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을 바꾸면 재미가 보인다. 신개념 등산 런게임 산타고 with BAND

A : 런게임이 출시됐어.
B: 또 윈드러너, 쿠키런 같은 게임이야? 이제 지겨운데.

주위 사람들에게 새로운 런게임이 나왔다고 얘기하면 십중팔구 이런 대답이 나올 것이다. 요즘 모바일 게임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보니 대박 게임이 하나 등장하면 비슷한 스타일의 게임으로 쏠리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어, 게이머들도 신작 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런게임 장르는 윈드러너와 쿠키런이라는 국민게임이 버티고 있는 장르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한정된 화면 속에서는 새로움을 추구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세상에 수많은 MMORPG와 FPS가 비슷한 게임성 속에서도 각자의 매력을 살려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을 보면 런게임 장르도 색다른 아이디어만 내놓을 수 있다면 성공을 거두지 못할 이유는 없다.

이번에 아우러에서 출시한 산타고 with BAND(이하 산타고)는 이런 발상의 전환이 얼마만큼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름만 들었을 때는 “산타를 육성하는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만든 게임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고, 스크린샷을 봤을 때는 “그냥 템플런 스타일의 종스크롤 런게임이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었지만, 직접 해보니 정말 달랐다.

산타고의 특징은 익스트림스포츠인 암벽등반을 런게임에 접목시킨 것이다. 절벽을 배경으로 한정된 체력을 소모해 최대한 높이 올라간다는 직관적인 목표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것만으로는 게임이 너무 단조로우니 점수를 높여주는 코인과 아이템, 그리고 다양한 방식의 장애물이 등장해 게이머들을 도와주기도 하고, 방해하기도 한다.

플레이의 기본은 좌우로 이동하면서 절벽에 장애물에 부딪히지 않고 절벽에 매달려(?) 있는 코인과 아이템을 먹는 것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심심하니 슬라이딩 회피를 활용한 콤보 시스템을 도입했다. 슬라이딩 회피로 장애물을 피하면 콤보가 이어지고, 이를 통해 수퍼 게이지를 쌓은 후 발동하면 장애물을 파괴하고 빠른 속도로 전진하는 슈퍼 모드가 발동한다. 즉, 슬라이딩 회피로 수퍼 게이지를 빠르게 쌓아 슈퍼모드를 많이 발동하는 것이 고득점의 지름길이다.

암벽등산이 소재인 만큼 육성 요소도 당연히 가미되어 있다. 현실에서도 아무리 기술이 좋다고 하더라도 체력과 힘이 부족하면 많이 오르지 못하는게 당연한 것처럼, 산타고에서도 플레이를 통해 모은 게임머니를 활용해 캐릭터의 체력, 수퍼모드 지속 시간 등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물론 기본 캐릭터로 부족하다면 더 상위 등급의 캐릭터를 구입하면 된다. 기본 캐릭터로도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긴 하지만, 친구와 모임을 기반으로 소셜 요소가 강조되어 있는 밴드 플랫폼으로 출시된 만큼 남들과의 경쟁의 재미를 맛보려면 캐릭터 강화는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스와이프 모드와, 터치 모드. 두가지 조작 방식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스와이프 모드는 화면을 슬라이드해서 캐릭터를 조작하는 방식이고, 터치모드는 화면 하단에 배치되는 아이콘을 터치해서 캐릭터를 조작하는 방식이다. 게이머마다 편한 방식이 다르겠지만, 이왕이면 속도감을 더 느낄 수 있는 스와이프 모드로 플레이하기를 추천한다.

이렇듯 산타고는 암벽등반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활용해 속도감 넘치는 새로운 방식의 런게임을 구현했다. 어차피 달리는(?) 것 만으로는 차별성을 부여하기 힘든 상황에서 암벽등반이라는 소재를 도입해 게이머들에게 달려야 하는 이유와, 극복해야 할 장애물에 대한 당위성을 제공한 산타고의 아이디어는 정말 비범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작 가이드 화면이 좀 부실하며, 게다가 한번 지나치면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간단한 조작이라고 하더라도 누구나 한번만 보고 완벽하게 숙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실제 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좀 더 상세한 튜토리얼이 추가되면 더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