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놈놈놈] 마리오 카트8 편

마리오 카트. 캐주얼 레이싱의 조상님 격인 이 게임의 8번째 작품이 출시됐다. 슈퍼마리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카트를 타고 도로에 바나나 껍질을 버리고 거북이 등껍질을 집어던지는 등 난폭운전을 일삼는 게임 마리오카트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1992년. 그리고 22년의 시간이 흘러 그 8번째 시리즈가 다시 게이머들을 찾아왔다.

매번 시리즈가 출시됐을 때마다 그랬듯이 이번에도 게이머들은 이 게임의 등장을 두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지난 5월 29일, 30일, 31일에 걸쳐 각각 일본, 북미/유럽, 호주 지역에 출시된 이 게임은 한동안 판매부진에 시달리던 Wii U의 판매량을 견인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특히, 영국에서는 마리오 카트8 출시 이후 Wii U의 판매량이 600% 이상 늘어났다고 하니 이 게임의 인지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김한준 기자(이하 까는 놈): 그런데 600% 이상 판매가 늘어났다는 건 바꿔 말하면 그 전에 엄청나게 안 팔리고 있었다는 이야기 아니야?

조영준 기자(이하 편드는 놈): Wii U가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긴 하죠. 그런데 보통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 '아 이제부터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긍정적인 마인드로 세상을 바라보는 거죠.

마리오카트8
마리오카트8

까는 놈: ...싫어 -_- 그래도 네 말마따나 E3 2014에서 다양한 신작이 출시될 것이라는 예고를 하기도 했으니, 그런 기대가 드는 것도 사실이야. 마리오 카트8은 이런 기대감을 이끄는 선봉에 서 있고.

조광민 기자(이하 말리는 놈): 그런데 왜 뜬금없이 마리오 카트8을 다루겠다는 겁니까? 국내에 정식으로 발매된 게임도 아닌데. 아니 애초에 Wii U 자체가 국내에 정식발매가 안 됐잖아요.

편드는 놈: 전에도 엑스박스 원 다룬 적 있잖아요. 정식으로 발매 안 된건 마찬가지인데. 주목할만한 소재가 있으면 다 다루는 게 옳지 않겠습니까? 같은 맥락에서 마리오 카트8도 다루지 못 할 이유는 없죠.

까는 놈: 아니... 원래는 내가 이번에 Wii U하고 마리오 카트8을 산 김에 쓰려고 한 건데... 영준이가 이렇게까지 설명을 해 주니까... 그냥 '어 맞아' 하고 넘어가고 싶어진다;

말리는 놈: 자기가 샀다고 소재로 삼아버리다니... 어? 그런데 Wii U에 관심 없다고 하지 않았어요?

까는 놈: 영국에 마리오 카트8 출시 이후 Wii U 판매량이 급상승 했다고 했지? 나 같은 사람들이 영국에 많은가봐 -_- 나도 마리오 카트8 하나 때문에 Wii U 샀어. 예전에 NDS로 출시된 마리오카트 DS 이후엔 큰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 작품은 무척 재미있어 보이더라고.

마리오카트8
마리오카트8

재미있는 게임이 있으면 하고 없으면 안 한다. 가장 기본적인 게임과 게임기 선택의 기준 아니겠어?

편드는 놈: 마리오 카트 DS가 2005년에 출시됐으니까... 거의 10년 만에 마리오 카트를 구입하신 거네요. 왠일로 사셨나요?

까는 놈: 와이프하고 같이 하려고.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것이 원만한 부부생활의 지름길 아니겠니?

말리는 놈: ...됐고... 뭐 달라진 게 있던가요?

까는 놈: 너 지금 '됐고'라고 했지 -_-

그래픽이야 당연히 플랫폼이 바뀌었으니 좋아진 건 당연하고... 물론 Wii U의 성능이 현세대 기종이 PS4나 Xbox One 보다는 전세대 기종인 PS3나 Xbox 360과 비교될만한 탓에 대단히 뛰어난 그래픽이라고 하지는 못 하겠지만 그래도 깔끔한 느낌을 주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해상도가 720p에 불과해서 좀 자글자글하긴 하지만.

편드는 놈: 게임 그래픽이야 분위기만 잘 살려주면 크게 문제시 할 건 아닌 거 같아요. 게임 탓이라기 보다는 하드웨어 탓이니까요. 그래도 2인 대전에서도 60프레임을 유지하고, 4인 대전 시에도 30프레임으로 게임이 구동되는 건 칭찬할 부분입니다.

마리오카트8
마리오카트8

까는 놈: 애초에 마리오 카트라는 게임이 뭐 크게 달라질 게 있는 게임은 아니잖아? 나오던 캐릭터들이 없어지고 새로 나오는 캐릭터가 추가되고, 아이템이 추가되고 신규 트랙이 포함되는 식으로 시리즈가 지속되오던 게임이고 이번 작품도 이런 식으로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의 변화가 이뤄졌어.

편드는 놈: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인상적인 변화는 새로운 기믹이 추가됐다는 것이겠죠. '반중력' 이라는 개념이 새롭게 도입되면서 레이스 운영에 있어 참고할 부분이 늘어났습니다. 달리는 맛도 색다르구요.

까는 놈: '반중력' 기믹이 도입된 레이싱 게임이라면 닌텐도 진영의 대표 타이틀이라 할 수 있는 '에프제로'를 꼽을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팀킬 아닌가? '에프제로' 신작 안 나오는 거 아닌가 하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더라고.

그런 걸 접어두고 '반중력' 기믹만 이야기를 하자면, '반중력' 구간에 접어들면 카트의 바퀴가 접혀서 공중에 뜬 채로 질주를 하게 돼. 이 구간에서는 캐릭터끼리 충돌을 하거나 트랙 중간에 솟아올라서 파랗게 빛나고 있는 부분에 접촉하면 가속효과를 얻고. 덕분에 상대방과 충돌을 더 적극적으로 하는 운영을 할 수도 있어. 기존 시리즈에는 접할 수 없는 새로운 느낌이지.

편드는 놈: '반중력'이 적용된 덕분에 벽을 타고 달리는 식으로 코스를 공략할 수도 있어요. 좀 더 입체적으로 달리는 재미도 있고, 보는 재미도 확실합니다. 이러한 구간을 만들기 위해 닌텐도가 스테이지를 굉장히 입체적으로 구성했거든요. 1992년에 등장한 마리오카트가 바닥에 붙어서 달리기만 했던 걸 감안하면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 됐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이에요.

마리오카트8
마리오카트8

말리는 놈: 캐릭터나 아이템에 변화는 없나요? 기본적으로 캐릭터 레이싱 게임인데다가 아이템을 활용하는 재미도 만만치 않은 게임이기에 신경이 쓰이는 부분인데요.

까는 놈: 캐릭터는 총 30개가 등장하고, 처음에는 일부만 선택할 수 있다가 그랑프리 모드에서 컵을 클리어 할 때마다 랜덤으로 캐릭터가 언락되는 형식이야. 캐릭터의 성능은 각각 다르게 설정되어 있고, 레이스 전에 설정에서 차체, 바퀴 등을 어떻게 조합하냐에 따라 성능이 크게 변하기 때문에 게이머가 체감할 수 있는 캐릭터 종류는 30개보다 훨씬 많은 셈이지.

이번에는 바이크나 ATV도 선택할 수 있어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의 재미가 더 늘어났다. 여자 캐릭터의 경우는 바이크를 선택하면 바이커 복장으로 옷이 바뀌기도 해.

말리는 놈: 남자 캐릭터는요?
까는 놈: 안 바뀌어. 바뀌는지 안 바뀌는지 솔직히 관심 없다.

편드는 놈: 사운드도 훌륭하지 않은가요? 시리즈 최초로 오케스트라가 도입된 걸로 알고 있는데...

까는 놈: 특정 트랙의 경우는 아예 코스의 콘셉트를 음악으로 잡기도 했어. 볼륨을 크게 해놓고 게임을 즐기면 시종일관 떠들석한 분위기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무척이나 신나는 게임이야.

오랜 기간 인증을 받아온 마리오 카트 시리즈 특유의 재미가 HD 그래픽이라는 옷을 갈아입고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함께 더욱 흥겹게 돌아왔어. 게임을 잘 모르는 이들도 신나게 즐길 수 있다는 게 이번 게임의 큰 장점이지.

말리는 놈: 그런데 슬슬 불안해지네요.
편드는 놈: 게임에 대해 왜 이렇게 좋은 소리를 많이 합니까? 그런 사람이 아닌데... 사람이 안 하던 걸 하면 죽는다던데...

마리오카트8
마리오카트8

까는 놈: 걱정말어. 지금부터 깔거니까. 죽기 싫어서라도 까야겠구만 -_- 단점이 없을리가 있냐. 당연히 단점이 있지. 크게 세 가지를 단점으로 꼽을 수 있어. 편의성과 게임의 볼륨, 대전 밸런스 측면에서 말이야.

편드는 놈: 편의성이요? 게임 구조가 상당히 단순하고, 조작법도 무척이나 간단명료한 게임인데 애초에 불편할 부분이 있긴 한가요?

까는 놈: 도대체 그 놈의 미니 맵을 왜 게임화면에 표시를 안 하고 컨트롤러 화면에 뜨게 만들었냐고. 자동차 운전 중에 한눈 팔면 큰일난다는 건 누구나 아는 거 아니야? 게임 템포가 무척 빠르고 순위가 휙휙 바뀌는 와중에 맵 본다고 패드 쳐다보다가 코스 이탈하는 경우도 있다고. 안전운전의 적이야 이 게임은.

편드는 놈: 미니 맵 볼 일이 그렇게 많은가요? 그리고 게임 좀 하다보면 금방 적응할 수 있는 부분이구요.

까는 놈: 게임 좀 해 본 사람들은 그렇겠지. 그런데 Wii U는 저연령층,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라이트 유저들도 타겟으로 삼고 있는 기기고 마리오 카트8도 그런 급부의 게임이야. 어린아이들이나 라이트 유저들이 그렇게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을까? 처음에는 당연히 불편할 수 있는 부분이잖아. 네가 금방 적응한다고 모두가 금방 적응한다고 생각하면 곤란해.

그리고 나 같은 경우는 나와 다른 캐릭터와의 거리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보려고 미니 맵을 자주 보거든. 꼭 앞으로 나올 코너에 대비하는 용도가 아니더라도 미니 맵은 자주 보게 되어 있어.

하드웨어 특징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적어도 불편함은 주지 않는 선에서 강조를 해야지. 옵션에서 미니 맵을 TV에 표시할 것인지 아니면 컨트롤러 액정에 표시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게 해주면 될 일이잖아. 애초에 기본적인 옵션 메뉴가 아예 없어. 음량, 화면 밝기 조차도 조절할 수가 없다고. 패치 해야된다고 봐 이건.

마리오카트8
마리오카트8

말리는 놈: 볼륨이 부족하다는 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하고 싶은 말 싹 다 하시죠. 트랙의 수가 부족하다는 의미인가요?

까는 놈: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다. 트랙의 수가 많았으면 좋겠지만 트랙 수에 불만이 있다는 뜻은 아니야. 트랙이 퀄리티가 워낙에 괜찮아서 양보다는 질에 집중했다는 느낌도 있고. 뭐 이해는 해.

문제는 즐길만한 콘텐츠가 별로 없다는 거야. 50cc, 100cc, 150cc로 나뉘어진 난이도 별로 그랑프리 모드에서 모든 트로피를 수집하고 나면 할 것이 별로 없어. 배틀 모드가 있기는 하지만, 구색 맞추기 느낌도 강하고.

그럼 자연스럽게 온라인 배틀에 기웃거리게 되는데, 여기서 대전 밸런스가 좀 아쉽더라고. 어느 게임이건 고수가 있기 마련이고 마리오 카트8에도 매 대전마다 ‘괴수’ 같은 고수가 등장하는데 이러한 1위 유저를 견제할 수단이 없어.
편드는 놈: 잘 하는 사람이 1위 하는 거 자체가 불만인 건가요? 그건 좀 억지잖습니까.

까는 놈: 누가 실력대로 순위 나뉘는 게 불만이랬냐. 하지만 중하위권 유저가 상위권 유저를 견제할 수 있는 길이 있었으면 어떨까 했다는 소리지. 처음 시작할 때만 보고 게임 끝날 때까지 한 번도 마주칠 일이 없으면 결국 중하위권 유저들만 치고 받는 그림이 그려진다고. 상위권 유저는 그들 나름대로 맥 빠지고.

1위 견제 아이템이 전혀 없는 건 아니야. 파랑 등껍질은 1위만을 공격하긴 하는데, 신규 아이템은 슈퍼 클랙션(북미명 슈퍼 혼)이 있으면 이걸 무효화 시킬 수 있거든.

말리는 놈: 좀 더 치열한 레이스를 즐기고 싶다는 말인 것 같네요.

까는 놈: 레이스 중에 하위권 유저나 레이팅이 아예 낮은 이들은 성능이 좋은 아이템이 나올 확률을 좀 더 높게 잡아준다거나 하면 이들도 상위권 유저를 쉽게 견제하면서 요행으로나마 상위 입성을 노릴 수 있고, 상위권 유저들은 그들 나름대로 더 치열하게 달리는 구도가 그려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나는 기본적으로 이 게임을 ‘달리는 대난투’라는 개념으로 바라보고 있어. 가볍게 달리지만 순위 경쟁은 무척이나 치열한 게임이 바로 마리오 카트8이니까. 이러한 부분만 보강을 했으면 이 게임을 정말 오래도록 즐길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네. 게임이 워낙 재미있어서 오래 즐기고 싶거든.

편드는 놈: 그건 그렇고… 다음에는 정식으로 출시된 게임을 다루면 안되겠습니까?
까는 놈: 왜?

편드는 놈: 지금 편집부에서 이 게임 한 사람이 선배 한 명 밖에 없는데… 우리들은 게임을 못 해봐서 뭐라 할 말이 없잖아요!
까는 놈: 너도 사라 그럼 -- 같이 2인용 하자 --

편드는 놈: 뭐 이런 초등학생 같은 논리를 내세우고 그러십니까. 명색이 기자라는 사람이!
말리는 놈: 게임을 못 해봐서 할 말이 없고, 할 말이 없으니까 우리 분량이 줄어들잖아요!! 얼마나 답답한 줄 알아요?!!

까는 놈: …답답하면 너희들이 쓰던가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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