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놈놈놈] 영웅을 만나다 편

모바일게임 시장이 부각되면서 갑자기 부각되기 시작한 장르는 TCG 혹은 CCG 장르라 할 수 있다. 오래 전부터 TCG를 즐겨온 이들이라면 '우린 오래 전부터 이 장르를 사랑하고 즐겨왔다! 무슨 TCG가 갑자기 인기를 얻었냐!'라고 항의 아닌 항의를 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장소의 제약 없이 네트워크를 통한 가상 공간에서 카드 수집과 이를 활용한 전투를 펼칠 수 있게 된 덕분에 이 장르는 대중적으로 많은 관심을 얻게 됐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이렇게 수집과 전투가 이뤄지는 가상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를 들고 다니는 격이 됐으니 TCG, CCG는 알던 사람만 아는 장르에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르가 됐다.

카드를 모아 자신의 덱을 만들고 정해진 룰에 따라 전투를 진행한다는 재미. 그리고 그 내면에 자리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는 갖고 있는 수집욕과 이렇게 수집한 카드를 남들에게 선보이고 싶다는 과시욕까지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는 특징은 이 장르를 순식간에 '주류' 장르로 올려놨다. 예쁜 그림체로 그려진 다양한 캐릭터들은 덤이었다.

CJ E&M 넷마블이 출시한 영웅을 만나다는 이러한 특징을 지닌 TCG 게임이다. 트레이드 요소가 없다는 걸 생각하면 CCG라고 하는 게 조금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말이다.

영웅을 만나다
영웅을 만나다

김한준 기자(이하 까는 놈): TCG는 Trading Card Game의 약자고, CCG는 Collecting Card Game 혹은 Collectable Card Game의 약자야. 카드를 수집하고 수집한 카드로 전투를 진행한다는 것은 똑같지만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거래 요소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구분돼.

조광민 기자(이하 말리는 놈): 지금 누구보고 말하시는 건가요?
조영준 기자(이하 편드는 놈): 우리를 보고 말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까는 놈: 아니. 뭐. 혹시라도 모르는 사람 있을까봐서 -_-;

말리는 놈: 그건 그렇고 TCG 게임이 또 출시가 됐네요. 참 많이도 나옵니다.
편드는 놈: 그만큼 이 장르가 이제는 마이너가 아닌 메이저가 됐다는 뜻 아닐까요? 장르만 봐도 재미가 보장이 되는 게임의 반열에 오른 거랄까요?

까는 놈: 바하무트, 확산성 밀리언아서의 성공 이후로 이 장르는 이제 확실히 인기장르가 됐어.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인기 있을 때 만들어보자!'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은 것 같으니 한동안 꾸준히 나오겠지. 원더걸스, 소녀시대가 빵 뜨니까 우후죽순처럼 걸그룹 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닐까 싶다.

말리는 놈: TCG 장르의 게임들이 대부분 비슷한 구조와 게임성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죠.
편드는 놈: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요소가 거의 정해져 있으니까요. 이러다보니 캐릭터 디자인에 공을 들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네요. 과거 유행하던 횡스크롤 액션게임이 독특한 콘셉트와 개성있는 캐릭터를 부각시키는 데 노력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영웅을 만나다
영웅을 만나다

까는 놈: 익숙함을 준다는 건 장점이지만, 익숙함이 반복되면 지루함이 될 수 있거든. 게이머들은 제법 변덕스러우니까. 아까 영준이가 과거 횡스크롤 액션게임의 예를 들었는데, TCG 역시 마찬가지야. 어떤 세계관을 구축하느냐와 얼마나 개성 있고 예쁜 그림체로 그려진 캐릭터를 선보이느냐로 게임성을 가르고는 하는 게 요즘 TCG 시장의 흐름이야.

말리는 놈: 영웅을 만나다의 세계관은 복합 세계관이더군요. 동양과 서양의 실존 인물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이들이 함께 힘을 합쳐 전투를 펼치는 방식의 세계관입니다.
편드는 놈: 이게 강점인데. 완전히 가상의 캐릭터이 등장하는 여타 게임과는 달리 실존 인물을 다루고 있어서, 이들이 어떤 식으로 게임 캐릭터가 됐는지 보는 재미가 있어요. 게임 플레이의 재미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게임에서 찾을 수 있는 소소한 재미인 것에는 변함이 없죠.

까는 놈: 그러고보니 각각의 카드마다 해당 캐릭터가 역사 속에서 어떤 일을 했었는지가 적혀있더라. 이거 읽고 싶어서라도 카드 수집을 하고 싶을 수도 있겠어.

편드는 놈: 보통은 그림이 예뻐서 캐릭터를 수집하는데, 이 게임에선 수집욕을 자극하는 요소가 하나 더 있다고 볼 수 있어요. 확실한 장점입니다.

카드 수집 이외에 즐길만한 요소도 충분히 있어요. 일반적인 스토리모드라 할 수 있는 모험모드와 대전에 중점을 둔 전투모드에는 시나리오 모드인 ‘영광의 길’, 덤벼드는 적을 막아내는 ‘제국침략’ 등의 세부 모드가 존재합니다.

까는 놈: 전투는 죄다 자동전투지만 적어도 전투를 해야 하는 목적을 다양하게 제공하는 방식이네. 즐길거리가 많다는 것은 어느 게임이건 환영할 일이지.

영웅을 만나다
영웅을 만나다

말리는 놈: 그렇죠. 재미있자고 하는 것이 게임이니까요.

그런데 말이야. 모험이나 전투모드의 시나리오 모드를 하다가 보면 게임 난이도가 갑자기 올라가는 거 같더라. 뒤로 진행될 수록 게임 난이도가 상승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이게 올라가는 폭이 너무 급해.

편드는 놈: 난이도가 상승하면 상승하는 거지. 너무 급하게 어려워진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
까는 놈: ‘아... 이거 조금 있으면 클리어 못 하는 시기가 오겠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면서 게임 난이도가 상승하면 이에 대응하기 위한 플레이를 하게 돼. 수집에 열을 올린다거나, 강화에 신경을 쓴다거나 하면서 말이야.

그런데 이 게임의 난이도 배치는 잘 걸어가던 길에 갑자기 담벼락이 눈 앞에서 불쑥 올라오는 느낌 혹은 계단을 올라가는데 뜬금 없이 내 허리만큼 높은 단을 마주하는 느낌이야. 당황스러움을 주는 난이도 배치는 좀 수정해야 하지 않을까?

TCG 게임에서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더 강한 카드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게 또 쉽지가 않아. 카드가 잘 나오지 않는다는 소리가 아니라... 카드를 확보할 수 있는 통로를 너무 조금 만들어놨어. 게임을 하다 보면 답답하더라고.

일단 틀은 잘 짜놨어. 카드를 수집할 수 있는 길을 좀 더 다양하게 열어주고, 즐길거리만 꾸준하게 추가시켜주면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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