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방식으로 비디오게임 시장의 미래를 바라보는 소니와 MS

북미 최대의 게임쇼인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가 지난 6월 13일 막을 내렸다.

EA, 유비소프트, 액티비전블리자드, 코나미 등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의 신작에 대한 정보를 엿보고 때로는 직접 체험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이번 E3에서 가장 주목 받은 업체는 단연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와 소니였다.

플레이스테이션4(이하 PS4)와 Xbox One(이하 엑스박스 원)이 정면으로 격돌한다는 이야기에 국내외 비디오게임을 즐기는 이들의 시선은 E3가 열리는 LA 컨벤션센터로 집중됐다.

E3 개막에 앞서 자사 컨퍼런스를 통해 각자의 정책과 기기 스펙을 공개한 MS와 소니는 E3가 개막하자마자 열띈 경쟁을 펼쳤다. 서로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인지 이들 두 업체의 부스는 LA 컨벤션센터의 웨스트 홀에 나라힌 자리잡고 있었다.

E3 현장에서 가장 열기가 뜨거웠던 곳 역시 PS4와 엑스박스 원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소니와 MS의 부스였다. 이들 기기를 직접 체험해 본 이들은 모두들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여, 차세대 게임기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게이머들이 얼마나 뜨거운 반응을 보였는가와는 별개로 이들 두 업체가 보인 시장의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었다는 점이다.

MS는 비디오게임 시장의 미래를 보다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가에 둔 듯 싶었다. 이들이 공개한 엑스박스 원에서도, 함께 언급한 향후 정책에서도 이러한 논조는 뚜렷하게 드러났다.

엑스박스원
엑스박스원

엑스박스 원은 비디오게임기를 넘어 이를 통해 다양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멀티미디어 기기에 가까운 형태를 띄고 있었다. 헤일로 신작과 포르자모터스포츠5 같은 대작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기존의 노선과 다를 것 없지만, 키넥트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엑스박스 원을 통해 TV를 보면서 다른 작업도 동시에 실행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게임 이외의 즐길거리에도 염두를 두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MS의 이러한 행보는 사실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이미 MS는 Xbox360 시절부터 대시보드를 지속적으로 개편하며 기능을 추가했고, Xbox360을 통해 다양한 스포츠 중계를 시도한 바 있다. 또한 키넥트를 통해 콘솔 입력장치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도 했다. 엑스박스 원이 게임 뿐만 아닌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출시될 지도 모른다는 예측이 나온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항상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물리적 제약과 비디오게임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중고시장에 대한 강력한 제제는 향후 엑스박스 원이 게임기로의 생명을 잃고 '셋탑박스'처럼 작동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

엑스박스 원은 499.99 달러의 가격으로 오는 11월에 정식 발매된다. 단,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발매 시기는 공개되지 않았다.

소니는 비디오게임 시장의 미래를 전통적인 발전에서 찾은 듯 하다. 강력한 성능을 기반으로 기존에 즐기던 게임보다 더 화려하고 발전된 그래픽과 사운드를 갖춘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말이다. 소니는 PS4로 게임 이외에 무엇을 더 할 수 있을 것인지를 E3에서 공개하지는 않았다. 단, 이것 하나는 확실하게 공개했다. 그 어떤 게임기에서도 즐길 수 없었던 화려함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플레이스테이션4
플레이스테이션4

PS4로 시연되는 게임들의 그래픽은 모두 이러한 소니의 정책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빼어난 그래픽을 보여줬다. 인퍼머스 세컨드 선, 더 다크 소서러, 와치독스와 유비 소프트의 PS4 데뷔작인 데스티니는 현세대 기종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화려함으로 가득했다. 물론 PS4 아이라는 이름의 동작인식 카메라를 공개하기도 했지만, 무게 중심이 새로운 조작방식 보다는 새로운 세대의 게임에 맞춰져 있던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또한 중고 거래를 제제하지 않을 것이며 온라인 인증을 거치지 않아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등 기존의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게이머들의 지지를 받았다.

PS4 게임은 현재 30여종이 개발 중이며, 첫 해에 20개의 게임을 발매할 예정이다. 또한 12개는 기존에 발매되지 않았던 신규 타이틀이다. 소니의 발표에 따르면 PS4의 가격은 399달러이며, 이는 엑스박스 원보다 100달러 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같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방식이 다른 두 업체. 과연 어느 업체가 정답을 준비하고 있는 것인지, 올해 연말이 되면 그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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