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개발자를 응원합니다] 포기와 도전의 갈림길에 서다. '대리의 전설 2'

[예전보다 개발 환경이 좋아져 누구나 손쉽게 게임을 개발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 시장이 대형 퍼블리셔 위주로 변화되어 애써 만든 참신한 아이디어 게임들이 대규모 마케팅에 묻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게임동아에서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인디 개발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인디 개발자를 응원합니다" 코너를 운영합니다. 게임 소개를 원하시면 press@gamedonga.co.kr로 연락부탁드립니다]

이름이 전설이라 이름만으로도 전설인 그 게임. '대리의 전설'이 더욱 강력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대리의 전설'은 결혼 3년차가 넘었지만 아직도 신혼 부부임을 강조하는 발칙한 커플인 부부 개발사 1506호의 작품이다. 회사의 이름인 1506호는 그들의 신혼집에서 따왔다고 한다. '대리의 전설' 1편은 인디게임의 특성상 대규모 마케팅 등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 임에도 레트로 풍의 게임의 특징으로 게이머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었고, 인디게임 유통의 주요 채널인 스팀의 그린라이트에 도전해 인디게임 마니아들의 많은 응원을 받기도 했다.

대리의전설 2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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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리의전설 2 메인 화면 1편에 비해 한층 더 그래픽이 화사하다 >

최근 2편의 출시로 시리즈로 거듭난 '대리의 전설'은 과거 유명 게임인 '슈퍼마리오'나 '뉴질랜드 스토리' 등을 떠올리게 하는 플랫폼게임 장르의 재미요소를 그대로 물려 받았다. 게임의 목표는 게임 내 플랫폼(발판)을 이리저리 이동하며, 열쇠를 획득해 최종 목적지의 문을 열고 스테이지를 탈출하는 것이다.

간단한 목표지만 이 과정에 원거리 무기로 주인공을 괴롭히는 적을 물리치는 런앤건 장르의 요소, 잠긴 자물쇠를 풀어 플랫폼 이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퍼즐게임의 요소, 그리고 텔레포트로 지역을 순식간에 이동하는 등의 요소를 더해 한층 재미를 강화했다. 게임을 외워서 플레이 할 정도였던 과거 플랫폼 게임 장르만큼의 무자비한 난이도는 덤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체력이 3칸으로 구성돼 한번 실수로 바로 사망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텔레포트나 화면이 변화하면 몬스터가 재 등장했던 '록맨' 시리즈 같은 게임과 달리 몬스터가 재 등장하는 일이 없어 한 번 물리치면 수월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대리의 전설 2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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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 보스와의 전투... 피말리는 전투지만 꼼수는 존재한다 >

최근 출시된 '대리의 전설 2'도 이러한 전작의 게임 요소들을 그대로 계승했다.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픽셀 기반의 도트 그래픽은 여전히 아기자기하고 매력적이며 한층더 발전했다. 게임 사운드는 마치 도스게임 시절의 미디음악과 거친 효과음을 듣는 듯한 기분을 전해준다. 전작을 통해 좋은 평가를 받았던 플랫폼 게임 장르 특유의 게임 구성, 거대 보스와의 피말리는 전투, 결코 쉽지 않은 난이도 등도 여전하다.

대리의 전설 2
대리의 전설 2
< 이쯤 되면 바닥으로 가는건 호러 영화 수준 >

전작의 재미요소를 그대도 살렸다고 해서 기존 작품의 스테이지만 재구성해 이름을 2편으로 달고 나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1편에서 아쉬움이 남았던 부분이 대폭 강화됐다. 4개에 그쳤던 무기는 약 20종으로, 주인공인 대리가 외롭게 혼자 싸워왔던 것과 달리 든든한 아군인 펫도 추가됐다. 추억과 감성을 자극하는 픽셀 기반의 레트로 그래픽의 플랫폼 게임이지만 펫이 없으면 아쉬운 최신 모바일게임의 요소들이 더해져 한층 세련된 맛을 전해준다.

대리의 전설 2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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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물쇠를 건드려 잠그거나 열면 쇠 느낌의 새로운 플랫폼이 나타나거나 쇠 느낌의 플랫폼이 막고 있던 길이 열린다 >

대리의 전설 2
대리의 전설 2
< 숨겨진 공간을 찾는 것도 재미, 퍼펙트 클리어를 위해서는 필수기도 하다. >

본격적으로 '대리의 전설 2'를 플레이하면 전작을 플레이하지 않은 게이머들을 위한 배려가 느껴진다. 게임의 초반부 스테이지는 게임 내 텔레포트 요소나 탈것을 타고 내리는 방법, 스테이지 내 숨겨진 길을 적극 활용하는 요소, 잠긴 자물쇠를 풀어 맵에 특정 요소를 등장시키고 이동 불가지역의 막힌 길을 여는 등의 다양한 게임 내 요소를 배우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하지만 후반부로 가면 만만치 않은 난도의 스테이지들이 등장한다. 친절하게 게임 플레이 방식을 알려주며 진행했던 초반부와 달리 챕터 1인 캐슬 구역 후반부 스테이지부터는 퍼펙트 클리어가 결코 쉽지 않다.

대리의 전설 2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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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퇴양난. 어디로 가야 하는가? >

퍼펙트 클리어를 위해서는 스테이지 곳곳에 숨겨진 별을 세 개 찾고 모든 적을 물리치며 이동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은 후반으로 갈수록 당연히 어렵다. 몬스터의 공격 패턴도 더욱 다양해지며, 맵의 이곳 저곳을 이동해야 하는 텔레포트를 이용한 이동도 더욱 복잡하다. 회전하는 불이나 시계추 움직임을 보이는 거대한 도끼, 점프하는 바닥 곳곳에 마련된 가시 등 주인공의 게임 진행을 방해하는 요소가 곳곳에 마련돼있다.

대리의 전설 2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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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펙트 클리어의 쾌감은 상당하다. 다만 포기하면 더 편하다. >

그리고 모든 요소를 다 해결했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다. 스테이지의 이곳 저곳을 왔다가 갔다가 하는 구성의 스테이지도 많아 체력이 한 칸 남았을 때 착지 실수 등으로 게임오버로 이어지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좋게 말하면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상황이지만, 과격한 말을 빌리면 '깊은빡침'을 불러 일으키는 순간이다. 물론 퍼펙트 클리어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포기하면 마음이 한결 편하다. 물론 퍼펙트 클리어의 감격은 포기했을 때와 비교해 이루어 말할 수 없다. 대신 그 만큼 난이도가 혹독해 질뿐.

이번 2편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부분은 펫의 추가다. 전작이 주인공 대리의 외로운 사투였다면, 이번에는 든든한 동반자인 펫이 추가됐다. 펫은 게임 내 에서 획득한 골드나 추가로 게임 머니를 구매해 획득할 수 있으며, 공중형과 지상형 최대 2마리와 함께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대리의 전설 2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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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펫은 지상과 공중형으로 구분 든든한 조력자다. >

게임에는 1~5성까지 40여 종의 펫이 준비됐으며, 1성의 펫이라도 공격력이 주인공 대리의 업그레이드 하지 않은 기본공격보다 강력해 스테이지 클리어를 위한 든든한 밑거름이 된다. 특히 게임 내에서 획득한 다양한 과일을 먹여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도 더해져 있어 잘 키운 펫 한마리는 열 개의 체력 부럽지 않다. 실제로 펫과 함께 게임을 진행하면 게임이 상당히 수월해지며 퍼펙트 클리어에 실패했던 스테이지도 재도전해 노려볼 정도로 여유가 조금 생긴다.

대리의 전설 2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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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테이지 화면, 곳곳에 포기한 흔적이 만연하다 >

전작의 시스템에 다양한 무기와 펫을 더한 만큼 스테이지도 풍성하게 준비됐다. 현재 버전의 경우에는 '캐슬'과 '아일랜드' 두 개의 챕터가 준비돼 있다. 각각의 챕터는 24개의 스테이지로 이뤄졌다. 곧 새로운 챕터도 공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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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을 위해선 이전 챕터에서의 좋은 성적이 필요하다. 포기했다면 재도전하거나 캐시를 구매하거나 >

게이머가 다음 챕터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이전의 챕터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별을 획득해야 한다. 예를들면 현재 두 번째 챕터인 '아일랜드' 챕터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총 60개 이상의 별을 획득해야 하는데. 한 스테이지당 세 개의 별이 숨겨져 있는 것을 감안하면 총 24개의 스테이지에서 60개의 별을 획득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는 게이머가 대부분의 스테이지에서 퍼펙트 클리어를 위해 재시도하고 또 재시도하는 이유를 만들어 준다.

전체적으로 '대리의 전설2'는 아직 서비스 초반인 만큼 자잘한 버그 등으로 아쉬움은 남지만, 최근 자동 사냥이나 육성, 캐릭터 수집 등에 초점이 맞춰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과거 플랫폼 게임의 재미와 향수를 전해주고 신선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스토리에 대한 장황한 설명 없이 공주가 납치돼 이를 구하러 갔던 수많은 과거 게임 속 캐릭터처럼 그저 공주에 혹해 모험을 떠난 대리와 함께 전설의 길로 가보지 않겠는가?

대리의 전설 2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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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쯤 용과 공주를 볼 수 있을까? >

'대리의 전설2'는 구글 플레이(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magmon.LegendDaryTwo)에서 구매해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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