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게임쇼 지스타 ‘전시와 비즈니스의 갈림길에 서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13’이 폐막했다.

게임중독법 등으로 행사의 시작 전부터 많은 우려의 목소리와 걱정의 시선이 있었지만, 행사장에는 약 18만 8천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며 지난해(약 18만 7천명)와 버금가는 무난한 흥행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는 지난해와 비슷한 성과를 기록했지만 올해 지스타 2013은 일 년에 한번 개최되는 ‘국내 최대 게임쇼’라는 명성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지스타2013벡스코현장
지스타2013벡스코현장

매년 지스타는 국내 대표 게임사들의 신작들의 첫 공개를 알린 장소였다. 올해 게임 대상을 수상한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를 비롯해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 넥슨의 ‘피파온라인3’ 등 현재 국내 게임사들의 대표 게임들은 지스타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첫 선을 보인 바 있다.

때문에 많은 관람객들은 게임의 오픈 서비스 이전에 게임의 모습을 확인하고 조금 먼저 체험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 많은 게임사들은 현장을 찾는 게이머들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상품을 마련하고 시연 부스를 꾸미는 등 매년 지스타는 오프라인 행사로서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초기 지스타가 정보의 공개나 전시를 목적으로 진행됐다면 행사가 진행될수록 체험이나 시연을 위주로 행사가 변화한 것도 온라인게임 중심의 지스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최근 게임계 상황을 반영이라도 하듯 올해 지스타 2013은 큰 변화의 기점을 맞이 했다. 전시관인 B2C관에 참여한 업체가 대폭으로 줄었고, 대신 비즈니스관인 B2B관에만 많은 업체들이 참여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볼거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업계의 시선은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형태가 됐다.

일각에서는 B2C관 참여가 줄어든 것에 대해 게임중독법의 영향으로 분석하기도 했지만 정확히는 국내 게임 시장의 변화에 따른 과도기적 모습으로 판단할 수 있다.

국내 게임시장은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여전히 온라인게임은 개발되고 있지만 과거와 같은 규모로 개발되기는 힘들어졌다. 1~2년으로 게임 하나를 완성시켜 성공으로 이어지기에는 게이머들의 눈이 너무 높아졌고, 게이머들의 콘텐츠 소비 속도를 맞추기 위해서도 3년 이상의 개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개발비도 천문학적으로 상승했다. 이제 1백억원의 개발비로는 웬만한 MMORPG를 개발하기 힘든 상황이다. 아키에이지의 경우 약 400억원의 개발비가 사용되었으며, 다음(DAUM)의 검은사막 역시 상당한 개발비가 소비되고 있다. 위메이드의 이카루스의 경우 컨셉 변경의 영향도 있었지만 약 9년의 개발 기간과 어마어마한 개발비가 소비됐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온라인게임의 개발 기간이 길어지며 매년 개최되는 지스타에 소개될 수 있는 게임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이번 지스타에 불참한 메이져 게임사들은 하나 같이 ‘공개할 게임이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넥슨은 ‘페리아 연대기’는 아직 게임의 완성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넥슨이 지스타에 참가함에 따라 프로모션 영상 제작을 위해 상당한 시간과 공을 드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게임 개발사에서 게임의 개발 외에 행사 참가 영상을 만들기 위해 별도의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지스타의 변화는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흥행 코드가 이동하면서 게임사들의 사업 방향성 변화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모바일게임의 흥행 중심은 게이머 보다 일반인들에 맞춰져 있다. 그렇다 보니 모바일게임의 홍보를 위해서는 게임 행사 보다는 일반인들이 자주 접하는 지하철, 버스와 같은 수단을 이용하는 경향이 높아졌다.

올해 헝그리앱과 그라비티의 경우 모든 전시 부스를 모바일게임으로 꾸미고 관람객을 맞이했다. 하지만 지스타에 참가하는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온라인게임을 중심으로 부스를 꾸미고 방문객들의 관심사 역시 모바일 보다는 온라인게임에 맞춰진다. 게임의 인기와 상관없이 게임쇼의 흥행적 측면에서도 아직 모바일게임이 온라인게임을 압도하기는 부족한 상황이다.

때문에 게임사들은 무리하게 참가비를 사용하면서까지 지스타에 모바일게임을 중심으로 홍보 전략을 짜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올해 지스타의 일반 전시관은 신작의 부재로 아쉬움을 남긴 반면, 비즈니스관은 바이어의 방문이 6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가 열리기 전부터 B2B관은 만원 사례를 기록했을 정도로 올해 지스타의 비즈니스는 활발하게 진행됐다.

여전히 국내 개발 게임들은 해외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 받고 있으며, 빅마켓으로 성장한 한국 게임 시장을 기반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기 위해 해외의 많은 회사들이 지스타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 개발사들을 위한 투자 마켓도 확대 운영되어 총 28개 투자 회사 및 유통사와 24개 게임 프로젝트 상담이 이뤄졌으며, 채용 박람회에도 20개 게임 업체가 참가해 지난해보다 늘어난 총 1천148명의 구직자들이 참여했다.

국내의 한 게임 전문가는 “온라인게임의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신작이 모바일에 집중됨에 따라 지스타도 변화의 시기를 맞이 했다. 온라인게임 체험을 중심으로 했던 지스타는 현재 상태로는 규모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반면 매년 비즈니스관은 늘어나는 추세고 성과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향후 지스타의 성격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게임중독법의 영향으로 돌리기엔 올해 지스타는 여러 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행사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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