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2K14 체험기①] 좌타 거포 류현진을 만들어보자

야구에는 매력적인 유형의 선수들이 많다. 지옥에서도 구해온다고 하는 좌완 강속구 투수. 찬스에 강한 슬러거. 30-30은 물론 40-40도 노려볼 수 있는 호타준족 야수. 엄청나게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유격수 혹은 존재만으로도 마운드가 안정되는 포수까지.

이런 다양한 포지션 중에서 본 기자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바로 좌타 거포 1루수다. 타석에 들어선 것만으로도 상대를 긴장하게 만들고, 한방에 역전까지 기대하게 만드는 존재감을 가진 선수다. 과거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슈퍼맨' 짐 토미(Jim Thome)를 너무나 좋아했던 탓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은 탓이리라.

프로야구2K14
체험기
프로야구2K14 체험기

한때 한 시즌에 52개의 홈런을 치기도 했고, 통산 612개의 홈런을 날린 강타자였지만, '약쟁이'들과 함께 경쟁한 탓에 이렇다 할 수상경력은 지니지 못했다는 것이 짐 토미의 팬이었던 본 기자에게는 제법 아쉬운 일이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이번 프로야구2K14의 마이 플레이어 모드 체험기는 짐 토미의 한을 풀 수 있는 좌타 거포 1루수를 만들어 보기로 말이다.

마이 플레이어 모드(이하 마플)은 자신만의 선수를 육성할 수 있는 프로야구2K14에 새롭게 추가된 모드다. 선수를 직접 생성해서 선수의 관점, 시점에서 플레이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모드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또한 완전히 새로운 가상의 선수가 아닌 실존했던 선수의 이름과 외형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또 다른 특징이라 하겠다.

프로야구2K14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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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체험기에서 기자의 분신이자 짐 토미의 한을 풀어줄 선수로는 2006년 한국 프로야구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06 류현진'이 선택됐다. 이유는 없다. 단지 메이저리그 진출 후에도 괜찮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 실제 경기에서 홈런 한 방을 날려주길 바라는 염원도 담았다. (실제 류현진은 좌타가 아닌 우타지만... 이런 사소한 것은 그냥 모른척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류현진을 선택하고 선수 역할은 타자로 했다. 거포로 키우기로 했으니 선수 타입은 당연히 슬러거. 타격 자세는 거포의 상징인 '오픈 스탠스'. 이제 홈런을 펑펑 날리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지만 아직까지 이것은 그냥 희망일 뿐. 직접 플레이를 하며 선수를 육성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프로야구2K14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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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육성이 끝나면 곧장 플레이에 돌입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오로지 내가 육성하는 선수의 시점에서만 게임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나 자신의 타석이 아닌 상황은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된다. 나는 오로지 내가 쳐야할 공, 내가 수비해야 할 공, 내가 진루해야 할 루에만 집중하면 된다.

좌타거포 류현진을 향한 첫 발걸음. 그 역사적인 첫 경기는 '12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였다. 상대 선발투수는 나이트. "무슨 첫 경기부터 에이스를 만나냐..."라는 투덜거림이 절로 나오는 상대였다.

프로야구2K14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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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초구를 힘껏 노렸다. 왜냐면 나는 거포니까. 홈런왕이 될 사나이니까. 방망이에 맞은 공은 외야를 향해 힘껏 날아갔다.

"어머? 나 첫 타석부터 사고치는 건가?"

이런 생각도 잠시. 공은 담장을 넘어가지 못하고 중견수에게 잡히고 말았다. 설레발은 필패라는 야구 격언이 여기서도 통할 줄이야.

다음 타석의 목표는 출루하기. 공이 아무리 멀리 날아갔어도 첫 타석은 아웃이었기 때문일까. 이번에는 좀 더 현실적인 목표가 주어졌다. 참고로 마플 모드에서는 매 행동마다 각기 다른 목표가 주어진다. 안타, 타점 등의 목표는 물론 출루하기, 유리한 볼카운트 만들기 등 제법 다양한 목표가 제공되고, 이를 수행하면 선수 육성에 필요한 SP를 얻을 수 있다.

프로야구2K14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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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루에 성공했다. 하지만 후속타선의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 이어서 수비로 넘어가게 됐다. 수비 역시 나에게 공이 날아올 순간에만 직접 조작하게 된다. 바꿔 말하면 수비 화면이 뜨게 되면 나에게 무조건 공이 날아온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이야기다.

타구가 오는 방향에 집중해서 W, A, S, D키로 이동을 하고 마우스로 상하좌우 영역을 클릭하면 송구를 할 수 있다. 단, 주의해야 할 것은 철저하게 자신의 입장에서 진행되는 게임이기에 1루와 3루의 위치가 타석과는 반대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공을 잡아서 1루로 던진다고 생각하고 화면의 우측 영역을 클릭하면 수비수는 공을 3루로 던지게 된다는 이야기. 나 역시 초반에 적응이 되지 않아서 숱한 에러를 하기도 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수비 에러를 하거나, 결정적인 찬스에 병살타를 치는 것처럼 팀에 해를 끼치는 행동을 해도 SP가 깎이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점수 못 버는 것도 억울한데 손해까지 보게 되면 얼마나 억울했을까...

프로야구2K14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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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행동을 반복한 결과 데뷔전을 마칠 수 있었다. 데뷔전 성적은 5타수 3안타 2타점. 경기 MVP에 선정되는 영광도 얻었다. 이 정도면 성공적인 데뷔전. 하늘에 짐 토미가 기뻐하는 모습이 보이기까지 했다. (물론 짐 토미는 아직 팔팔하게 살아있지만)

경기가 끝나면 경기 내 활약을 토대로 SP가 주어진다. 물론 이렇게 획득한 SP는 거포가 되기 위한 거름이 됐음은 물론이다. 죄다 파워에만 투자했으니 공이 더 멀리 날아가겠지.

총 30게임이 진행되는 마플 모드에서는 경기 중에 주어지는 목표 외에도 시즌 목표와 승격 능력치 목표가 주어진다. 슬러거 타입의 승격 능력치 목표는 당연하게도 파워가 우선시 된다. 좌우 파워 55, 선구안 50, 주의력 55, 송구파워 55 등이 승격 목표로 현재 나에게는 갈 길이 먼 목표이기도 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데뷔전의 활약으로 우타자 상대 파워를 51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는 것 정도겠다.

프로야구2K14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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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격 목표를 모두 달성하면 연봉이 오르게 되고, 다량의 SP가 주어진다(고 게임의 홍보모델인 클라라가 게임에서 설명했다). 그리고 이렇게 육성한 선수는 대전 모드와 리그 모드의 로스터에 등록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내가 키운 선수를 남들에게도 선보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거포 외길인생을 걷겠다'는 신념으로 데뷔전 이후 꾸준히 경기를 치렀다. 33타석을 치를 때까지의 성적은 타율 .375에 OPS .801. 신인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아직 홈런이 없다는 게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외야로 뻗어나가는 공의 갯수가 많아지고 있으니 홈런을 기록하는 것도 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찰나... 경기가 진행되지 않았다. 이유는 '스태미너 부족'. 본 기자의 스태미너가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마플 모드로 육성 중인 선수의 스태미너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마플 모드에는 각 선수마다 스태미너가 존재한다. 흔히 접하는 온라인게임의 피로도와 같은 개념으로 매 경기를 치를 때마다 스태미너가 하락하며, 이 수치가 0이 되면 그날은 경기를 더 진행할 수 없다.

프로야구2K14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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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거포의 길이 그렇게 호락호락할 리가 없지. 아쉽지만 거포가 되기 위한 노력은 우선 이 정도로 하기로 했다. 마플 모드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를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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