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사냥 왜 없냐고? 전설의 터치헌터에 세계에서 통할 참신함을 담았다

정들었던 NHN을 떠나 신생 개발사를 차린 넵튠 정욱 대표가 넥슨 프로야구마스터에 이어 모바일 RPG인 전설의 터치헌터를 선보였다.

현재 국내 모바일 RPG 장르는 뛰어난 수익성을 기반으로 CJ E&M 넷마블,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컴투스, 게임빌 등 모바일 시장을 주도하는 대기업들이 각축적인 벌이고 있는 장르로, 대규모 마케팅은 기본이라고 할만큼 과열 현상을 보이면서 신생 개발사들의 도전이 쉽지 않는 상황이다.

넥슨 프로야구마스터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정욱 대표는 이번 전설의 터치헌터를 선보이면서 특정 플랫폼이나 퍼블리셔 없이 자체적으로 서비스하는 과감한 도전으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회사 설립 초기부터 모바일 RPG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헬로히어로, 몬스터길들이기 등 비슷한 게임이 연이어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같은 방식으로 퀄리티 경쟁을 하는 것은 작은 회사 입장에서 너무 힘들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대규모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충성회원을 확보하면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RPG는 넵튠 입장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장르였지만, 치열한 경쟁이 문제가 됐다고 한다.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본과 시간을 들여 만든 대작들과 직접적인 경쟁을 하는 것은 오히려 더 위험도가 크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넥슨의 영웅의 군단,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아크스피어, CJ E&M 넷마블의 다함께 던전왕 등 중소 게임사에서는 상상하지 못할 자금과 시간이 투입된 대작들과 직접 경쟁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다.

정욱 대표는 그들과 같은 게임방식으로는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같은 RPG라도 그들과는 완전히 다른 특색을 지닌 게임을 만들고 싶었고, 그래서 여러가지 장르가 복합된 전설의 터치헌터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요즘 대세가 되고 있는 자동사냥을 완전히 배제한 이유도, 그들과 달라야 하기 때문이고, 세계적인 흐름에도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설의 터치헌터의 계기가 된 게임은 피쉬 아일랜드입니다. 낚시 게임인데 리듬 게임 같은 손맛이 있더군요. 이것을 RPG로 만들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정욱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전설의 터치헌터는 RPG이긴 하지만, RPG라는 말로만 설명하기 힘든 복합 장르다. 미소녀를 모으는 TCG 같은 느낌도 살아있고, 노역장을 통해 재화를 생산하는 부분은 SNG 스럽기도 하다. 또한, 전투 부분은 피쉬 아일랜드처럼 화면에 쉴 틈 없이 쏟아지는 아이콘을 타이밍에 맞게 누르는 리듬 액션 방식이다.

기존에 인기 있는 요소들을 모두 모았지만,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게임. 눈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플레이해보면 더욱 즐거운 게임. 전설의 터치헌터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정욱 대표는 조작이 어려운 만큼 진입장벽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응하면 그 어떤 게임보다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라며, 10레벨 이후부터는 다양한 스킬 조작이 더해져 전략적인 재미도 느낄 수 있다고 자랑했다.

“워낙 특이한 방식의 게임이다보니 자체 서비스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히 큰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넥슨 프로야구마스터를 서비스해보니 왠만큼 유저수가 많지 않으면 수수료가 상당한 부담이 되더군요. 그리고 자체 서비스도 한번쯤 경험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욱 대표의 말에 따르면 퍼블리셔나 플랫폼을 아예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퍼블리셔보다는 자체 서비스를 해야 좀 더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으며, 추후 서비스가 안정화되면 카카오나 라인 같은 플랫폼 진출도 고민할 생각이라고 한다.

정욱 대표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대기업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참신한 생각을 가진 신생 개발사들이 더 많아져야 국내 게임 시장이 긍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더욱이 세계에서 통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들과 다른 시도가 필수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욱 대표는 신생 게임사들의 과감한 도전을 응원하기 위해 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과 손을 잡고 전설의 터치헌터 매출의 5%를 게임인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아직 여유로운 편은 아니지만 경쟁력 있는 중소 게임사가 많은 건전한 게임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는 부분에서 남궁훈 이사장과 뜻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금주 중에 영웅대전이라고 해서 4~5성 몬스터를 획득할 수 있는 던전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PVP 요소도 준비중이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정욱 대표는 전설의 터치헌터를 즐기고 있는 유저들을 위해 빠르게 콘텐츠를 늘려갈 계획이라며, 게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했다. ‘남들과 다른’ 게임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 달라서 더 재미있는’ 게임으로 성장시키는게 목표이기 때문이다. 전설의 터치헌터가 이런 노력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게임이 되는 것, 그리고 그 성과가 게임인재단을 통해 국내 게임산업을 긍정적으로 발전시키는데 힘이 되길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