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놈놈놈] 더 소울 편

전형적. 영어로는 Typical. 사전적인 의미는 '어떤 부류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을 의미한다. NHN 엔터테인먼트가 출시한 모바일게임 더 소울은 전형적인 게임이다.

'이 게임은 전형적이다'라는 말은 '이 게임은 뻔한 게임이다'라는 말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쉽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히 안정적인 게임이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특출난 구석은 없지만 그래도 선택했을 때 실망할 여지가 적은 게임. 영화에 비교하자면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은 아니지만 그래도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 영화에 비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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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민 기자(이하 말리는 놈): 그런데 왜 뜬금 없이 더 소울 이야기입니까? 보통 선배는 신작 위주로 글 쓰지 않았나요?
조영준 기자(이하 편드는 놈): 새해를 맞아 올해부터는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나봐요? 이 게임은 작년 12월 11일에 나온 게임인데…
김한준 기자(이하 까는 놈): 아니. 그냥 12월에 출시된 버전은 갑자기 인기순위에서 사라졌고, 1월에 들어 새로운 버전이 출시됐잖아. 나한테는 신작이나 다름 없어.

말리는 놈: 기준이 이상한데요. 그런데 신규 버전이랑 이전 버전이랑 뭐 다른 점이 있나요?
까는 놈: 애플리케이션 아이콘이 흑백 남자 사진에서 총천연색 여자 사진으로 바뀌었어.
편드는 놈: 그거 말고는 없나요?
까는 놈: 모르지. 이전 버전은 안 해봤거든. 뻔한 게임이라 생각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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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드는 놈: 이 게임의 어디가 뻔하다는 겁니까.
까는 놈: 기존 액션 모바일게임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 한 걸로 보였고. 소재도 삼국지라서 그다지 구미가 당기지가 않았어. 삼국지라는 콘텐츠가 굉장히 매력적인 콘텐츠이긴 한데, 게임 쪽에서는 하도 울궈먹어서 이젠 '삼국지 액션 게임!' 이라고 하면 생기는 선입견까지 있다니까? 삼국지 소재의 액션 게임은 1989년에 천지를 먹다, 1992년에 천지를 먹다2를 시작으로 해서 그 이후로 수도 없이 쏟아져 나왔으니… 소재만 봐도 '또야?' 라는 소리가 나올 법도 하지 않겠어?

편드는 놈: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로 오랜 기간에 걸쳐 꾸준히 다뤄졌다는 건 삼국지라는 소재가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이야기도 돼요. 전형적이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전형적이라는 게 비판이 될 수도 있지만 저는 칭찬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평균 이상의 완성도를 갖추고 있지 않으면 전형적이라는 말을 들을 수 없거든요.

말리는 놈: 더 소울을 직접 해보면 완성도가 낮다는 생각은 하기 어려워요. 그래픽은 상당한 수준이며, 액션게임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타격감도 만족스럽구요.
까는 놈: 장점 맞지. 그런데 지금 말한 그 장점은 더 소울의 장점이 아니라 최근 나온 액션 모바일게임이라면 대부분 갖고 있는 장점이야. 사실 스마트폰 성능의 발전을 감안하면 이런 요소는 앞으로는 장점이라고 언급할 부분이 아니라 '필수요소'로 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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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드는 놈: 개성이라면 삼국지에 등장하는 장수의 혼을 흡수하고, 이것을 장착해서 자신의 스킬로 활용한다는 점을 들 수 있겠네요.
까는 놈: 얼핏 록맨이 생각나기도 한다만…
말리는 놈: 그건 선배가 록맨 팬보이라 그런 겁니다.
까는 놈: …인정. 하지만 나는 록맨 팬보이가 아니라 록맨 '빠돌이'란다.

편드는 놈: 게임 설명하는 중인데 자신의 정체성 이야기한다고 흐름 끊지 말아주시죠… 더 소울에서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혼을 얻을 수 있어요. 하나의 혼마다 각각의 스킬이 존재하죠. 이를 장착하게 되면 해당 혼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최대 4개의 스킬을 게이머는 장착해서 사용할 수 있어요.

만드는 놈: 일반적인 액션게임에선 스킬트리를 찍어서 스킬을 정하는 식인데.. 조금 색다르긴 하네요.
편드는 놈: 이렇게 수집한 혼은 육성, 강화할 수 있고 이는 캐릭터의 강함으로 곧바로 이어져요. 입맛에 맞는 캐릭터를 게이머가 자의적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까는 놈: 장점이긴 하지. 사실 과금을 하지 않아도 혼을 획득하는 데에는 별 어려움이 없어서 수집을 위한 과금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장점이고. 하지만 혼을 아무리 다양하게 습득해도, 내가 조작할 수 있는 캐릭터는 정작 둘 뿐이야. 선택의 폭이 너무 좁아. 거기다가 액션게임이라고는 하는데 이동과 공격, 스킬 사용 이외의 조작은 할 수가 없어. 회피도 방어도 없다 보니 액션의 깊이가 깊지 않아서 게임이 단조로워,

갈수록 액션게임이 '적을 어떻게 쓰러트리느냐'에 중점을 두고 식으로 발전 중인데 더 소울에는 이러한 '적을 쓰러트리는 방식'을 찾는 재미가 부족해.

조금 전에 내가 혼 수집을 위해서 과금을 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건 다 얻을 수 있다고 했는데, 네 말마따나 그 혼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과금 허들을 넘어야 해. 회피나 방어가 별개로 존재하지 않고 공격에만 집중된 조작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이런 공격력은 게이머의 조작이 아닌 지니고 있는 아이템의 등급에 따라 결정되는 게 일반적이거든. 하지만 아이템이나 혼의 등급을 올리려면 만만치 않은 과금을 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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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드는 놈: 수집 요소에는 과금 허들이 낮아서 언뜻 보기에는 과금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될 게임으로 보이지만, 막상 게임을 집중해서 하면 과금을 유도하고 있다는 게 눈에 보인다는 이야기인가요. 하지만 그런 점은 대부분 투기장처럼 타인과 대결하는 콘텐츠에서 부각되지 않나요?

말리는 놈: 싱글 콘텐츠는 굳이 높은 등급의 무기나 혼을 갖고 있지 않아도 즐길 수 있던데요.

까는 놈: 사실 내가 지적한 문제점은 멀티플레이 모드에서 부각이 되는 부분이지.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의 수가 적고, 조작 방식이 비교적 단순하기 때문에 지니고 있는 아이템과 혼의 등급으로 인해 승패가 갈리게 되니까.

너희들 말대로 싱글 콘텐츠를 즐기는 데에는 아무런 부담이 없어. 돈을 들이지 않아도 스테이지를 진행할 수 있고, 스테이지 하나하나의 길이가 그다지 길지 않아서 짬짬이 게임을 즐기기에도 나쁘지 않아. 그래픽도 좋고 타격감도 좋은데 돈까지 쓸 필요가 없으니 혼자 즐기기에 이렇게 좋은 게임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해.

편드는 놈: 선배 이야기를 들어보니 게임을 재미없게 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까는 놈: 나는 대전격투게임을 제외하면 멀티플레이보다는 혼자 싱글플레이를 선호하기 때문에 더 소울은 어떻게 보면 나 같은 사람에게 딱 맞는 게임이야. 하지만 아까도 말한 것처럼 좋은 그래픽과 타격감을 지닌 액션 모바일게임은 시장에 제법 많이 출시가 된 상황인데, 이런 와중에 더 소울이 부각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무기를 좀 더 지니고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야.

말리는 놈: 재미는 있지만 개성은 없다는 이야기인가요. 확실히 눈에 띄고 기억에 남는 점이 없으면 게이머들에게 선택 받기 어려운 시기이긴 합니다. 워낙에 많은 게임이 출시되고 있고 표면적인 퀄리티는 상향평준화가 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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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는 놈: 예전에 '크라이시스 비트'라는 게임이 있었어. 아는 사람만 아는 게임이긴 한데… 1998년에 반다이(현 반다이남코)에서 출시한 플레이스테이션용 액션 게임이야. 당시 3D 액션게임이 제법 많이 출시되던 시기인데, 이 게임도 그런 시류에 맞춰 등장했던 게임이거든? 그럭저럭 재미있게 했던 기억은 있는데 지금 와서 떠올리면 어떤 점이 재미있었는지 딱 꼬집어서 말 할 수가 없어. '무난하다'는 말이 딱 맞는 게임이었지.

난 더 소울을 하면서 자꾸 '크라이시스 비트'를 즐기던 당시의 생각이 나더라고. 재미는 있다. 그런데 눈에 띄는 게 없어. 그리고 시간이 지난 이후에 이 게임을 떠올렸을 때 어떤 기억이 남아있을런지 모르겠어. 그런 점을 채워나가는 게 더 소울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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