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민의 게임 히스토리] 최초의 호러 게임은?

게임의 발전 속도는 정말 빠르다. 인류 최초의 전자 게임이 출시된 약 반세기가 조금 넘게 지난 지금 시점에는 손안에서도 풀3D로 게임을 즐기고, 비용을 과감히 투자 한다면 가상 현실 못지 않은 게임 환경을 체험할 수 있다.

게임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3D 그래픽을 통한 화면이 점점 실제와 닮아지자 시각적으로 줄 수 있는 공포도 자연스레 커지면서 호러 게임도 점점 발전을 이뤘다. 호러 게임 초창기에는 기술의 한계 상 다소 투박하거나 초대한 간략하게 표현된 그래픽의 게임이나, '더 러킹 호러'(The Lurking Horror, 숨어있는 공포 정도의 뜻)와 같은 텍스트 기반의 게임이 출시됐다.

더 러킹 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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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러킹 호러 이미지

이후에는 기술이 발전하며 '어둠속에 나홀로'(Alone in the Dark) 등의 폴리곤 형식의 그래픽 게임으로 발전해가며 공포감을 선사하는 방식도 변화했으며, '바이오 하자드', '사일런트 힐' 등이 출시되며 한층 발전한 그래픽을 통해 시각적으로 게이머들에게 공포를 선사해 왔다. 이들 작품은 최근에도 시리즈가 출시가 이어지고 있으며 많은 팬 층을 확보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처럼 많은 게이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고, 여름만 되면 출시가 이어져 게이머들의 여름 휴가와 열대야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호러 게임의 역사는 얼마나 됐을까? 언제 처음으로 인간의 생존이라는 본능을 자극하고 공포심을 선사하는 게임이 출시 됐는지 함께 살펴 보도록 하자.

마그나복스용 헌티드 하우스 오버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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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나복스용 헌티드 하우스 오버레이 이미지

호러 게임의 역사는 앞서 설명한 '더 러킹 호러'가 출시된 1980년대에서도 1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간 1972년에 시작된다. 1972년은 게임계 전체를 통틀어서도 역사적인 연도이기도 하다. 바로 최초의 가정용 게임이기인 '마그나복스 오딧세이'가 출시됐기 때문이며, 최초의 호러 게임이라고 볼 수 있는 '헌티드 하우스'도 '마그나복스 오딧세이'용으로 선보여졌다.

'마그나복스 오딧세이'는 최초의 가정용 게임기라고는 하나 그래픽 카드나 연산용 CPU가 따로 달리지 않았으며, 트랜지스터와 다이오드, 콘덴서, 저항 등이 이용된 방식의 게임기에 불과해 오버레이라고 불리는 셀로판지를 TV에 붙여서 사용해야 하는 제약이 있는 게임기다.

'마그나복스 오딧세이'용 '헌티드 하우스'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오버레이를 TV 붙여 게임을 플레이 하는 것에 그쳤다. 게임은 오버레이를 표시된 '사고' 들을 피해 유령 게이머를 찾아내는 보드 게임 형식이었으며, 게임이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아타리용 헌티드 하우스 플레이이미지와
포스터
아타리용 헌티드 하우스 플레이이미지와 포스터

'헌티드 하우스'가 최초의 공포 게임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헌티드 하우스'라는 게임 이름이 유명세를 탄 것은 다른 가정용 게임기인 '아타리 2600'을 통해 동명의 게임이 발매 되면서다. 1981년 '아타리 2600'을 통해 발매된 '헌티드 하우스'는 이름만 같을 뿐 내용과 게임 시스템에서 차원이 다른 호러 게임을 선보였다. 게임 내에서 주인공 은 한쌍의 '눈'으로 표현됐으며, 주변은 모두 암흑으로 가득 차있어 게이머가 성냥을 이용해 불을 켤 때만 주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게이머는 총 4층으로 구성된 저택을 탈출하기 위해 저택 이곳 저곳을 탐험해야 했고, 저택에는 뱀파이어, 박쥐, 타란툴라 등의 다양한 몬스터가 게이머의 목숨을 노렸다. 또한, 게이머는 한번에 하나의 아이템 밖에 사용할 수 없어 몬스터를 물리치는데도 제약이 따랐으며, 다가오는 몬스터의 소리, 천둥, 바람 소리 등으로 긴장감을 더욱 높이기에 충분했다.

'아타리 2600'을 통해 선보여진 '헌티드 하우스'는 게이머들이 기억에 훌륭한 호러 게임으로 남게 됐으며, 지난 2010년에는 '눈'으로만 표현됐던 주인공의 전체를 확인할 수 있는 풀 3D 버전이 출시돼 게이머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약 30여 년 만에 리메이크된 '헌티드 하우스'의 리메이크 버전은 현재도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통해서 플레이할 수 있다.

바이오하자드 1 초반 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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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하자드 1 초반 저택 이미지

'헌티드 하우스'가 이후에 발매되는 호러 게임에 미친 영향도 크다. 제한된 공간인 외딴 저택이나 학교 등에서 이뤄지는 생존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제한된 공간에서 꼭 탈출해야 한다는 공포감이 주는 긴장감이 더욱 크기 때문일까? 이 같은 모습은 현재 출시되는 호러 게임에서도 자주 살펴볼 수 있다.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의 첫 신호를 알린 저택이나 '바이오하자드 : 레벌레이션스'의 호화 여객선, 인디 게임으로 꽤나 유명한 '마녀의 집' 등의 게임 처럼말이다.

9월을 앞두고 여름의 무더위가 다소 풀이 꺽인 모습이지만 아직은 밤마다 더위에 시달리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한낮에 무더위에 시달리고 쉽게 잠들지 못하는 게이머가 있다면 오싹한 경험을 선사해줄 호러 게임을 한번 플레이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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