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시장 노리는 다음카카오, '열정과 열린 마음이 제일 중요'

최근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이 모바일 게임업계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이미 레드오션으로 변한 국내 시장과 달리 아직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아직 국내만큼 LTE 인프라가 구축된 것은 아니지만 엄청난 게임 인구 덕분에 한번 성공을 거두면 국내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몇몇 게임들이 확인시켜줬기 때문이다.

현재 넷마블게임즈, 게임빌, 컴투스, 데브시스터즈, 파티게임즈 등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에 이미 진출해서 성과를 냈거나, 진출을 준비하는 중이며, 그로 인해 중국에서 들어오는 소식 하나 하나에 주가가 요동을 치는 중이다. 실제로 웹젠은 중국 킹넷에서 뮤 IP를 바탕으로 만든 뮤 오리진(현지명 전민기적)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1만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3만원대를 훌쩍 넘기는 등 제 2의 전성기가 시작됐고, 헬게이트 런던의 실패 이후 오랜 기간 침체기를 겪었던 한빛소프트도 텐센트와 손잡고 중국에 선보인 FC매니저 모바일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2년만에 1,555원에서 12,100원으로 급등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국내 최대 모바일 소셜 플랫폼인 카카오톡을 앞세워 모바일 게임 시장을 주도하던 다음카카오 역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중국을 지목하고 있다. 플랫폼의 역할에만 집중하던 국내와 달리 중국에서는 현지 전문가들을 대거 포함한 특별 사업팀을 구성해 퍼블리싱 사업을 준비중이며, 첫 작품으로 달콤소프트의 ‘슈퍼스타SM타운’을 중국 추콩과 손을 잡고 출시할 예정이다.

다음카카오 인터뷰
다음카카오 인터뷰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올해 역시 매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직은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가 더 크지만, 4~5년 내에 동등한 수준이거나, 더 큰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카카오가 중국 내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이러한 성장속도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승원 다음카카오 중국게임사업총괄의 말에 따르면 다음카카오의 중국 퍼블리싱 사업은 오랜 기간 중국 시장을 경험해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추진되고 있다. 한국과 달리 소셜 플랫폼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한 중국 카카오톡에 의존하지 않고, 중국 시장에 잘 어울리는 게임을, 게임의 강점을 잘 살려줄 수 있는 현지 파트너와 함께 선보이겠다는 것. 첫 작품으로 슈퍼스타SM타운, 그리고 이 게임을 위한 현지 파트터로 추콩을 선택한 것은 이러한 전략 때문이다.

다음카카오가 슈퍼스타SM타운을 첫 게임으로 선택한 이유는 중국에서 다시 거세지고 있는 한류 열풍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현지 조사에 따르면 중국 내 SM 소속 스타들에 관련된 마이크로블로그가 6575만개, 관련 카페 활동 회원이 1100만명에 달하며, 이들이 한달에 평균 380위안(약 66,800원)을 관련 상품 구매로 소비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카카오 인터뷰
다음카카오 인터뷰

또한 중국에 콘텐츠를 수출할 때마다 큰 문제가 됐던 불법 저작물 문제가 이제는 줄어드는 추세라는 것도 슈퍼스타SM타운을 선택하는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과거와 달리 중국 내 콘텐츠 산업이 커지면서 유명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정직 라이선스를 획득한 중국 회사가 다른 회사들의 불법 저작물을 단속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판 런닝맨을 소재로 한 게임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으며, 뮤 IP를 활용한 전민기적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추콩을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는 이 게임에 관심이 많은 이들의 연령대를 고려한 전략적인 선택이다. 최근에는 알리페이 등 전자결제가 화제이긴 하지만, 이 게임을 주로 즐길 10대들은 신용카드가 없어 전자결제를 쉽게 사용할 수 없으므로, 중국 통신사업자 결제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고 있는 추콩을 파트너로 선택한 것이다. 이승원 총괄은 철저한 시장 분석을 통해 게임에 가장 잘 어울리는 파트너를 선택해야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현지 파트너인 추콩도 슈퍼스타SM타운을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고 있는 만큼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슈퍼스타SM타운 이미지
슈퍼스타SM타운 이미지

“현재 중국 게임의 수준은 한국과 비교해도 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아직 그래픽이나 사용자 인터페이스 부분에서는 다소 투박하나, 기획이나 과금 체계는 한국보다 나은 점도 있습니다”

이승원 총괄의 말에 따르면 현재 중국 게임의 모바일 게임의 성장은 무서울 정도다. 한국 모바일 게임에 비해 세련미는 떨어지지만 온라인 게임에 버금가는 방대한 콘텐츠 구성이나, 사용자들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합리적인 과금 시스템 등은 한국 게임사들이 오히려 배워야 점도 많다. 한 때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까지 영향을 끼칠 정도로 수준 높은 개발력을 뽐냈던 실력 있는 웹게임 개발사들이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다수 전환했으며, 다수의 개발자를 앞세워 빠른 속도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래픽의 화려함이 부족한 것도 기술력이 부족하다기 보다는 LTE가 10%에 불과하고, 아직 2G, 3G 중심인 중국의 모바일 인프라를 고려해 게임 용량을 300메가 이하로 낮추려는 경향 때문이라고 한다. 심지어는 기획은 자기들이 할 테니,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만 구해달라는 요청도 받은 적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승원 총괄은 이런 상황이 한국 모바일 게임이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 게임은 중국 게임이 가지지 못한 강점을 충분히 가지고 있으며, 이를 중국 시장에 맞게 개선작업을 한다면 충분이 승산이 있다는 얘기다.

“한국 모바일 게임이 중국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중국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고, 그들과 문제없이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다음카카오가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승원 총괄의 말에 따르면 한국 모바일 게임들이 중국으로 넘어가 가진바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것은 그들과 제대로 의사소통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이 요청하는 바를 제대로 인지해 개선작업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보니 무의미한 수정작업만 반복하다가 지치게 된다는 것. 한국 게이머들은 캐릭터가 상위 등급으로 승급할 경우 1레벨부터 다시 성장시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중국 게이머들은 자신의 캐릭터가 성장했는데 다시 약해진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며, 처음부터 키운 캐릭터를 끝까지 강하게 키워가는 선호한다고 한다. 이런 문화적인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전달받은 수정사항만 고치고 있으면, 수정요청, 원하는 결과물이 아니니 원상복구, 또 다시 수정요청, 또 다시 원상복구의 악순환에 빠져 결국 포기하게 된다는 얘기다.

한국과 다른 시장 상황도 문제가 된다. 마켓이 일원화되어 있는 한국과 달리 7~8개 마켓에 출시해야만 전체 게임 인구 중 80%를 대응할 수 있으며, 마켓마다 SDK가 다르고, 영문 매뉴얼도 없는 경우가 많아 작업이 쉽지 않다고 한다. 숙련된 개발자들이 얼굴 맞대고 작업하면 그리 어렵지 않지만,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문서로만 소통을 해야하니, 그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게다가 중국어와 한국어를 모두 하면서 기술적인 문제까지 대응할 수 있는 인력이 희귀해 이 과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승원 총괄의 말에 따르면 중국 최대 게임사인 텐센트에서도 이런 인력이 부족해 부서간 쟁탈전이 벌어질 정도라고 한다.

다음카카오
다음카카오

다음카카오가 중국 진출에 자신감을 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오랜 현지 경험을 가진 전문적인 인력으로 팀을 구성해 개발사와 중국 현지 업체가 문제없이 소통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첫 작품의 파트너인 추콩도 슈퍼스타SM타운을 준비하면서 다음카카오 덕분에 훨씬 수월하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고 한다.

이승원 총괄은 다음카카오가 직접 중국에 게임을 수출할만한 노하우를 쌓지 못한 중소 개발사들에게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수익 배분이나 마케팅 역시 직접 중국 게임사들과 논의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에서 개발사에게 최대의 이득이 돌아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게임을 선택하는 기준 역시 별다른게 없고, 다음카카오와 함께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내려는 열정과 중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반영할 수 있는 열린 마음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아직 준비중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연내 4~5 정도의 게임을 출시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한국과 달리 중국에서는 저희도 이제 출발하는 스타트업인 만큼 처음부터 홈런을 노리기보다는 차근차근 준비해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내려고 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중국 게임 시장에 대해 너무 큰 기대와 너무 큰 실망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방법론을 만들어보려고 하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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