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야심작 PS4, 진정한 '거실의 일원'이 됐다

비디오게임 마니아들이 오랜 기간 기다려 온 신형 비디오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가 지난 12월 17일 국내에 정식으로 발매됐다.

게임을 구매하기 위해 혹한을 견디며 1주일이나 노상에서 대기를 한 이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플레이스테이션4의 발매행사에 몰려든 것만 봐도 이 검은 가전기기가 얼마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오프라인 이벤트가 진행된 국제전자상가 앞은 물론 플레이스테이션4의 사전예약판매를 실시한 각 지역의 게임샵에는 기기를 구매하기 위해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게이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시장규모가 크지 않은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기도 했다.

p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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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기의 가치는 다양한 관점에 의해 판가름이 난다. 제조품으로의 완성도를 보는 이들도 있으며, 기기의 성능을 따지는 이들도 있다. 즐길 수 있는 게임의 수준으로 게임기의 가치를 인정하는 이들도 있다.

이러한 기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제조품으로의 완성도, 그리고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부가 서비스의 쾌적함이다. 기기의 성능과 게임의 수준은 게임기가 출시되고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후에야 구체화되기 때문이기에, 이번 리뷰에서는 기기의 하드웨어적인 완성도에 대한 부분만을 다룰 예정이다.

플레이스테이션을 처음으로 마주하면 생각보다 '작다'는 느낌이 든다. 지난 여름 미국에서 진행된 게임쇼 E3에서 실물을 확인한 적이 있음에도 세삼스럽게 작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존에 사용하던 구형 플레이스테이션3, 흔히 말하는 '참치'와 비교하면 거의 절반 정도의 크기. 가로로 두거나 세로로 세워놔도 책상의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 효과를 가져왔다. 가전기기 본연의 임무를 뛰어넘어 거실 공간을 차지하는 인테리어 소품의 역할도 담당하게 된 최근의 추세를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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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의 색상은 검은 색으로 유광과 무광, 두 가지 재질로 구성되어 있다. 아쉬운 점은 유광으로 구성된 부분의 흠집에 대한 내구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유광 재질의 특성상 먼지가 잘 달라붙고 지문이 쉽게 묻어나는데, 이를 닦아내기 위해 극세사 천으로 살살 문지르기만 해도 흠집이 날 정도다. 고급스러운 재질을 사용해 제품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려 한 전략은 이해할 수 있지만, 실용성이 너무나 떨어진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신형 게임기가 나올 때마다 뜨거운 화두가 되는 소음과 발열은 제법 만족스러웠다. 기기가 작아진만큼 발열과 소음이 심해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는 괜한 우려가 됐다. (매번 출시하는 제품마다 발열이 문제가 됐던 AMD의 CPU와 GPU를 탑재했다는 것도 이러한 우려의 이유였다)

소음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조용했다. 블루레이 드라이브의 모터가 최대 속도로 돌아가는 게임 인스톨 이외의 상황에서는 비교적 정숙한 구동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 '무소음'에 가까운 시스템을 추구하는 이들만 아니라면 만족하고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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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열은 마냥 좋다고 할 수는 없는 수준이다. 기기가 따끈따근하게 달아오르는 것은 물론, 배기구를 통해 방출되는 열기도 '후끈'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열기 때문에 기기가 멈추거나 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유리문이 달린 장식장 안에 플레이스테이션4를 넣고 기기를 구동하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내 플레이스테이션의 터프함을 시험하겠어!'라는 각오를 갖고 있는 이가 아니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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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테이션4의 컨트롤러인 듀얼쇼크4의 완성도는 상당한 수준이다. 플레이스테이션1부터 3까지 일관적인 디자인을 고수하던 소니는 듀얼쇼크4에 와서야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다. 기존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유지하면서 좀 더 편의성을 가다듬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너무 좁게 배치됐던 아날로그 스틱의 간격을 넓혔고, 볼록한 형태를 취했던 아날로그 스틱의 디자인도 오목하게 바꿔서 손가락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배려했다. 또한 터치스크린과 스피커가 새롭게 자리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본연의 기능적인 면에서 본다면 듀얼쇼크4는 기존의 듀얼쇼크 시리즈에 비해 진일보한 컨트롤러라 할 수 있다. 한 때 유행했던 광고 문구를 빌자면 '단연컨데 듀얼쇼크4는 가장 완벽한 듀얼쇼크 시리즈입니다' 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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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케묵은 애드립에 진저리를 칠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막상 패드를 손에 쥐게 되면 착 감기는 그립감에 만족하게 된다. 아날로그 스틱을 이리저리 움직여도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으며, 특히 L2, R2 트리거를 누르는 맛은 듀얼쇼크3에 비해 발전해 더 이상 '애매모호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터치스크린을 배치하느라 스타트 버튼의 위치를 변경해서, 기존의 듀얼쇼크의 버튼배치에 적응된 이들에게는 다소 이질감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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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테이션4의 디자인을 사람들이 이 기기를 '거실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데 거부감이 없도록 돕고 있다. 또한 듀얼쇼크4의 디자인은 좀 더 사람들이 이 기기를 통해 게임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편의성과 실용성을 모두 잡은 만듬새를 지닌 게임기. 그것이 플레이스테이션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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