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게임천하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기술력 저하 부르나

'카카오톡 게임은 안해, 다 비슷비슷하거든', '그거 왠지 카카오 게임 같은데?'

오랜 시간 게임을 즐겨온 게이머들이라면 주변의 지인이나 각종 게임 커뮤니티를 통해 이런 이야기를 듣거나 해 본 적은 있을 것이다. 물론, 특정 게이머들의 반응일 뿐. 카카오 게임하기의 게임은 1,000만 다운로드를 넘어 이른바 국민게임이라는 반열에 등극하는 게임도 종종 등장했고, 현재 수많은 모바일게임 중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임은 카카오 게임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모두 부정하기에는 일부 맞는 이야기가 있는 것도 지금의 현실이다. 현재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출시되는 다양한 게임들은 카카오의 SDK가 붙어 있다는 것을 제외해도 일종의 향기가 느껴진다. 왠지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게임이 출시됐다는 느낌이 풍겨오는 것이다.

그도 그런 것이 현재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서는 매주 10개 내외의 게임이 출시된다. 심할 때는 동종 장르의 유사한 게임이 같은 날이나 같은 주에 출시되기도 하며, 많은 게임이 모든 연령층에서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귀여운 이미지의 캐주얼 게임의 모습을 보인다. 여기에 장르 자체도 미니게임 모음집, 런게임, 퍼즐 RPG, TCG 등 몇 가지로 국한 되다 보니 이렇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출시되는 게임들이 큰 발전 없이 유사한 모습을 보이자 일각에서는 카카오 게임하기가 국내 모바일게임의 기술력 하락을 불러온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 게임보다는 검증 받은 형태의 게임만이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출시된다는 것이다.

게임을 개발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하는 MMORPG나 MORPG는 뒷전이 됐고,카카오 게임 천하인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개발사들은 당장 카카오 효과에 기대해 귀여운 감성과 캐릭터로 무장한 캐주얼 게임을 선보이며 대박을 꿈꿔왔다. 출시한 회사와 게임의 이름만 다를뿐 그저 그런 수준의 게임도 다수 선보여졌다. 여기에 특정 장르가 성공하면 유사 장르의 게임들이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어김없이 출시됐다.

실제로 지난해 '애니팡'이 큰 성공을 거둔 이후 국내 게임 개발사들은 팡류 게임 개발에 열중했지만, '애니팡'에 비해서 기술적으로 크게 발전한 게임의 등장은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일본산 TCG 장르가 성공한 이후에는 더 자극적이고 화려한 일러스트로 무장한 TCG가 출시 됐을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경우도 보기 힘들었다. 카카오 게임하기의 효과에 기대해 비슷한 수준의 게임을 선보여 온 것이다.

국내의 시장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중국의 모바일게임의 발전 속도를 살펴보면 놀라울 따름이다. 투입되는 인력이나 자금, 게임 개발에 필요한 기술 등 높은 수준을 요구하는 MMORPG의 경우 모바일게임시장에서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실제로 국내에서 성공한 스마트폰용 MMORPG를 살펴봐도 대부분이 중국산이며, 중국의 스마트폰용 MMORPG는 자국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검증받으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3D그래픽이면 3D 그래픽, 2D 그래픽이면 2D 그래픽 등 대부분의 스마트폰용 MMORPG 시장은 중국산 게임이 차지했다. MMORPG하면 한국이 최고라고 했던 이야기도 모바일시장에서는 중국에 내주어야할 분위기다.

일본의 경우에도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인다. 일본은 아이폰의 빠른 도입으로 스마트폰 생태계가 국내보다 먼저 조성 됐지만, 일본 특유의 시장에 의해 스마트폰용 게임 발전에 한계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안드로이드의 빠른 보급과 아이폰의 시장 장악 이후에는 출시되는 스마트폰용 게임을 살펴보면 그 기술도 만만치 않다.

일본식 TCG가 국내에서 선보인 이후 국내에선 일러스트에 목을 메고 있는 사이, 일본에서는 전투에 3D를 도입하고, 길드 대 길드 수준의 대항전이나 비교적 높은 수준의 기술을 요구하는 TCG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됐다. 특히 스마트폰과 3D 게임의 경우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발열의 문제도 적절한 노하우로 잡아내 매우 쾌적한 환경을 구성해냈다. 지속적인 연구가 게이머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한 것은 물론 TCG 하면 단순히 미소녀 카드가 자동으로 싸우는 게임이라는 이미지도 동시에 벗어냈다.

국내의 개발사들이 다양한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카카오톡 효과에 기대해 많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캐주얼 게임에 집중하고, 모티브로 삼은 게임에 비해 크게 바뀐점이 없는 모습의 게임을 보여온 사이에 꾸준히 기술력을 높여온 것이다.

한때, 국내의 모바일게임회사들은 피쳐폰에서도 MMORPG를 구현해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등 기술면에서도 시장을 선도해왔다. 카카오톡 특유의 향기가 풍기는 게임에 중점을둬 기술적인 측면이 다소 가려진 현재 모바일게임시장을 두고 더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는 이유다.

모바일게임 회사의 한 대표는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일명 대박 게임이 탄생한 이후 '애니팡'의 신화를 생각하는 개발사들이 늘어나 간단한 캐주얼 게임이나 검증된 게임 개발해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기에 기술 경쟁력 하락은 이미 예견된 바 있다"라며 "기술 경쟁력 하락은 곧 안방을 해외 게임에 모두 내줄 수 있는 상황과도 연결 된다며, 기술 연구와 노하우 축적이 살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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