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에서 성공 거둔 페이스북…그 다음은?

징가의 게임으로 대표 됐던 페이스북의 팜, 타이쿤류 PC 게임들이 지고 우가의 ‘다이아몬드대시’, 킹의 ‘캔디크러시사가’ 등 모바일 기기에서도 가볍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 뜨고 있다. 이 같은 모바일 게임의 비상은 페이스북의 게임 관련 부문 매출에서도 증명됐다.

페이스북의 게임부문 매출은 페이스북이 징가와 사실상 결별을 선언한 뒤 상당히 우려를 낳았었다. 그럼에도 2013년 1분기에 게임관련 매출이라고 볼 수 있는 각종 지급액 부문 매출이 2억 1,300만 달러(약 2,340억 원)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우려를 날려 버리는데 성공했다.

이 같이 페이스북의 게임이 모바일 연동 게임으로 성공적인 전환을 해내며 게임부문 매출이 흥미로운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페이스북의 게임의 변화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페이스북 회사 로고
페이스북 회사 로고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페이스북의 소셜 게임 붐은 징가라는 신생 업체를 순식간에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주요 게임 회사에 올려놓을 정도의 막대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페이스북과 징가는 마치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처럼 유지돼 왔으며 양사 모두의 발전을 일궈내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징가는 한때 게임과 광고를 포함해 페이스북 매출의 12%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징가는 2008년에 ‘마피아 워즈’라는 게임을 페이스북에 선보이며 소셜 게임 열풍을 이끌었고, 이후 ‘더빌’, ‘시티빌’, ‘팜빌’ 등의 소셜 게임으로 일명 대박을 터트렸다. 이 같은 게임은 기존에도 페이스북에 서비스 되고 있던 타이쿤류의 게임을 더 발전시킨 모습으로 많은 이용자들의 마음을 훔치기에 충분했다.

이 회사는 2010년 5억 9,000만 달러(약 6,37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2011년 에는 11억 4,000만 달러(약 1조 2,8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소셜 게임계의 공룡 업체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징가의 성공은 거대 게임 회사들을 소셜 게임에 뛰어들게 만드는데 일조 했으며, EA는 플레이 피쉬, 팝캡 게임즈 등을 인수하고, 마이크로 소프트도 소셜 게임 개발사 크라우드스타를 인수했다. 특히, 징가와 경쟁 관계에 있던 플레이 피쉬를 인수한 EA는 단숨에 징가에 이어 페이스북 게임 2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징가도 이에 질세라 일본과 중국의 개발사들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리는데 여념이 없었으며 페이스북 소셜 게임의 천하가 열리는 듯 했다.

그러나 2011년부터 페이스북의 소셜 게임이 급격히 늘어나고, 소셜 게임의 스팸성 마케팅이 사회적 문제로 까지 대두되자 페이스북은 소셜 게임에 대한 안티 스팸 정책을 실시한다. 이에 따라 스팸성 마케팅으로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고 매출을 올려야 했던 다수의 중소 업체는 쓰러지게 되고 주요 게임 업체만 살아남아 경쟁을 펼치게 된다.

이후 징가는 시류가 모바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실패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게 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페이스북과 사실상 결별 선언을 하는 등 전환을 위해 노력했으나 주식 시장과 이용자들의 반응은 냉담 했다. 특히, 지난해 6,500만 명에 달했던 연평균 이용자는 2013년 1분기에 5,200만 명으로 급감하기에 이른다.

페이스북 2013년 1분기 매출
그래프
페이스북 2013년 1분기 매출 그래프

반면, 페이스북도 모바일 시장에 대한 대응이 늦다는 평가아래 한때 45달러까지 치솟았던 주식이 20달러 선으로 반 토막 났으나 징가와는 달리 모바일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13년 1분기 페이스북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매월 11억 명이 이용하는 페이스북의 모바일 이용자는 7억 5,100만 명에 달했으며, 모바일 기기로만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이용자도 1억 8,900만 명이나 된다. 특히, 페이스북은 2013년 1분기 모바일 광고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2% 상승한 3억 7,400만 달러(약 4,110억 원)를 기록 하는 등 모바일 시장에서도 자신의 영향력을 키워냈다.

페이스북이 모바일 시장에서 성장하고 모바일로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이 증가하자 자연스레 PC용 팜류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도 감소했다. 특히, EA는 매출감소를 원인으로 ‘심시티소사이어티’, ‘심즈소셜’, ‘펫소사이어티’ 등 자사의 대표적인 페이스북 소셜 게임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반면 모바일 이용자가 증가하자 모바일 기기로 즐길 수 있는 가벼운 게임들은 각광 받기 시작했다. 심시리즈의 서비스를 종료한 EA도 ‘비주얼드블리츠’ 등 모바일에서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의 서비스는 이어갈 것 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이 같이 모바일과 캐주얼 게임 중심으로 개편된 페이스북 게임은 그간의 우려에도 불구 우가의 ‘다이아몬드대시’, 킹의 ‘캔디크러시사가’ 등 히트 게임들을 배출해내며 이 게임들의 매출을 기반으로 게임부문 최고 수준의 매출액을 기록한다.

모바일의 중요함을 깨달은 페이스북은 모바일 게임을 더욱 강화 하는데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13 게임개발자컨퍼런스’에서는 모바일 게임 엔진 부문 강자로 떠오른 유니티와 협력을 선언했다. 캐주얼 게임에 그치지 않고 코어 게이머까지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페이스북에서는 캐주얼 게임부터 3D 그래픽을 이용한 게임까지 만날 수 있게 된다. 이미 페이스북은 3D 액션 롤플레잉 게임 ‘크로노블레이드’와 ‘임페리엄’ 등을 올해 페이스북을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이 작품들은 페이스북은 물론 iOS와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도 연동 되도록 개발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페이스북의 이 같은 계획이 이뤄진다면 페이스북은 PC부터 모바일, 가벼운 게임부터 무거운 게임까지 모두 아우르는 강력한 게임 플랫폼이 된다.

페이스북 컨퍼런스 현장 사진
페이스북 컨퍼런스 현장 사진

또한, 페이스북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모바일 부문 개발자들의 적극적인 포섭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7일에는 ‘페이스북 모바일 개발자 컨퍼런스’를 서울, 뉴욕, 런던에서 동시 개최해서 페이스북 생태계 알리기에 나섰다. 이미 iOS 인기 400개 앱 중 51% 이상이 페이스북 연동 앱이라는 결과처럼 해외에서는 만만치 않은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페이스북이 서울에서 ‘페이스북 모바일 개발자 컨퍼런스'를 실시한 것은 한국의 개발자들을 페이스북으로 시선을 돌려 카카오 게임하기 같은 게임플랫폼을 견제하기 위한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PC용 온라인 소셜 게임의 하락세라는 악재 속에서 모바일 게임의 신장으로 탈출구를 찾은 페이스북 게임이 해외에서는 막강한 모바일 게임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국내에서는 카카오 게임하기를 넘어설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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