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창조는 없지만, 새로운 시도로 흥행을 이끄는 게임은 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전지전능한 조물주마저도 흙으로 자신의 형상을 본떠 최초의 인간을 만들었다고 하니 조물주에게도 창조라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다.

예술이나 문화의 발전도 모방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도을 이어가며 지속해서 발전해왔고, 1958년 윌리엄 히긴보덤(William Higinbotham)이 자신이 일했던 브룩헤븐 국립 연구소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처음 선보였던 전자 게임도 모방과 창조라는 큰 틀 안에서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오며 꾸준히 발전을 이룩했다.

첫 전자 게임이 등장한 지 벌써 반세기가 넘는 시간이 흘렀고, 이제는 하루에 스마트폰으로 출시되는 게임만 수십 수백 종에 달한다.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져 왔기 때문에 새로운 장르의 게임들을 더욱 만나기 힘든 시장이지만, 여전히 우리 주위에는 수많은 아류작을 탄생시키며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고, 기존 게임의 변형과 결합을 통해 게이머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전달하는 게임이 있다.

퍼즐앤드래곤
퍼즐앤드래곤

국내에서는 네오싸이언이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겅호온라인 엔터테인먼트의 '퍼즐앤드래곤'을 그 좋은 예로 꼽을 수 있다. '퍼즐앤드래곤'은 앞서 출시된 '퍼즐 퀘스트'가 보여준 퍼즐 RPG의 재미를 한층 더 발전시킨 작품이다.

이 게임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매치3 기반의 이른바 '팡류' 게임 열풍이 부는 가운데 소개됐다. 제한된 시간 동안 세 가지 모양이나 색의 퍼즐을 맞춰 획득한 점수를 기반으로 경쟁을 펼치는 것이 핵심인 '팡류'게임과는 다르게 매치3 퍼즐의 핵심은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RPG요소를 더해 단숨에 전세계를 휩쓸었다.

게임의 퍼즐 부분은 자유롭게 한 칸만 이동할 수 있었던 기존의 퍼즐 게임을 벗어나 하나를 선택해 이리저리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구성돼 퍼즐 자체로서도 높은 수준을 보였으며, 퍼즐을 해결해 전투를 펼치는 색다른 재미를 게이머들에게 제시하며 퍼즐 RPG라는 장르 확립에 큰 공을 세웟다.

여기에 다양한 몬스터를 수집하고 육성하는 RPG의 재미는 물론 다양하게 마련된 던전과 요일별로 다른 보상이 주어지는 이벤트 던전 요소 등도 적절히 활용해 최고의 퍼즐 RPG라는 타이틀을 굳건히 지켜내고 있다. 현재도 다양한 이벤트를 기반으로 남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매치3 퍼즐의 재미를 더 극대화 시켰다는 점에서 킹의 '캔디크러쉬사가'도 높은 점수줄만하다. 매치3기반의 퍼즐을 기반으로 스테이지 클리어방식의 도입, 퍼즐게임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스토리 텔링, 다양한 특수 효과가 있는 퍼즐을 통해 화면에 펼쳐지는 시원한 캔디 폭발의 향연 등은 전세계 게이머들을 사탕이 가진 매력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캔디크러쉬사가 플레이 화면
캔디크러쉬사가 플레이 화면

'캔디크러쉬사가'는 완벽한 창조이기보다는 기존 게임들이 가진 다양한 장점들을 새롭게 결합하고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모방과 새로운 시도를 통해 흥행을 만들어간 모습으로 볼 수 있다. 모방을 통해서 새로움을 더한다면 얼마든지 더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게임이 출시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 같은 '캔디크러쉬사가'의 흥행 이후에는 페이스북에서 서비스 중인 게임에도 많은 변화를 일어났으며, 페이스북에서는 현재는 단순한 점수 경쟁 방식의 게임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이 게임의 경우 모바일로 선보여지면서 그 세를 더욱 넓혔으며, 이 게임이 국내 시장에서 보여준 파괴력과 아류작의 탄생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헬로히어로 이미지
헬로히어로 이미지

이제는 글로벌 시장 점령에 나선 핀콘의 '헬로히어로'도 파격적인 새로움보다는 기존 RPG의 요소와 TCG로 표현된 카드 수집의 요소를 새롭게 재해석해 스마트폰용 소셜 RPG의 틀을 제시한 게임이다.

게임에는 자신만의 영웅을 모아 던전을 탐험하는 RPG의 기본적인 재미, 게임의 편안한 진행을 도와주는 자동 전투 시스템, 카드를 수집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던 TCG에서 벗어나 직접 캐릭터를 육성하고 조합해 더욱 강력한 캐릭터를 얻는 시스템 등 최근 유행 중인 소셜 네트워크 RPG의 재미 요소들이 대부분의 요소가 담겨있다.

이와 함께 당시 시장에서 3D 게임이 크게 영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던 것과 달리 뛰어난 기술력에 기반해 높은 3D 퀄리티를 제공해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높은 수준의 모습을 보여줬다. 오랜 기간 서비스되며 국내 RPG 시장 1위는 '헬로 히어로'의 장점을 물려 받고 더욱 개선한 '몬스터 길들이기'에 내줬지만, '몬스터 길들이기'의 시스템 대부분을 '헬로 히어로'를 통해서 만나볼 수 있었던 것은 '헬로 히어로'가 보여준 소셜 RPG의 틀이 얼마나 견실했는지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다.

포코팡 업데이트 이미지
포코팡 업데이트 이미지

이 외에도 NHN엔터테인먼트가 출시한 '포코팡'도 라인 드로우 형식의 퍼즐 게임에 몬스터 퇴치라는 요소를 결합해 새로움을 전해주며 승승장구하고 있으며, 다양한 장르를 결합해 복합 장르의 형식의 게임도 꾸준히 게이머들에게 선보여지고 있다.

한 모바일게임 회사의 대표는 "사실 게임을 개발하며 완벽한 창조는 있을 수 없다고 본다. 100%중에 80%는 기존의 게임의 틀을 기반으로 하기 마련이며, 나머지 20%로 얼마나 새로운 재미를 게이머들에게 전달할 수 있느냐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라며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단순 베끼기를 허락하는 것이 아님을 생각하고, 자신이 이 게임을 통해 게이머들에게 어떤 새로운 재미를 전해주고 싶은지 명확한 틀을 마련해 게임을 개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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