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꾸준한 개발 없인 시장도 없다

"어디 괜찮은 온라인게임 개발사 없나요?"

요즘 취재를 다니다 보면 업체 관계자들에게서 종종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또, 국내 온라인게임을 해외에서 서비스하고자 하는 해외 게임 업체 소싱 담당자들이 자주 하는 말이기도하다. 당최 온라인게임 개발사를 찾을 수가 없다고 한다.

현재 이 질문에 대해서 시원하게 답변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며, 쉽게 답을 내릴 수 없게 된 것이 우리 온라인게임 시장의 모습이다. 시장의 규모가 작아졌다거나 해외 수출, 국내 매출이 급감한 것도 아닌데,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개발사는 '씨가 말랐다'라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찾아볼 수가 없다.

혹자는 온라인게임 개발이 줄어든 것에 대해 모바일게임이 대체자로 급부상해 시장이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명 잘나가는 모바일게임은 하루에도 수십 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온라인게임 못지않은 매출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니 오히려 어지간한 온라인게임보다 낫다.

시장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바일게임 때문에 온라인게임 개발이 줄었다는 의견이 타당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모바일게임이 급부상했기 때문에 온라인게임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고만은 볼 수 없다.

여전히 넥슨, 엔씨소프트 등의 대작 타이틀을 거느리고 있는 회사들의 매출은 꺽일 줄 모르고 있으며, 이들 회사의 매출을 견인하는 것은 단연 온라인게임이다. 온라인게임은 분명 이전과 큰 차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그렇다면 온라인게임 시장의 자체의 규모나 수익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면, 무슨 이유로 온라인게임 신작 개발에 대한 소식을 듣기가 힘든 시장이 된 것일까?

바로 외산 게임의 높은 점유율을 그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현재 국내 게임 PC방 순위를 살펴보면 '리그오브레전드'를 필두로 한 외산게임의 점유율이 50%를 넘어선다. 400~500억을 들여 개발한 게임을 갖고 나머지 50% 점유율 싸움을 해야 하니 개발사 입장에서는 온라인게임 시장 자체에 도전하기가 꺼려지는 것이다.

또 간혹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의 소식이 들려와도 대기업이거나 대기업의 개발 자회사로 편입된 경우가 대부분이고, 개발비가 치솟다 보니 중소기업은 시장에 끼어들 틈이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도 그 이유로 볼 수 있다.

게임을 서비스하는 퍼블리셔나 개발사 입장에서도 게임이 실패할 경우 갖는 리스크가 큰 온라인게임보다 리스크가 적고 빠른 시간에 승부를 볼 수 있는 모바일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투자자들 역시 안정적인 선택을 하는 경향이 많아 온라인게임 개발을 위한 자금 수급이 더욱 힘들어졌다.

더불어 정부의 게임 관련 규제 정책도 대부분 온라인게임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게임 회사들의 온라인게임 개발에 대한 부담은 더 가중될 수 밖에 없다.

만약 시장 상황이 이러한 모습으로 이어진다면 언젠가는 온라인게임 시장에는 위기가 찾아올 것이 분명하다. 그동안 시장의 각종 위기 상황을 수출이라는 해결책으로 극복했지만 새로운 작품이 개발되지 않는다면 언제까지 수출 호조가 이어질지 알 수 없다.

온라인게임 시장의 붕괴는 우리나라 콘텐츠 수출의 측면에서도 치명타다. 지난해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 수출액인 약 4조 원 중 2조 5,547억 원은 게임이 거둔 성과다. 그 중에서도 90%이상은 온라인게임이 달성한 수치다. 현재 국내에서 모바일게임이 대두 되고 있지만 해외에서도 이 정도의 성과를 거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확실한 성과를 보여온 온라인게임 시장이지만, 당장 2년 후인 2015년에는 게임 회사들의 게임 라인업에서 온라인게임 신작을 찾아볼 수가 없다. 게임사들이 신작 개발에 들어간다는 소식도 거의 전무하다. 모바일게임이라는 붐에 휩쓸려 글로벌 시장과 이익 면에서 더 큰 경쟁력을 갖고 있는 무기를 스스로 사장 시키는 격이다.

현재 모바일게임의 급성장으로 모바일게임에 많은 회사들이 매달려 있지만, 모바일 시장의 경쟁도 온라인게임 시장 못지 않게 치열해졌다. 또 모바일게임으로 큰 화제가 된 회사들의 영업이익에서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두자 우려의 시선이 서서히 제기되고 있다. 언제고 다시 온라인게임으로 그 중심축이 돌아올지 모르는 일이다.

시장이 어렵다고, 위기처럼 보인다고, 새로운 온라인게임 개발이 이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게이머들이 기존의 게임에 매달려 있어줄지는 알 수 없다. 게이머들은 늘 신작을 기대한다. 온라인게임에 대한 수요가 급증 했을 때 이러한 게이머들의 기대치를 만족 시켜주는 국내 게임이 없다면, 그 자리는 외산게임이 다시 채우게 될 것이다. 그 때는 정말 돌이킬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다. 눈앞에 벽이 높아 도전을 하지 않는다면 더 큰 위기가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에 초래될 것이다. 현재도 얼마든지 큰 성공을 꿈꿀 수 있는 것이 온라인게임 시장이다. 위기인 지금이 바로 도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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