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 웃는데 엑스박스 원은... 희비 갈리는 차세대 게임기 시장

소니 마이크로소프트는 비디오게임 시장의 해묵은 라이벌이다. 플레이스테이션2와 엑스박스로 처음 경합을 시작한 이들의 경쟁은 플레이스테이션3-엑스박스 360 시대를 거쳐 차세대 게임기라 불리는 플레이스테이션4(이하 PS4)와 엑스박스 원에 이르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PS4와 엑스박스 원이 출시된 것이 2013년 11월이니 이들 게임기가 출시된 것도 햇수로 2년이 됐으며, 그 기간에 적지 않은 기기가 보급이 됐다. 차세대 게임기라는 말보다는 현세대 게임기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기기들이라는 이야기다.

플레이스테이션4 엑스박스원
플레이스테이션4 엑스박스원

이들 게임기는 국내 시장에서도 출시 이전부터 국내 비디오게임 마니아들의 관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각 게임기가 출시된 이후 판매 행보와 게이머들의 반응에는 큰 차이가 생기기 시작했다. 출시와 동시에 말이다.

두 기기의 발매 당시의 분위기만 보더라도 이러한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PS4의 국내 출시 당시 SCEK는 국제전자상가 앞에서 런칭 행사를 기획했다. 추운 겨울에 야외에서 진행되는 행사였음에도 약 천여 명에 달하는 인원이 현장을 찾아 열기를 고조시켰다.

반면, 엑스박스 원 출시 행사는 PS4에 비해 다소 아쉬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계절적인 면에서 PS4 출시 행사 당시보다 유리한 9월에 개최됐으며, 행사 장소 역시 영등포 타임스퀘어 내부에서 진행됐음에도 더 적은 인원이 현장을 찾은 것이다.

단순히 런칭 행사 현장의 분위기 뿐만 아니라, 런칭 이후 판매 현황에서도 두 기기는 차이를 드러냈다. PS4는 기기를 구할 수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는 이들이 많았지만, 엑스박스 원은 구매하고자 마음 먹으면 별 무리 없이 기기를 구매할 수 있었다.

이러한 판매 행보의 차이는 단순히 기기의 성능 차이 때문만은 아니다. 물론 두 기기의 수치상 성능에 차이가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느 한 쪽이 전세대보다 발전한 게임을 즐기지 못 할 정도로 뒤쳐지는 것도 아니었기에 두 기종의 판매 행보와 그에 대한 게이머들의 반응이 나뉘어지는 현상에는 기기의 성능 외적인 부분도 관여하고 있다.

PS4 현장 판매 행사
PS4 현장 판매 행사

게이머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SCEK와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가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게 만든 원인으로 꼽는다. PS4를 국내에 출시하기 위해 대단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SCEK와 달리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 원의 출시 이전부터 이후까지 미온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 원 출시 이후 꾸준하게 게이머들에게 비판을 받아왔다. 최초 공개된 출시 가격이 무척 높게 책정되어 게이머들의 항의를 받고, 가격인하 서명운동까지 이어졌다. 결국 한국 마이크로소프트는 뒤늦게 가격을 인하했지만, 게이머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여기에 출시 이후에는 예약구매자들보다 소매점에서 직접 구매하는 이들이 기기를 먼저 수령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심지어 소매점에서 구매한 이들은 데스티니나 타이탄 폴 같은 게임을 덤으로 얻을 수도 있었다. 이로 인해 한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예약 구매자들에 대한 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게다가 포르자 호라이즌2, 선셋 오버드라이브 등의 게임이 당초 한글화가 예고와는 달리 한글화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출시되며, 게이머들의 불신은 극에 달했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 문제는 모두 유통사인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역할론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다. 유통사가 이러한 문제를 완벽하게 제어하지 못 해서 생긴 의구심이 아니다. 이러한 문제가 생길 때마다 아무런 해명도, 시정조치 시도조차 없는 모습에 게이머들이 '한국 시장은 버려진 건가?'라는 의구심을 갖게 된 것이다.

Xbox One 쇼케이스
Xbox One 쇼케이스

연말 가격정책에서도 게이머들의 이러한 초조함에 기반한 아쉬움은 커져만갔다. SCEK는 2014년 12월 22일부터 PS4의 가격을 4만원 인하해서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물론 프로모션 이전부터 소매점에서는 정가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기기를 구매할 수 있었지만, 해당 프로모션은 SCEK가 공식적으로 진행하는 가격인하 프로모션이라는 것에 의의가 있다.

이는 SCEK가 연말을 맞아 더욱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SCEK의 카와우치 시로 대표가 종종 용산, 국제전자상가 등지에서 PS4에 대한 현장의 반응을 확인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며 SCEK는 게이머들의 호감을 얻게 됐다.

반면, 국내에서 엑스박스 원의 공식적인 가격인하 소식은 전해지고 있지 않다. 북미 지역에서는 어세신 크리드 유니티가 포함된 '엑스박스 원 어세신 크리드 유니티 번들'이 1월 2일까지 50달러 인하된 349달러(키넥트 미포함)에 판매됐다. 비디오게임 시장이 새롭게 열린 중국에서도 엑스박스 원은 출시 3개월만에 가격 인하가 단행됐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엑스박스 원의 공식적인 가격인하 프로모션은 알려진 바 없다. 엑스박스 원의 한국 시장 공략에 한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적극적인 모습을 전혀 보인 적이 없다보니 부정적인 여론만 늘어나는 판국이다.

일반적으로 신형 게임기가 출시되면 게이머들은 어느 기기의 성능이 더 뛰어난가. 어느 기기의 독점작이 더 대단한가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고, 한국 게이머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PS4와 엑스박스 원의 출시 이후 게이머들 사이에는 SCEK와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와 의지를 비교하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자명하다. 어느 한 쪽이 무척 잘 하고 있거나, 어느 한 쪽이 너무 못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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