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대, 강제적 셧다운제 합헌 판결에 우려 표명

문화연대가 헌법재판소의 강제적 셧다운제 합헌 판결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문화연대는 금일(25일) 성명을 발표하며, 지난 24일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7명의 결정으로 강제적 게임셧다운제가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합헌의 근거로 제시된 내용이 과학적 근거나 객관성이 부족하다라고 주장했다.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중독성' 등은 강제적 게임셧다운제와 같은 과잉규제를 정당화하기에는 부족한 논리, 근거라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문화연대는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으로 인해 청소년의 문화적 자기결정권과 행복추구권, 게임산업 종사자의 표현의 자유, 부모의 교육권 등 헌법이 보장하는 가치들은 다시 한 번 부정됐음을 강조 했으며, 밤12부터 오전6시까지의 인터넷게임 접속 차단이 과도한 규제가 아니라는 판결문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과도한 청소년 보호논리에 기반한 이번 판결이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어 이해하기 힘든 헌법재판소의 이번 강제적 게임셧다운제에 대한 합헌 결정에 문화연대는 다시 한 번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문화연대는 청소년 보호논리의 문제점과 게임을 포함한 문화콘텐츠 전반의 규제 문제에 대한 사회적 토론을 더욱 확산시키는 등의 노력을 통해 결국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규제를 철폐시키는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문화연대의 성명서 전문이다.

헌법재판소의 강제적 게임셧다운제 합헌 결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어제(4/24)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7명의 결정으로 강제적 게임셧다운제가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아쉬운 점은 합헌의 근거로 제시된 내용이 과학적 근거나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인터넷게임 자체는 유해한 것은 아니”라고 인정하되 “높은 인터넷게임 이용률 및 중독성 강한 인터넷게임의 특징을 고려”했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인데, 아주 일반화된 사회현상이나 과학적,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중독성’ 등은 강제적 게임셧다운제와 같은 과잉규제를 정당화하기에는 부족한 논리, 근거라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불어 청소년들의 거의 유일한 여가 활동으로서 게임의 가치와 필요성이 증가하고, 따라서 적극적인 진흥과 개입으로 청소년들의 여가생활에 좋은 기능을 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등 게임의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한 노력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찬물을 끼얹는 결정이기에 더욱 아쉬운 결정이었다.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으로 인해 청소년의 문화적 자기결정권과 행복추구권, 게임산업 종사자의 표현의 자유, 부모의 교육권 등 헌법이 보장하는 가치들은 다시 한 번 부정되었다. 게임을 만드는 주체인 게임산업 종사자, 게임을 하는 청소년과 가정에서의 부모의 역할도 모두 부정되었다. 남은 것은 검증되지 않은 근거에 기반한 과도한 규제에 대한 면죄부 뿐이다. 만 16세 미만의 국민들이 특정한 시간에 특정한 활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단 말인가? 밤12부터 오전6시까지의 인터넷게임 접속 차단이 과도한 규제가 아니라는 판결문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우려스러운 것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과도한 청소년 보호논리에 기반한 이번 판결이 미칠 영향이다. 게임을 4대 중독물질로 보는 ‘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일명 게임중독법)’ 입법안에서도 이미 게임의 해악성을 주장하는 근거로 게임셧다운제가 활용된 바 있다. 하지만 합헌 결정을 내린 판결문에서도 ‘인터넷게임 자체는 유해한 것이 아니라’라고 한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게임중독법 등 게임의 유해성을 과장되게 포장하여 규제하려는 최근의 조치들은 합헌 결정문에서조차도 정당성을 얻을 수 없는 논리일 뿐이다.

한편, 우리는 반대 의견으로 2명의 재판관이 내린 판단에 대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록 위헌 결정을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반대 의견을 통해 강제적 게임셧다운제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등의 문제가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 의견에서는 강제적 게임셧다운제가 “청소년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부모의 자녀교육권 및 게임 제공자의 직업의 자유 등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청소년의 수면시간 확보가 이러한 기본권 제한을 정당화할 수 있는 사유인지 의심스럽고, 기본적으로 인터넷게임을 유해하고 무가치한 것으로 보는 시각을 전제로 하고 있어 적절한 수단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결국 강제적 게임셧다운제가 “전근대적이고 국가주의적이고 행정편의적인 발성에 기조한 것으로 문화에 대한 자율성과 다양성 보장에 반하여 국가가 지나친 간섭과 개입을 하는 것이므로, 헌법상 문화국가의 원리에 반한다”고 결론지었다.

이해하기 힘든 헌법재판소의 강제적 게임셧다운제에 대한 합헌 결정에 문화연대는 다시 한 번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청소년들의 문화적 자기결정권, 표현의 자유, 부모들의 교육권 등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가치들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청소년 보호논리 앞에 무너지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다시 한 번 이를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함을 인식하게 된다. 문화연대는 청소년 보호논리의 문제점과 게임을 포함한 문화콘텐츠 전반의 규제 문제에 대한 사회적 토론을 더욱 확산시키는 등의 노력을 통해 결국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규제를 철폐시키는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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