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학동의 모바일 게임 따라잡기] 이사만루, 게임빌의 묵직한 한방

야구 시즌이 왔다.

사람들이 출근하면 이른 아침부터 야구 얘기로 정신이 없다. 한국 리그만 해도 이야기 거리가 풍성한데, 류현진같이 해외에 진출한 선수들까지 선전하다 보니 하루종일 야구 얘기로 시작해서 야구 얘기로 끝난다.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게임업계에도 야구 게임이 화려하게 포진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스마트폰 분야에서의 야구 게임 전쟁이 볼만하다. ‘마구마구’가 선봉에 나서서 시장 1위를 독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스마트폰 용 야구 게임들이 툭탁툭탁 시장을 놓고 경쟁 중이다.

전통적으로 모바일 야구 게임의 강자로 이름을 날리던 게임빌도 이 전쟁에 참전했다. 게임빌은 최근 ‘이사만루2013 KBO(이하 이사만루)’를 출시하며 시장에 포성을 울렸다. 올해 게임빌이 내놓을 3대 야구 게임 중 첫 번째인 ‘이사만루’. 이 게임은 그 존재만으로도 시장에 묵직함을 알리고 있다.

처음 ‘이사만루’를 플레이하고 느낀 점은 ‘오오 제법인데?’였다. 적어도 지금까지 볼 수 없을 만큼의 압도적인 실사형 그래픽 퀄리티를 보여준다. 온라인 게임이나 콘솔 게임 분야에서야 실사형 야구 게임이 몇 개 나왔었지만 스마트폰에서는 2D로 조악하게 꾸며졌던 게임들이 전부였을 뿐 아직까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사만루’는 언뜻 봐서는 스마트폰 게임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성도 높은 그래픽을 보여준다.

이러한 실사형 그래픽에, KBO의 라이선스가 접목되어 ‘이사만루’의 몰입감은 꽤나 높은 수준이다.

각 선수들의 얼굴이나 몸짓까지 세세하게 표현했고 공이 타자 쪽으로 날아오면 약간 뒤로 빠지면서 놀라는 등 게임을 하다 보면 ‘제법 세밀한데?’라는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선수들의 표정, 타격 또는 투구 동작, 그리고 실제 데이터를 입힌 방대한 데이터도 게임의 몰입감을 높여줄 요소로 꼽힐만 하다.

게임빌 측에서는 “프로야구 데이터에 기반한 500여 가지 인공지능 엔진을 통해 사실감을 극대화 했다”라고 홍보하고 있는데, 플레이 해보면 그냥 무난하다 라고 느낄 뿐 인공지능의 여부는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 ‘위화감없이 무난하다고 느끼게 하기 위해서 그정도의 인공지능이 필요했나보다’ 라고 생각할 뿐이다.

조작감은 어떨까. ‘이사만루’의 조작법을 보면 ‘게임빌스럽다’ 라는 표현이 딱 좋을 것 같다. 투구의 조작은 처음 해볼 경우 다소 진입장벽이 있다고 느낄 수 있다. 먼저 어떤 공을 던질 지 선택하고, 어느 위치에 올릴지 선택한 후 다시 한 번 공의 질을 결정하는 타이밍 잡기 등 3단계를 거쳐야 한다.

게임빌의 ‘프로야구’ 시리즈를 보면 더 쉽게도 가능하지 않았나 싶지만, 사실 이러한 실사형 게임은 타겟층이 야구 매니아들일 확률이 높고, 그런 사람들을 대상이라면 이정도로 세밀하게 조정해야 할 필요도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결론적으로는 다소 복잡하지만 게임에 맞춰 보면 딱 적당한 수준이라 생각된다.

타자의 조작은 공의 괘적을 직접 따라가서 치는 모드, 오토로 잡아주고 버튼으로 타이밍만 잡는 모드 2개로 운용되는데, 나쁘지 않았다. 특히 홈런을 칠 경우의 상쾌감은 꽤 느낌이 좋은 편이다.

여러가지 모드가 있는 것은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부분이다. 1회부터 9회까지 직접 플레이 할 수도 있고, ‘찬스 플레이’를 활용해 시뮬레이션 진행 중 찬스, 위기 시에만 조작할 수도 있게 되어 있다. 또 팀을 만들고, 팀을 꾸밀 수 있다. 다른 게이머들과의 순위 경쟁을 위한 주간- 누적 랭킹 시스템도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다.

실제 야구와 같은 몰입성, 투타 밸런스 등 전체적으로 매력적인 게임이지만 몇 가지 단점도 있다. 첫 번째는 로딩이 길다. 그래픽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서 생겨난 불가피한 경우겠지만 쾌적함을 감소시키는 요소로 지목될만 하다.

또 하나 비슷한 맥락으로, 폰이 꽤 뜨거워진다. 가속칩의 활용 때문이라 짐작되는데.. 개인적으로 최신폰을 쓰고 있어서 성능이 다소 떨어지는 폰들에서는 어떻게 표현되는지 모르겠다. 또 조작법도 익숙해지기 까지는 다소 진입장벽이 있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좀 더 친절하게 가르쳐줘야 하지 않을지.

게임빌의 '이사만루'. 종합해보면 이 게임은 현재 나온 스마트폰 야구 게임 중에서는 가장 그래픽 퀄리티가 높은 수준이며, 몰입감도 수준급인 게임이다. 캐주얼한 게임보다는 실사형이 좋고, 언제 어디서나 야구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한 번씩 다운받아 볼만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현재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점점 고 퀄리티화되는 추세에 있다. 향후 게임빌의 두개 게임도 어떻게 나올지 기대가 되고, 그 게임들에 대항해 컴투스나 기타 개발사들의 야구 게임도 얼마나 괜찮을지 기대가 된다. 게이머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를 일만 남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