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세대의 빠른 교체, 2013 롤드컵 분위기 심상치 않다

지난 24일 2013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의 국내 첫 진출팀이 가려졌다. 바로 나진소드가 서울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벌어진 NLB 2013 서머시즌 LG IM 2팀과의 결승전에서 최종 스코어 3:1로 승리하며 국내 LOL 프로팀 중 최초로 ‘롤드컵’ 진출을 확정 지은 것이다.

나진소드는 2012-2013 LOL 챔피언스리그(이하 롤챔스) 윈터시즌 1위를 달성한 것을 비롯해 2013 NLB 스프링, 윈터 시즌을 우승을 차지하며, 형제팀인 나진실드와 CJ 프로스트, 블레이즈, KT 블리츠 등과 함께 국내 LOL 프로팀 중 강호로 꼽히는 팀이기도 하다.

리그오브레전드월드챔피언십
리그오브레전드월드챔피언십

하지만 이렇듯 뛰어난 성적을 보유하고 있는 나진소드이지만 이번 ‘롤드컵’ 진출에 게이머들의 시선이 호의적인 것 만은 아니다. 바로 최근 나진소드를 비롯한 기존 강호들의 경기력이 예전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LOL 프로리그가 시작된 이래 언제나 4강과 결승전을 수시로 드나들었던 CJ 프로스트, 블레이즈의 경우 8강 토너먼트에서 CJ 블레이즈가 KT 블리츠에게 패하며 4강 진출이 좌절 됐으며, CJ 프로스트 역시 KT 블리츠에게 별다른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3:0으로 패배하여 3.4위 전을 준비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심지어 나진소드는 롤챔스 16강 전에서 예선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주기도 해 만약 지난 롤챔스 윈터시즌 우승을 차지하지 않았더라면 이번 '롤드컵'에 출전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영원한 강자가 없다는 것이 스포츠 업계의 정설이지만 불과 4~5개월 사이 기존 강자들의 위상이 급속도로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LOL은 다양한 챔피언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선수의 개인 기량과 5명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팀 워크, 그리고 일명 '메타'라고 불리는 게임의 전술이 그 어느 게임 보다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에는 선수의 뛰어난 기량을 중심으로 뭉친 팀이 강호로 떠올랐다면, 최근에는 선수의 개인 기량은 물론 하루가 다르게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는 '메타'를 따라잡고 있는 팀들이 강세를 떨치고 있다.

이번 롤챔스 서머시즌의 결승전에 오른 SKT1과 KT 블리츠가 바로 그 예다. 이 팀들은 선수들의 화려한 실력과 함께, 전투를 벌이는 라인을 자유자재로 변경하는 '라인스왑', 대규모 전투 이른바 한타에서의 뛰어난 팀웍 등을 선보이며 새로운 강팀으로 떠올랐다.

또한, 지난 롤챔스 스프링에서 이변을 연출하며 우승을 차지한 MVP오존의 경우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와 절묘한 한타 등을 매 경기마다 선보이며, 신흥 강호로 떠오르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기존의 강팀이 제 위상을 찾지 못하고 신흥 팀들의 약진이 이어지며, 나진소드를 제외한 '롤드컵'에 진출할 나머지 2개의 팀을 가리는 경우의 수가 마치 매년 뉴스에 등장하는 월드컵 16강과 같이 매우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다.

lol
lol

현재 '롤드컵' 직행을 확정지은 나진소드 이외에 나머지 2개 팀에 오를 수 있는 팀은 현재 롤챔스 섬머리그 결승전에 오른 KT블리츠와 SKT1, 3~4위전을 치르는 MVP오존과 CJ, 프로스트, 그리고 CJ 블레이즈 총 5개 팀이다.

먼저 KT블리츠의 경우 이번 섬머리그의 우승을 차지한다면 나진소드와 1~2위 결정전을, 준우승의 경우 선발전을 진행해야 한다. 더불어 SKT1은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MVP오존이 3위를 차지한다면 서킷포인트 동률로 선발전을 진행해야 하며, MVP오존이 4위로 떨어지고 롤챔스 섬머리그 우승을 차지 한다면 2위로 직행할 수 있다.

또한, MVP오존의 경우 3위를 차지하고 SKT1이 우승을 차지한다면 직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지만, 그 외에 경우 선발전을 진행해야 한다.

가장 복잡한 경우의 수를 가진 팀은 CJ프로스트로 KT 블리츠가 준우승을 차지하고 자신이 4위에 오른다면 5위 결정전을 치러야 하고, 만약 이마저도 패배한다면 형제팀인 CJ 블레이즈와 최하위 부터 선발전을 치러야 한다. 현재 4강에서 탈락한 CJ 블레이즈는 사실상 출전이 불가능하지만 선발전 최하위부터 시작해 전승을 거둔다면 '롤챔스'에 오를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위에 살펴 보듯 MVP오존, SKT1과 같은 신흥 강호들은 '롤챔스'에 오를 수 있는 확률이 높은 반면 CJ 프로스트와 블레이즈 등과 같은 기존 팀은 매우 낮은 확률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모습은 해외 LOL 리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우 초대 '롤드컵' 우승팀 TPA가 예선탈락이라는 이변과 함께 필리핀의 유명 게임팀 미네스가 현재 롤드컵 진출을 확정지었다.

더불어 유럽의 경우 세계최강이자 LOL 선진문물의 표본으로 불리웠던 겜빗게이밍(구 M5)가 이미 출전을 확정지은 프나틱, 레몬도그에 이어 지난 25일 플레이오프 끝에 간신히 '롤드컵' 티켓을 따내는 등 기존 강호들의 약세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국내 e스포츠리그의 한 전문가는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이지만 유난히 e스포츠 리그는 팀들 간의 차이가 급격히 벌어지고 좁혀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유난히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흥강호가 즐비한 이번 2013 '롤드컵'에서 과연 어느 팀이 우승을 차지할 지 많은 기대가 된다”라고 말했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