설치 및 해체시간이 더 빠르다. 원거리의 지배자인 스나이퍼는 기존 FPS 게임에서 보였던 모습과 비슷한 모습이지만 다른 병과가 힘을 합쳐 올라가야 하는 '협동오르기' 지역에서도 등반 장갑을 사용해 혼자 올라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워페이스 게임 내에서 동료가 쓰러진
화면
워페이스 게임 내에서 동료가 쓰러진 화면

이처럼 각기 다른 병과가 가진 특색을 활용하는 팀플레이가 워페이스가 가진 큰 강점 중 하나다. 또한, '협동오르기' 지역에서는 동료와 힘을 합쳐 올라야 하고, 쓰러진 동료를 일으키는 등 서로 돕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야 한다. 만약 병과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총 43단계로 구성된 튜토리얼을 마치고 나면 한결 수월해 질 것이다.

이밖에 병과 시스템이 주는 색다른 재미가 또 있다면 기존 온라인 FPS 게임이 킬과 데스로 포인트가 주어졌던 것과 달리 각자의 병과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 이도 게임 포인트로 반영되는 점이다. 예를 들면 메딕은 아군을 열심히 치료하고, 엔지니어는 아머포인트를 회복시켜주고, 라이플맨은 총알을 보급해주면 해당 기여도 만큼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워페이스 벤더 시스템
스크린샷
워페이스 벤더 시스템 스크린샷

병과 시스템만큼 독특한 것이 바로 벤더 시스템이다. 웨페이스에서 다양한 총기와 방어구, 장비 등은 벤더 시스템을 통해 해당 아이템을 구매권한을 해제 해야만 구입할 수 있다. 기존 게임들이 신규 총기가 나오면 캐시로 구입하거나 게임머니만 갖고 있으면 구입할 수 있었던 것과 다르다. 벤더 시스템에서 아이템은 일반, 고급, 희귀 세 가지로 나뉘며 일반에서 희귀로 순으로 성능이 뛰어나다.

벤더 시스템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무기가 30여종 방어구가 30여종 기타 장비가 39개에 달하기에 이를 전부 해제하는데 꽤나 오랜 시간이 소모된다. 게이머는 벤더의 해제를 위해서 게임 돌입에 앞서 무기, 방어구, 장비 중 한 가지를 선택해 벤더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 단, 해제되는 아이템은 무기, 방어구, 장비 범위 안에서 무작위로 선정된다.

이 같은 벤더 시스템 때문에 이 게임의 유료화 모델도 기존 게임과 차별화 됐다. 넥슨은 올해 안에 워페이스에 개인 게이머를 대상으로 하는 어떠한 유료화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PC방의 혜택을 강화해 게이머를 PC방으로 이끄는 방법을 택했다. PC방에서 게임을 플레이 하면 20%의 추가 경험치와 벤더 포인트는 물론 고급 등급의 무기와 방어구를 제공하는 것이다.

고급 등급의 아이템이 제공되는 것이 뭐 그리 대수냐고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해당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해 오늘도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게이머들에게는 큰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워페이스 튜토리얼 총기
부착물
워페이스 튜토리얼 총기 부착물

이밖에 시스템적 특징으로 총기 부착물이 눈에 띈다. 워페이스에서는 자신의 총에 총구, 총열, 조준장비 등 총기 부착물을 활용할 수 있으며, 주무기뿐만 아니라 보조무기에도 사용할 수 있어 전투 상황에 따라 다양한 총기 운용이 색다른 재미를 준다. 같은 총이라도 어떤 부착물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관통력이나 정확도 등에서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게임에 들어서면 색다른 시스템에 비해 기존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게임 모드에서 다소 실망감을 느꼈던 게이머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시네마틱 PvE플레이라고 자랑하던 협동 모드는 분명 재미있다. 또 팀데스 매치, 공격팀과 수비팀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폭파미션, 특정 거점을 점령한 뒤 적군의 타워를 파괴하는 공습요청, 공격과 수비팀으로 나뉘어 3개의 거점을 차례대로 점령하는 돌격미션 등의 PvP 모드도 어느 게임에 뒤지지 않게 재미있는 것이 사실이다.

워페이스 PvP모드
게임스크린샷
워페이스 PvP모드 게임스크린샷

그렇다면 애초에 기대가 너무나 컸었기에 드는 실망감일까? 이 같은 기분이 드는 게이머라면 자신의 플레이를 한번 되돌아보길 바란다. 워페이스의 키워드는 '협동'이다. 함께하는 게이머들과 협동 없이 기존 게임을 즐기던 방식처럼 눈앞의 상대방을 처치하는 것에 목메다 보면 어떤 FPS 게임도 다 똑같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메딕 병과를 선택하고 최전방에서 산탄총으로 적을 물리치는 것도 물론 재미있지만 그 뒤에서 킬 하나 없이 아군을 살리고 치료하는 플레이로 게임 종료 후 포인트 1위에 등극하는 재미는 분명 엄청난 차이가 있다. '협동'이라는 키워드를 이해 하는 순간 워페이스는 새로운 세계를 선사한다. 진행이 힘들었던 어려운 난이도의 PvE 모드를 클리어 할 수 있게 되고 힘들 것이라고 생각됐던 게임을 뒤엎는 플레이가 펼쳐진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함께하는 게이머들과 끈끈한 전우애를 맛볼 수 있고 차별화된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굳이 워페이스에서 아쉬운점을 꼽자면 콘텐츠의 부족을 들 수 있다. 아니 맵의 부족이라고 하는 것이 더 옳겠다. 공개 서비스에 들어선지 채 한달도 안된 게임에서 아쉬운 점이라고 꼽기에는 부적합한 면이 있겠지만 이 같은 아쉬운 점도 곧 해결 될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를 주관하는 넥슨은 지난 5월 16일 첫 업데이트를 실시하며 9종의 신규 장와 신규 맵을 선보였으며 매 2주마다 한번씩 업데이트를 예정하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업데이트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어디서든 들리기 마련인 “주로 하는 캐릭터가 안좋아요, 상향 좀 해주세요”라는 소리도 점점 작아 질것으로 예상된다.

워페이스 나를 죽인
적
워페이스 나를 죽인 적

게이머들이 워페이스의 겉모습을 보고 쉽게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대중성이 비교적 떨어지는 무거운 게임일 것이라는 오해다. 워페이스가 가진 그래픽이나 시스템 등에서 나타나는 묵직함 때문일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실제로 워페이스를 플레이 해보면 이 같은 오해는 순식간에 깨진다. 겉으로 보기에 무서운 동네 형이지만 실상을 보면 마음씨 고운 동네 형을 만나는 느낌이랄까?

그 동안 "워페이스는 어려워 보이니 나랑 안맞을꺼야"라고 생각 했다거나 "초반부 해봤는데 큰차이도 없네"라고 느꼈던 게이머라면 지금 다시 워페이스의 전장 속으로 들어가보는 것을 어떨까? 물론 '협동'이라는 말을 되새기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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