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놈놈놈] 서든어택 편

서든어택 불법 프로그램 강경 대응
나선다
서든어택 불법 프로그램 강경 대응 나선다

17%가 넘는 PC방 점유율.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 내에서 FPS 장르 중 압도적인 1위. 서든어택의 인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치다.

서비스를 시작한지 10년이 지난 게임이 이렇게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것은 제법 흥미로운 일이다. 게다가 서든어택이 몇 년 전만 하더라도 PC방 점유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져서 '서든어택의 시대가 이제는 끝난 건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왔던 걸 감안하면 더욱 흥미롭다.

김한준 기자(이하 까는 놈): 하지만 제일 흥미로운 건 따로 있어. 이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대단히 많은데, 그에 반해서 비판하는 사람도 상당히 많아. 안티 많은 걸그룹 보는 거 같아. 인터넷 커뮤니티 보면 '쟤가 뭐가 예쁘냐!!' 라고 하는 리플이 잔뜩 달리는데, 정작 나올 때마다 인기몰이 하는 걸그룹 말이야.

조광민 기자(이하 말리는 놈): 선배도 비판 잘 하지 않습니까?
까는 놈: 막상 하면 또 재미있게 하기는 해. 그리고 내가 안 까는 게임이 어디 있나?
편드는 놈: 본인이 '모두까기 인형'이라는 걸 부인하지는 않는군요. 솔직한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말리는 놈: 게임 중에 욕 안 먹는 게임은 없다지만 서든어택은 욕을 엄청나게 먹고 있는 게임인 것은 확실해요.

까는 놈: 그런데 욕 먹을 행동을 하기는 했잖아?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어? 예전에 표절시비로 시끌시끌 하기도 했고 말이야.
편드는 놈: 표절시비야 충분히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사실 이런 이슈는 시간이 지나면 좀 기억에서 흐려지기 마련이거든요. 사실 서든어택이 꾸준하게 비판 받는 점은 과거의 표절 이슈가 아니라, 게임성 그 자체에 있는 경우가 많아요. 게임성을 비판하다가 표절 이슈까지 이어져서 십자포화를 두들겨 맞는 형태로 비판이 이어졌죠.

말리는 놈: 서든어택을 두고 아마 취향과 입장에 따라 의견이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생각됩니다만…우선 한준 선배가 늘 하던 대로 불만을 털어놓으시면 될 거 같습니다. 선배에게 서든어택은 어떤 게임인가요?

까는 놈: '세계 최초로 연예인한테 총 쏠 수 있는 게임'인데?

서든어택 이나영 이미지
서든어택 이나영 이미지

말리는 놈: …무슨 이미지가 그런가요;;
까는 놈: 서든어택이 이렇게 인기몰이를 할 수 있는 커다란 원인 중 하나가 연예인 캐릭터를 대거 활용해서 친숙함을 전달하는 마케팅 전략 아니겠어? 이런 전략을 쓴 FPS 게임이 없었으니 드는 생각이란다.

그건 그렇고… 왜 자연스럽게 비판 입장을 나한테 맡기는 거냐?

편드는 놈: 코너 시작한 이후로 2년 동안 까는 놈으로 살아왔으니까요.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잘 먹고 까는 것도 까던 사람이 잘 까는 겁니다.
말리는 놈: 그리고 선배는 원래 성격이 그렇잖아요…

까는 놈: 이것들이 -_-; 서든어택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서든어택의 게임성이 너무 '라이트'하다고 말하고 있어. 정통 FPS 게임과 비교했을 때 게임의 깊이가 떨어진다는 이야기지.

편드는 놈: 10년 전에 나온 게임이라는 점은 좀 감안해야 하지 않을까요?
까는 놈: FPS의 기본 틀이 이미 20년 전에 정립이 됐고… 10년 전에 나온 게임들과 당시의 기준에서 비교를 하더라도 FPS 마니아들 입장에서 게임의 깊이가 좀 떨어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어.

이동에 따라 탄착군이 크게 흔들리지 않고, 스나이퍼 라이플의 줌 속도가 비현실적으로 빠르다는 것 등이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어. 은폐와 엄폐가 기본인 밀리터리 FPS에서 상대 눈에 확 띄는 원색을 적용한 캐릭터와 무기가 추가됐다는 점도 그렇고 말이야.

편드는 놈: 사실 서든어택 입장에선 좀 억울할 수 있는 부분이긴 합니다. 정통 FPS라 불리는 게임들도 사실 실제 탄도학이 적용된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굉장히 하드코어한 FPS게임… 예를 들면 ARMA 같은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보기엔 라이트한 것은 마찬가지거든요.

편드는 놈: 이런 기조를 취하고 있는 서든어택을 밀리터리 FPS 게임이라기 보다는 1인칭 시점의 '총싸움 놀이터'로 보는 게 오히려 타당한 것 같아요. 개발진들은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지만요.

서든어택은 정통 FPS가 줄 수 없는 재미를 주고 있어요. FPS 게임을 즐길 때 진입장벽이 될 수 있는 부분을 대폭 낮춘 덕분에 게임성에 깊이가 없다는 비판을 받기는 하지만, 반대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됐거든요.

게다가 이런 점 땜에 누구나 쉽게 초보 단계를 벗어날 수 있어요. 고수가 되는 건 어렵지만 초보티를 벗는 건 순식간이죠. 잘 한다는 이야기는 못 들어도 못 한다는 이야기는 듣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사람들이 그 게임을 지속적으로 즐기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콜오브듀티가 게임성이 너무 가볍다라는 비판을 받기는 하지만, 전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FPS게임인 것도 사실 이런 부분과 일치해요. 빠르게 다니다가 과녁으로 적을 조준하고 발사 버튼을 누른다.

이런 것만으로도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거든요. FPS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내가 쏜 총으로 적을 맞춘다'라는 점에만 집중한 것이고, 서든어택도 그런 전략을 택한 게임이에요.

덕분에 정통 FPS, 실제 총기를 발사하는 느낌과는 완전히 동떨어졌지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됐죠. 싫어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싫어하겠지만, 이러한 요소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또 굉장히 좋아합니다.

서든어택 이미지
서든어택 이미지

말리는 놈: 모든 FPS 게이머들이 '실제 전장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나를 전장으로 데려가줘!!' 라고 외치는 건 아니긴 해요. 저도 그렇구요. 제대로 된 FPS도 아닌데 왜 서든어택을 하나며 FPS게임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 취급을 하는 것은 오렌지 맛 음료수를 마시는 이들에게 '차라리 오렌지를 먹지 왜 가짜 오렌지 향을 넣은 음료수를 먹냐. 맛에 대해 무지한 것 같으니” 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요. 그냥 그 사람들은 오렌지 맛 음료수가 좋은 거니까요.

까는 놈: 실제 밀리터리 현장과 동떨어진 비현실적인 요소와 아이템을 계속해서 추가시키는 것을 보면 어쩌면 개발자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겠어.

나쁘다고는 생각 안 해. 실제로 이런 요소들이 추가되면서 서든어택의 PC방 점유율이 급격히 상승했으니까. 많은 이들이 그런 요소를 바라고 있었다는 이야기고, 개발진들은 그런 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했다고 볼 수 있지. 그런데 너 오늘 왜 이렇게 대사가 많냐?

편드는 놈: 오래된 게임이다보니 할 말도 많네요.
말리는 놈: 누가 보면 서든어택 개발자 중에 아는 사람 있는 줄 알겠어요.

까는 놈: 말이 10년이지 10년 간 출시됐다 사라진 게임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하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지. 그 긴 시간에 걸쳐서 많은 FPS 게임들의 도전을 받으면서도 계속 장르 1위를 지키고 있다는 건 인정해야 할 부분이고.

시장 선점 효과일 뿐이라고 하지만, 이건 바꿔 말하면 시장을 선점한 이후 무수히 많은 도전을 받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거든. 이런 도전을 모두 막아낸 것은 분명히 굉장한 일이야.

하지만 게임성이 가볍다는 점 때문에 이 게임이 완전히 외면받고 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진실이야. 게다가 게임성 때문에 평가절하 받고 있는 게임이 이따금 이해할 수 없는 문제를 일으켜서 더 큰 욕을 먹고 있기도 해. 평소 이미지가 좋지 않으면 더 조심을 해야 하거든? 똑 같은 일을 해도 남들보다 더 큰 욕을 먹으니까. 그런데 서든어택은 서비스 기간이 긴 만큼 '흑역사'도 상당히 많아.

표절 논란이 대표적인 경우인데… 그 중에서도 밸브의 포탈을 배꼈다는 의혹을 받은 것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이건 정말 심했어. 포탈 특유의 색감과 오브젝트를 거의 그대로 가져왔거든.

말리는 놈: 해당 모드가 업데이트 된 것이 2012년이고… 그때는 이미 넥슨이 밸브와 협업을 하던 시기이니 공식적인 협업을 통해 추가됐을 가능성이 있지 않나요?
까는 놈: 밸브와 정식으로 협업을 했으면, 모드를 삭제하지 않고 그런 점을 부각해서 오히려 홍보를 했겠지 -_-; 게다가 운영 측면에서도 쓴소리를 안 할 수 없어. 작년에 난리가 났던 '사다리 이벤트' 기억하니?

말리는 놈: 그때 선배가 아마 그 소식 듣자마자 '이거 기획한 사람들 모아놓고 월급도 사다리타기로 몰아서 줘야 정신을 차리려나…' 라고 했죠.
편드는 놈: 욕도 했어요.
말리는 놈: 욕쟁이 같으니라고.

까는 놈: 너희들 이런 건 기억 진짜 잘 한다;;;; 뭐 그건 그렇고. 넥슨이 서비스 중인 게임들이 서비스 잘 하다가 가끔씩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하는데 이것도 그런 부류의 사건이야. 사다리 타기를 통해서 지출을 한 명에게 몰아주는 건 친구들끼리 암묵적인 합의가 끝난 이후에나 할 일이지.

공개적인 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올리기 위한 창구로 사용될 방식은 아니거든. 사행성 문제도 있고 말이야. 비난 받을 단초를 왜 스스로 제공하는지 모르겠네.

해당 이벤트를 실시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내부적으로 논의가 안 된 건가? 개발사인 넥슨GT하고 서비스를 하는 넥슨 사이에 소통이 제대로 안 되는 건 아닌가 싶은 의구심도 들어.

내가 호들갑 떨기 좋아하는 성격이었으면 이거 갖고 '넥슨과 넥슨GT 사이에 소통이 없다'라고 했을지도 모른다니까?

말리는 놈: …지금 말하는 거 들어보니 선배만 그렇게 쓰고 싶었던 것 같은데요.
그런 점 외에도 밸런스 문제도 꾸준히 지적이 되고 있어요. 몇몇 총기의 성능이 유난히 좋고, 게이머들 사이에도 공공연하게 1티어, 2티어, 3티어로 총기 성능을 구분하고 있으니까요.

까는 놈: 아이러니하게도 그 덕분에 게임 내에서 총기 밸런스는 맞아. 모두가 같은 총만 쓰잖아 -_-;; 밸런스가 어긋날 구석이 없어. 총기가 다양하게 선택이 돼야 밸런스가 안 맞는 게 체감이 될 건데 그럴 틈이 없거든. 이건 사실 총기 선택이 제한될 정도로 밸런스가 어긋나 있다는 의미지만.

서든어택 슈퍼 페스티벌
2015
서든어택 슈퍼 페스티벌 2015

편드는 놈: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서든어택은 10년이나 서비스 된 게임이고, 10년간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아 온 게임이에요. 그 사이에 다른 FPS 온라인게임이 없었다면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사랑 받고 있다는 건 이 게임이 분명히 매력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그런 게 없었으면 게이머들이 다들 다른 게임으로 넘어갔겠죠. 서든어택이 월급 주는 것도 아닌데 울며 겨자먹기로 계속해서 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까는 놈: 아니면 다른 FPS 게임들이 서든어택을 포기하게 만들 정도의 매력을 선보이지 못 했다는 뜻도 되겠지. 이래저래 대단한 게임이긴 하다.

편드는 놈: 선배도 서든어택을 드디어 인정하는 겁니까? 그럼 다 같이 서든어택이나 한 판 하시죠.
까는 놈: 안 해 -_-

말리는 놈: 서든어택 인정하는 거 아니었습니까? 여전히 라이트해서 싫은가요?

까는 놈: 아니. 그게 아니라. 요즘 나 1인칭 시점 게임하면 멀미가 나;;; 초등학교 때 이후로 안 그랬는데 요즘 갑자기 다시 이러네;;

편드는 놈: …체력이 도대체 얼마나 떨어진 겁니까. 안타까워서 눈물이 다 나오네요. 제가 원래 잘 우는 사람이 아닌데.
말리는 놈: 으으… 부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을 되찾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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