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놈놈놈] 마징가 for Kakao 편

신장 18m, 무게 20t, 마하3의 비행능력. '기운 센 천하장사'라는 주제가 덕분인지 강호동, 이만기와 함께 천하장사라 하면 떠오르는 존재. 마징가Z의 이야기다.

1972년에 일본의 후지TV를 통해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 3년 후인 1975년에 한국에서도 방영되며 사람들의 머릿 속에 우뚝 섰다. 흑백의 조화가 어우러진 몸통에 빨간색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이 강철 거인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다양한 게임, 애니메이션으로 등장하며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마징가Z의 행보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정확히는 카카오 게임하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액토즈가 출시한 마징가 for Kakao(이하 마징가)를 통해 런닝 장르에도 발을 내딛은 것이다.

김한준 기자(이하 까는 놈): 이제는 마징가Z도 정식 라이선스를 통해 한국에 데뷔하는 세상이 됐구만. 신기하다.
조영준 기자(이하 편드는 놈): 세월의 흐름에 깜짝 놀라는 노인 같은 말씀을 하고 그러십니까; 누가 들으면 노인이라 하겠네요.
조광민 기자(이하 말리는 놈): 의외로 런닝 게임으로 나왔네요? 마징가하면 떠오르는 건 액션이니까 당연히 액션 게임으로 출시될 줄 알았는데요.

마징가
마징가

까는 놈: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액션 게임들이 큰 재미를 못 봤고, 런닝 게임이 대세로 자리한 현실을 생각하면 신기할 것도 없는 결과지. 인기 캐릭터를 인기 장르에 등장시킨다는 전략은 게임 역사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전략이라고. 개발사 입장에서는 가장 안정적인 길을 택한 거 아니겠어?

<유명 캐릭터가 인기 장르에! vs 왜 이제와서 마징가인가?>

편드는 놈: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캐릭터를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등장시켰다는 건 이 게임의 확실한 장점이죠.
까는 놈: 확실한 세일즈 포인트를 잡고 출시된 게임이야. 마징가를 기억하는 30대 이상의 연령층에게 확실히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을 안고 시작된 게임이지. 하지만 난 이런 류의 게임이 나올 때마다 불안한 마음이 생겨.
말리는 놈: 아무래도 어정쩡 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겠죠.

까는 놈: 응. 맞아. 이런 식의 발상에서 출시된 게임들은 캐릭터의 인기를 믿고 게임 자체의 완성도가 높지 않은 사례가 워낙 많아. 제대로 된 게임에 인기 캐릭터를 출연시켜보다는 생각보다는, 캐릭터 인기에 편승한 게임을 만들자는 장삿속에서 개발이 시작된 게임이 많다는 이야기지.

편드는 놈: 그런 전략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 않나요?
까는 놈: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 있는 경험이지. 원작 캐릭터의 팬들도 불쾌할 수 있는 부분이고. 애정을 갖고 있는 캐릭터의 이미지가 자칫하면 훼손될 수 있으니까.

마징가가 꼭 이런 류의 게임이라는 이야기는 아니야. 하지만 정말 궁금한 게 있어. 왜 이제와서 마징가를 선택했을까? 오랜 기간 사랑 받고 있는 캐릭터이기는 하지만, 모바일게임을 주로 즐기는 연령대에게 마징가가 어필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까?

말리는 놈: 이번 기회를 통해 마징가를 알게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까는 놈: 이 게임이 마징가라는 캐릭터를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라면, 그런 결과만 남아도 문제가 안 된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마징가의 힘을 빌어서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한 게임이라고. 그렇다면 이 게임 때문에 마징가의 팬이 늘어나는 것은 개발사가 기대하는 효과는 아니라고 봐. 원작자인 나가이 고는 좋아할 수도 있겠다만.

<런닝 게임 본연의 재미에 충실 vs 마징가는 왜 나왔을까?>

편드는 놈: 이래저래 말해도 런닝 게임 본연의 재미는 충실한 편입니다. 이건 부정할 수 없어요. 일반적인 런닝 게임과는 달리 보스전을 통해 스테이지의 구분을 뒀고, 보스마다 공략법이 다르죠. 이 부분은 런닝 게임이 아니라 액션, 슈팅 게임이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기름통이라는 체력 요소를 통해 게임 진행에 긴장감을 준 것도 좋구요.

까는 놈: 그거 너무 빨리 소모되서, 대놓고 ‘여기다가 돈 써라’고 유도하는 걸로 보이던데 -_-;
말리는 놈: 뭐... 그렇게 보려면 볼 수도 있겠지만; 선배 가끔 보면 너무 삐딱한 것 같습니다;

마징가
마징가

까는 놈: 마징가를 중심 콘텐츠로 내세웠으니 이 게임은 런닝 게임 뿐만 아니라 캐릭터 게임의 성향도 띄고 있어. 그런데 마징가Z 캐릭터가 나오는 것 말고 어느 부분에서 원작의 향기를 느껴야 하냐. 마징가Z의 냄새가 없어.

편드는 놈: 캐릭터 나오면 됐지 무슨 냄새가 더 필요합니까 -_-;
까는 놈: 야! 하다 못해 주제가라도 나와야지! 물론 이건 캐릭터 라이선스와는 별개로 음악 관련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는 건 알지만... 원작의 향수를 자극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여!!

말리는 놈: 라이선스 문제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는 걸 아시면서 그걸 요구하시는 건 너무 가혹한 걸로 사료됩니다.
까는 놈: 뭐... 그건 그렇지 -_-; 하지만 캐릭터 게임은 원작 캐릭터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할 의무 아닌 의무가 있어. 이 게임은 그런 점이 너무 부족해. 이런 식으로 달리려면 마징가가 아니라 누가 나왔어도 다를 게 없었다고. 마징가를 게임 콘텐츠로 녹여야지 왜 홍보 모델로만 사용한 거야.

<마징가 for Kakao는?>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리고. 그러다 지쳐 쓰러지면 잠시 쉬었다가 또 달려야 하는 런닝 장르의 게임. 기본적인 문법은 일반적인 런닝 게임과 다를 것이 없기에 이런 장르를 접해본 적이 있다면 게임 적응에는 문제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액션 게임으로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게임. 마징가Z의 원작자인 나가이 고가 폭력 묘사에 탁월한 능력을 지닌 작가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런 아쉬움이 더 진해진다. (실제로 그는 일본 만화계에서 ‘피와 폭력의 아버지’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물론 그런 점을 강조하게 되면 모바일게임으로 출시하기 어려웠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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