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게임 2주년, 549개의 그림자

최근 급증하고 있는 스마트폰에서 최고의 콘텐츠인 게임에서도 화제를 불러모으거나 남다른 기대감을 얻고 있는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입니다. 소개 자료는 각 모바일게임 개발사를 비롯해 퍼블리셔와 모바일게임 커뮤니티 헝그리앱(http://www.hungryapp.co.kr) 등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카카오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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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일명 카톡 게임이라 불리는 '카카오톡 게임센터'가 2주년을 맞이했다.

카카오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현재 230여 개 파트너와 520개의 게임을 제공하고 있으며, 누적 가입자 5억 2천만 명, 월평균 순이용자 2천만 명을 보유한 대체 불가한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이번 기획에서 주목하는 것은 카카오 게임의 빛이 아닌 그림자다. 카카오 게임의 위세가 날로 강해지는 가운데 희생양으로 내몰렸던 게임들도 있었지만, 정작 기억하는 유저들은 드물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카카오 게임은 그저 일부에 불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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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9개 서비스, 종료는 10% 이상

2014년 8월 13일을 기준으로 카카오 게임은 549개다. 작년 카카오 게임 1주년일 때 99개라는 것을 감안하면, 불과 1년 만에 출시된 게임의 양만 비교한다면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한 셈이다.

그러나 출시되는 게임만큼이나 종료된 게임들도 많았다. 헝그리앱이 서비스를 종료한 게임을 잠정 집계한 결과 61개의 게임이 형장의 이슬처럼 사라졌다. 물론 이 수치도 최근 기록을 바탕으로 작성, 초창기 게임부터 집계하면 종료한 게임들의 수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종료한 게임들의 수가 아닌 이들이 왜 사라지는가에 대해서다. 심지어 서비스 종료 소식으로 게임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 시쳇말로 게임의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게임이 실패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부분 재미가 없어서 실패한 것이라는 말을 떠올린다. 재미와 흥이라는 사람의 감정을 DAU나 ARPU로 정의를 내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다양한 내외부의 변수가 있었지만, 그저 '재미없다'는 말로 정의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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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카카오 게임 내에서 롤플레잉 부문에만 96개, 짝맞추기도 72개, 달리기는 65개다. 그만큼 동종 유사 장르의 게임이 피가 터지게 경쟁하는 것이 현실이다. 워낙 비슷비슷한 게임이 많은 관계로 순수한 콘텐츠 경쟁도 있지만, 자금력도 외부 변수로 작용한다.

흔히 어뷰징으로 통하는 CPI와 부스팅도 어지간한 자본이 아니라면 제대로 통하지 않는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어뷰징으로 흥한 자! 어뷰징으로 망한다!'라는 말이 술자리에서 쉽게 나온다.

자본의 힘을 빌리지 않고, 순수한 콘텐츠로 승부한다는 것은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말이다. 반면에 개발사라면 마지막 승부라 생각하고, 콘텐츠 보강과 강화에 힘을 쏟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바로 악마의 유혹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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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현실의 갈림길, 카피캣과 스타일

모바일 게임을 엔테테인먼트의 백년대계(百年大計)라 생각하고, 접근할 수준이 아니다. 철저하게 기획된 상품이다. 상품은 무조건 팔려야 한다. 바로 여기 '무조건'이라는 것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카피캣의 유혹이 시작된다.

속된 말로 단타로 치고 빠질 것인지 장타를 보고 힘을 비축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개발사는 많다. 현실의 벽을 이겨낼 수 있는 금전적인 지원이 없다면 카피캣은 일종의 솔루션이다. 더욱 카카오 게임에서 서비스 중인 몇몇 게임들의 성공으로 '카피캣이 성공하면 면죄부!'라는 말이 퍼지기 시작했다.

스타트업이라는 단어가 익숙해진 요즘 카피캣은 생존 DNA라는 말로 포장되어 이 순간에도 개발자와 개발사를 괴롭히고 있다. 이와 비슷한 게임이 출시될 때마다 오픈 마켓 리뷰에는 육두문자가 남발되는 글이 올라오곤 한다. 이제는 허투루 개발하고, 출시만 하는 시기는 지나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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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슬러 카카오 게임 초창기는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퍼즐과 미니 게임이 주류를 이루었다. 지금은 친숙함과 익숙함을 앞세운 모바일 RPG가 매출 차트를 점령했다. 2년 만에 달라진 시장의 상황은 개발사와 퍼블리셔에게 소위 '멘붕'을 유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게임 차트와 통계 사이트의 게임들이 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퍼즐앤드래곤, 캔디 크러시 사가, 클래시 오브 클랜, 템플런이다.

이들은 각자 카피캣의 원형이 되어 양산형 게임과 카피캣의 좋은 표현인 '스타일'로 귀결되는 게임들을 쏟아내게 했다. 단순히 영향과 모니터링, 벤치마킹으로 정의할 수 있는 수준을 떠난 양산형 게임들의 시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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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영향을 벗어나고자 했던 게임들은 있었지만,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시장 상황 때문에 철저하게 실패했다. 또 퍼드 스타일과 COC 스타일로 무장한 게임들이 '한국형'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출시, 시장에서 반응을 얻었다. 그 결과 카피캣 논란은 성장통이 아닌 일종의 통과 의례로 받아들이는 게임들이 늘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조차 시장의 자정 작용을 거쳐 주홍글씨처럼 낙인이 찍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결국 게임의 궁극적인 장르인 RPG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각 장르의 장점을 흡수할 수 있고, 어떠한 장르와도 조합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 '한국형 모바일 RPG'라는 신종 키워드가 등장하기 이른다.

2부에 계속...

자료 출처 : 헝그리앱(http://www.hungryap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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