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온라인게임의 진화, 그 끝에 자리한 프로야구2K14

최근 인터넷 게임 관련 커뮤니티를 통해 심심치 않게 보이는 게시물 중 ‘게임의 과거와 현재’라는 게시물이 있다. 적게는 15년, 길게는 30년 가량의 세월을 거쳐 시리즈가 출시된 게임들의 첫 번째 작품과 최신작의 모습을 비교한 이 게시물은 게이머들의 적지 않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며 많은 화제가 되고 있다.

세월의 흐름만큼이나 몰라보게 변한 게임들의 모습에서 세월이 이만큼이나 흘렀다는 것에 놀라고, 게임 개발사들의 기술과 기획력이 이렇게까지 발전했다는 것에 두 번 놀라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1980년대의 게임과 현재의 게임들은 단순히 외형적인 면만 비교하더라도 같은 시리즈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비교대상을 굳이 수십 년 전의 게임과 현재의 게임으로 잡지 않아도 이러한 게임의 발전은 느껴진다. 더군다나 2000년대 들어 게임의 발전 속도가 과거에 비해 월등히 빨라진 덕분에 2000년대 초반의 온라인게임과 2000년대 중반의 온라인게임, 그리고 현재의 온라인게임들은 ‘괄목상대’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의 변화를 겪었다.

국내 스포츠 온라인게임 시장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단적으로 느낄 수 있다. 초창기 국내 야구게임들은 가분수 형태의 캐릭터에 실제 야구보다는 어느 정도는 과장된 게임성을 갖춘 아케이드 야구게임 형태를 갖춘 사례가 많았다.

게이머들이 보다 친근하게 게임을 접할 수 있도록 진입허들을 낮추기 위해 이러한 식으로 게임을 구축했다고 할 수 있지만, 부족한 기술력을 보충하기 위해 이러한 전략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기술력의 한계’도 초창기 야구 온라인게임들이 캐주얼게임의 형태를 갖춰야만 했던 이유였다.

마구마구2014 류현진 업데이트
마구마구2014 류현진 업데이트

이러한 상황에서 야구게임을 선보이는 업체들은 당시 야구 온라인게임의 부족한 사실성을 보완하기 위해 실존하는 야구 선수들을 게임에 등장시키는 이른바 ‘라이선스 마케팅’에 열을 올리게 된다. 중계를 통해, 경기장에서 실제로 눈으로 지켜본 실제 선수들을 게임 속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하며, 게임에서 구현하지 못 한 현실적은 느낌을 보충한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라이선스를 어느 정도 구비했냐에 따라 캐주얼 야구 온라인게임의 흥망이 갈리기도 했던 것을 보면, 당시 야구게임 시장에서 라이선스가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야구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이러한 라이선스의 중요성은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이 득세를 하며 심화됐다. 선수 카드를 일정한 확률에 의거해 획득하고, 이렇게 획득한 선수들로 자신만의 팀을 꾸려린 후에, 경기를 다른 이들과 경기를 치르는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은 플레이 자체보다는 자신만의 팀을 꾸리고, 좋은 선수를 수집, 육성하기를 원하는 이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며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반대로 이렇게 야구 매니지먼트 온라인게임이 득세를 할수록, 실제로 공을 던지고 방망이를 휘두르고 수비를 하는 플레이를 즐기고 싶은 이들은 허전함이 커져갔다. 선수들의 멋드러진 동작과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 게이머들의 손놀림이 아닌 데이터였기 때문에 게이머의 플레이가 개입할 여지가 적었기 때문이다. 선수 확보 자체도 확률에 의존했기 때문에, 원하는 선수를 손에 넣기 위해서는 원하는 선수가 나올 때까지 카드를 구매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이러한 장르의 한계로 지적됐다.

프로야구2k14
프로야구2k14

어느 쪽을 즐겨도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등장한 게임이 넥슨의 프로야구2K14다. 지난해 프로야구2K라는 이름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 작품은 실제 플레이와 시뮬레이션을 하나의 게임에 아우르며,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야구 온라인게임의 필수요소로 자리잡은 라이선스로 확실하게 확보한 것은 물론, 비디오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게임답게 빼어난 그래픽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프로야구2K14는 올해 다시 한 번 진화한 모습을 갖추고 게이머들 앞에 나섰다. 액션과 시뮬레이션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던 게임에 '육성'이라는 새로운 요소가 더해진 것이다. 현재까지 출시된 모든 야구게임들이 지니고 있는 장점이 하나의 게임에 총집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이 플레이어' 모드는 특정 선수를 선택하며 해당 선수의 실제 포지션과 무관하게 게이머가 원하는 포지션으로 성장,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는 '나만의 선수'를 직접 육성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각 포지션에 맞게 제공되는 별도의 카메라 시점도 게임의 생동감을 더한다. 워낙에 다양한 포지션의 선수를 육성할 수 있기 때문에 정통적인 야구게임의 시점에서는 볼 수 없는 경기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과, 해당 포지션의 선수들이 어떤 느낌으로 경기에 임하는가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은 '마이 플레이어' 모드가 지닌 가장 강력한 장점이라 하겠다.

프로야구2k14 마이플레이어
프로야구2k14 마이플레이어

실제로 프로야구2K14의 '마이 플레이어' 모드를 즐기는 이들은 게임의 생동감과 색다른 재미에 좋은 반응을 보내고 있다.

국내 야구 온라인게임 시장은 짧은 시간 동안에 엄청나게 빠른 속도의 발전을 거듭했다. 프로야구2K14는 이러한 발전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게임이다. 프로야구2K14가 어디까지 더 발전할 것인지. 국내 야구 온라인게임이 어떤 형태로 발전을 거듭할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야구 온라인게임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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