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넘치는 잠입의 세계.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이원태 lwtgo@hanmail.net

메탈기어솔리드의 스네이크가 잠입액션에서 가히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을 때, 혜성처럼 나타난 스플린터 셀의 샘피셔가 그 자리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첫 작품부터 빛을 활용한 침투, 다양한 장비사용과 현실적인 모션을 통해서 스네이크의 액션이 초라해질 정도로 소위 말하는 살아있는 잠입액션을 선보이면서 스플린터 셀이란 게임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솔리드 스네이크의 움직임은 게임다웠고 샘피셔는 리얼함이 묻어 나오는 움직임으로 색다른 충격을 주기에는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2003년부터 스플린터 셀이란 게임의 역사를 쓰기 시작했고 현재진행형으로 최신작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이하 블랙리스트)가 발매됐다.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스크린샷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스크린샷

깔끔하지 못한 화면이 조금 아쉽다
스플린터 셀 시리즈는 최고의 그래픽을 내세우면서 업계를 이끌어가던 게임은 분명 아니었다. 하지만 임무에 어울리는 다양한 배경과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면서 보여주는 다소 이질적인 시각적 효과, 샘피셔의 살아있는 듯 자연스러운 모션들은 스플린터 셀의 가치를 높여주는 매력 포인트였다. 최신작인 블랙리스트 역시 장소를 가리지 않는 미션으로 다양한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 미션을 진행하면서 얻게 되는 각종 장비를 이용하면서 색다른 시점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침투를 위해 준비된 다양한 조건에서의 다양한 모션들이 현실감을 더하고 있다.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스크린샷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스크린샷

하지만 전체적으로 게임그래픽이 깔끔하게 다듬어진 느낌이 아니라 곳곳에 지글거리는 현상이 심하고, 탁한 색감과 불안정한 프레임 등으로 화면이 탁탁 튀어 보이면서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PS3으로 플레이) 최근에 나오는 게임들이 선명하게 화면을 뿌려주는 것과 비교했을 때 지글지글 거친 느낌은 확실히 마이너스요소. 하지만 블랙리스트 게임의 특성상 환경의 변화나 명암의 느낌은 꽤 괜찮으니 너무 지레 겁 먹을 필요는 없다. 전체적인 면에서 봤을 때 다양하고 인상적인 장면들을 선보이지만 지글거림이 약간 아쉬운 정도라고 받아들이면 되는 수준이다.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스크린샷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스크린샷

짧지만 굵은 캠페인모드, 다양한 방식으로 즐겨보자
블랙리스트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블랙리스트미션(스토리)은 개별 미션 개수로 따지면 얼마 되지 않지만 스토리적인 요소를 게임에 적절히 접목시켜서 주인공 샘피셔의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체험을 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미션의 종류를 잠입, 무력제압, 암살, 정보수집 등 다양한 형태로 구분해서 각 미션을 플레이할 때마다 색다른 경험과 함께 튜토리얼을 겸하고 있다. 테러집단을 쫓아서 조금씩 범위를 좁혀가는 샘 피셔 일행의 이야기도 흥미롭고 이런 이야기를 직접 체험하면서 진행하는 것은 확실히 게임이기에 맛볼 수 있는 재미이다. 블랙리스트의 게임난이도 자체도 매우 쉽다고 하기에는 힘들 정도로 적들의 대응이 뛰어난 것도 캠페인 모드의 재미를 더한다. 샘피셔의 능력이 뛰어나긴 하지만 최대한 들키지 않으면서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진행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재미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얻은 급여(?)를 이용해서 본부를 업그레이드 시켜서 새로운 능력을 얻거나 새로운 장비를 구입해서 능력치를 올리는 부분을 통해 캐릭터 성장이란 재미를 맛볼 수 있기도 하다.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스크린샷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스크린샷

또한 스플린터 셀 하면 잠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서 잠입을 하더라도 사람을 죽이냐, 살리느냐의 선택지가 존재한다. 블랙리스트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어설트, 고스트, 펜서라는 3개의 성향으로 나누어 평가를 하는데 이런 점이 게임플레이의 다양성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어설트는 적들과 교전을 베이스로 하기 때문에 잠입과는 거리가 먼 경우라 어찌 보면 기본적인 컨셉과는 정반대의 플레이를 요구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단순히 3종류의 타입을 나눈 것이 아니라 각 타입별로 도전과제를 따로 설정하여, 게이머들이 각 타입에 목적성을 부여하여 즐기도록 구성했다. 처음부터 전체 타입의 도전과제를 완료할 수는 없겠지만 난이도를 조정하거나 게임을 진행하면서 장비를 업그레이드 시키면 처음엔 불가능해 보이던 교전도 도전해볼 만한 수준이 되니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스크린샷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스크린샷

메인 캠페인은 짧더라도 즐길거리는 많다
스토리의 중심을 따라가는 메인미션인 블랙리스트 미션의 개수가 적다고 해서 게임의 볼륨이 결코 작은 것은 아니다. 블랙리스트 미션 외에도 포스애셜론 미션이라고 해서 그림미션, 찰리미션 같이 부가적인 미션들이 플레이 도중 하나씩 개방되면서 게이머들에게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해준다. 이러한 부가 미션들도 정찰 및 암살, 웨이브 저지(밀려 들어오는 적들 처리)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 번의 실수가 미션실패로 이어지기 때문에 체크포인트가 있는 메인미션 보다 더욱 긴장감 넘치는 경험을 선사하기도 한다.(계속된 도전으로 짜증이 날 수도 있겠지만-0-) 특히 블랙리스트에서는 온라인플레이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특정 미션은 코옵이 아니면 플레이를 할 수 없거나, 일반 미션에서도 혼자서는 경험할 수 있는 파티가 있어야지만 진입할 수 있는 구간이 있는 등 차별화를 두고 있다. 덕분에 같이 플레이 할 온라인 친구가 있다면 코옵으로 더욱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다.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스크린샷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스크린샷

온라인 요소는 이제 기본!
블랙리스트는 온라인요소에 대해서 꽤나 많은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앞 단락에서 언급한 코옵을 이용한 특별미션이나 특별루트는 물론이고 등록된 친구들과 서로 경쟁을 할 수 있게 게임 내 메시지를 이용해서 누구는 몇점을 얻었으니 도전을 해보라는 식으로 기본적인 경쟁심리를 자극하기도 한다. 그리고 협력뿐 아니라 대결도 멀티플레이 모드를 통해 즐길 수 있다. 스파이 vs 용병은 대인전이기 때문에 더욱 치열한 경쟁을 펼칠 수 있다. 해킹을 하기 위한 진영과 이를 차단하기 위한 진영간에는 기본능력에 차이가 있는데 샘피셔와 같은 날랜 움직임을 지닌 상대편을 제한된 움직임으로 저지하는 느낌을 맛볼 수 있다. 물론 반대의 입장이 되어서 농락(?)하는 플레이를 즐길 수도 있다. 온라인 플레이에서는 기본적으로 사람간의 대결이라 눈치 싸움도 치열하니 싱글미션에 지쳐갈 때쯤 온라인에 도전해보도록! (물론 처음엔 당하는 입장이 되겠지만-0-)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스크린샷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스크린샷

자막한글화
스플린터 셀 시리즈는 은근히 한글화로 계속 발매되고 있는데 블랙리스트 역시 자막한글화를 통해서 게임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음성은 한글화가 되지 않았지만 영어나 일본어 멀티랭귀지를 지원하니 좀 더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쪽으로 선택을 할 수 있다. 어째서 블랙리스트들이 테러를 시작하게 됐고 또 결말은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한글을 통해서 제대로 체험해보자!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스크린샷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스크린샷

긴장감이 매력인 게임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는 기본적으로 적에게 발각이 되지 않기 위해 어떠한 루트와 방법으로 목적지점까지 진행을 할까 고민을 하며 플레이를 하는 게임이다. 이런 상황에서 적들의 위치나 행동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갖고 있는 장비와 스킬을 이용해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긴다. 만약 적에게 발각이 되면 다수의 적과 대치상황이 상황은 불리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게임의 특성상 게이머는 항상 긴장을 하게 되고 적절한 상황판단을 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블랙리스트가 가진 최대의 매력이다. 자신의 판단과 행동으로 무사히 임무포인트에 도착했을 때의 성취감이 참 매력적인 게임이라고나 할까? 한글화도 됐겠다 할만한 게임을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주저 없이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를 플레이 해보길~ 샘피셔의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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