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2, “새로움을 쫓다가 우리의 강점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

강한 자가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라는 말이 있다. 수많은 게임이 뜨고 지는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정말이지 잘 어울리는 말이다. 기세 좋게 시작을 알렸음에도 조용히 서비스를 종료하는 게임들이 적지 않은 현실은 앞서 언급한 격언 아닌 격언을 더욱 뼈저리게 진실로 다가오게 만든다.

웹젠에서 서비스 중인 R2는 강한 게임이다. 온라인게임 시장 중에서도 가장 치열한 바닥인 MMORPG에서 7년간이나 자신의 가치를 떨치고 있으니 말이다. MMORPG를 월드컵으로 비유하자면 강력한 우승후보는 아닐지라도 16강 단골 진출국으로 비교할 수도 있겠다.

r2 리버스 파트2 업데이트
r2 리버스 파트2 업데이트

PK를 게임 내 주요 기치로 둔 이른바 ‘쟁 게임’인 R2는 자신의 특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업데이트를 꾸준히 지속해왔다. 사람들이 R2에 기대하는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꾸준히 새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R2의 새로운 업데이트인 ‘Re:Birth Part.2 새로운 혁명의 시작’은 R2의 꾸준함과 그 꾸준함에 기반을 둔 저력을 느낄 수 있는 업데이트다. R2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웹젠의 최봉원 PD를 만나봤다. “시류에 흔들리다 우리의 강점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그의 말에서는 뚝심도 느껴졌다.

아래는 웹젠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 전문이다.

질: 지난 7월 실시된 ‘Re:Birth Part.1 새로운 혁명의 시작’ 업데이트의 뒤를 잇는 업데이트이다. ‘Re:Birth Part.1 새로운 혁명의 시작’ 업데이트의 성과는 어땠는가?
답: 성과에 대해서는 게이머 만족도와 내부의 평가로 나눌 수 있다. 게이머 피드백은 감지가 쉽지가 않다.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는 많지만 만족하는 경우에는 만족한다, 좋다고 말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편의성 강화에 대한 부분은 게이머가 만족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게임 밸런스를 우려하는 이들도 많았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서는 이번 업데이트에 반영을 했고 우리가 기대했던 성과는 나온 것 같다고 판단하고 있다.

r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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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적인 내용은?
답: 신규 게임이 아니고 기존에 서비스 중이던 게임이다보니, 이용자들의 플레이 패턴이 생겨났다. 이러한 이들이 지루하지 않고 게임을 새롭게 느낄 수 있도록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통은 사냥터나 새로운 몬스터를 추가하는 것이 기본이다.

지난 업데이트에서는 무언가를 기획할 수 있는 밭을 만들었다면, 이번에는 그 밭에서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기획을 했다. 기존에도 던전마다 장점을 부가했는데, 이번에도 그런 식으로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기존 플레이 패턴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업데이트의 방향을 잡았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질: 게임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기 위해 게임을 완전히 개편할 계획은 없나?
답: 그러한 시도가 없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서비스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런 변화를 주는 것이 쉽지 않다. 더군다나 우리들처럼 하드코어한 게이머들을 타겟으로 하는 게임일수록 급변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또한 이탈했던 이들이 복귀했을 때 게임이 많이 변해있으면 적응하기 어렵지 않은가.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r2 리버스 파트2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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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된 화염의 탑 내 봉인지에 입장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인가?
답: 이곳은 회귀 게이머나 신규 게이머에게 와 닿는 사냥터는 아니다. 게임 내에 성혈이라는 기득권자가 있고, 이들이 누릴 수 있는 하나의 권리와도 같은 콘텐츠다.

이곳에는 던전마다 보스가 존재하는데, 이를 잡으면 더 상위 던전으로 입장할 수 있는 아이템이 주어진다. 보스가 출현할 때마다 권한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보스가 등장하는 만큼의 딜레이가 있다.

성혈이 아니더라도 별도의 퀘스트를 통해 입장할 수 있다. 물론 중립 게이머들에게는 쉽지 않은 조건일 것이다. 이용자가 말하는 난이도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반영 중이다.

질: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중립 게이머들을 위한 콘텐츠는 없는 건가?
답: 마치 기득권자들을 위한 업데이트로 보일 수도 있지만, 기득권자들이 중립게이머와 함께 입장할 수도 있다. 오로지 기득권자들만을 위한 업데이트는 아니다. 중립게이머만을 위한 콘텐츠는 딱히 마련해두지 않았다. R2는 양 진영의 대립을 기본으로 하는 쟁 게임이며 게이머끼리의 분쟁요소가 발생을 해야 이러한 쟁게임에서는 재미가 이어진다.

질: 천공의 섬 엘테르에 진영별 던전이 추가됐다. 두 던전의 컨셉 차이는 무엇인가?
답: 차이가 있다 하나의 던전 컨셉을 잡는 것도 시간이 걸리고 완성도를 높이는 것도 적지 않은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두 개씩 추가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이번에 두 개가 한 번에 들어간 이유는 파트1에서 추가된 사냥터가 두 가지 색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 업데이트의 특성을 계승하기 위해 기획했다.

던전에서는 아무래도 반복사냥을 하게 된다. 이러한 사냥 중에 무작위로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컨셉 하지만 그 모양새에서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r2 리버스 파트2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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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무작위 보상이라면 무엇이 주어지나?
답: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으로는 랜덤 보상을 얻게 된다. 이를 위해 개발팀에서는 A부터 Z까지 아이템에 각각 드랍률을 설정하고 가치를 정한다. 랜덤 보상도 같은 케이스다. 기존에는 몬스터 하나당 100이라는 보상을 줬다면 이를 통해서는 99의 보상을 주고 시스템이 1의 보상을 계속해서 회수하고 누적시키는 것이다.

그러다가 일정량이 누적되면 한 명에게 그 동안 모인 보상을 몰아주는 형태의 시스템이 추가됐다. 게이머 개개인에게는 기존과 별 다를 것 없는 보상이 주어지겠지만 누구 한 명에게는 큰 행운이 돌아가게 된다. 게임 속 전체의 경제 시스템에서는 결과적으로 똑같은 양의 보상이 게이머들에게 돌아간 셈이니 경제가 붕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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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게이머들에게 아이템을 제공 하는 것이 가장 메리트가 있다고 본다. 게임 머니를 제공할 경우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아이템의 공급량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게이머들이 밸런스 붕괴와 시세 변화에 민감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서는 많은 검토를 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질: 게임 시장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가운데 오랜 기간 서비스를 하고 있다. 트렌드를따라 잡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답: 게이머들이 빠르게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또 AOS 장르가 크게 유행하면서, R2 내에서도 빨리 결판이 나고 새로 시작을 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집중을 하고 있다.

우리 게임의 게이머들은 트렌드에 크게 휩쓸리지 않는 경향이 있다. 몰입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러한 강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새로움을 추구하려다가 기존의 강점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면 안된다.

질: 기존 강점만 강조하다보면 신규 게이머 유입이 안 될 수도 있다.
답: 우리 게임은 이러한 쟁을 원하는 이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게이머풀을 유지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신규 게이머보다는 오히려 우리는 복귀 게이머를 염두에 두고 있다.

r2 리버스 파트2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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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이번 업데이트를 준비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나?
답: 6개월마다 대형 업데이트를 하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업데이트 준비 기간이 6개월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준비과정부터 따지면 더 오래 걸리기도 한다. 기획 단계에서 검토해야 하는 부분이 많고, 게이머들이 주는 피드백을 반영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들어간다.

질: 업데이트를 준비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는 없는가?
답: 준비 과정은 늘 어렵다. ‘이걸 정말로 실시해도 되는가?’, ‘이게 얼마나 영향력을 가질 것인가’에 대한 내부 토의를 많이 했다. 서비스를 한지 오래 되다 보니 이에 대한 노하우가 쌓인 것 같다.

초기에는 정말 야근을 많이 하기도 했다. 2년 연속으로 12월 31일에 회사서 밤을 새면서 새해를 맞이할 정도였으니까. 이제는 노하우가 생기다 보니까 미리미리 준비를 할 수 있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게 된 것 같다.

질: 게이머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답: 게이머들에게 솔직히 말할 수 있는 통로가 많지 않다. 오해의 소지가 많기 때문에 더욱 조심하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R2에 갖고 있는 불만인 작업장을 박멸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콘텐츠 내용 중 작업장, 핵 이용자를 방해하는 방향으로 콘텐츠를 수정하기도 한다. 그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다는 이야기다. 앞으로도 R2에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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