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로 만든 카발 중국 진출. 새로운 도약 꿈꾼다

카발 시리즈를 앞세워 성공적으로 게임 시장에 자리잡은 이스트소프트가 중국에서도 카발 IP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뮤를 기반으로 만든 전민기적(국내명 뮤 오리진)이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캐릭터를 활용한 마스터탱커2(국내명 탑오브탱커 for Kakao) 등 유명IP를 기반으로 한 게임들이 중국 게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카발 IP를 활용한 다양한 라인업을 한번에 선보여 중국 게이머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인 것.

이스트소프트는 현재 U1GE를 통해 카발 온라인을 성공적으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지난 2012년 선보인 후속작 카발2 역시 창유를 통해 중국에 서비스될 예정이다. 온라인 게임뿐만 아니라 뮤를 토대로 개발한 대천사지검으로 유명한 중국 웹게임 업체 37요우시와 함께 카발 기반 웹게임을, 그리고 창유와 함께 카발1, 2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도 개발 중이다. 또한 국내에서도 자체적으로 준비중인 카발 관련 모바일 게임도 있으니 결과물이 다 나오면 중국에서 카발 왕국을 건설할 기세다. 아직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개발 착수 소식만으로 이스트소프트의 주가가 5만원대로 급등하는 등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스트소프트 카발 인터뷰
이스트소프트 카발 인터뷰

“사실 카발온라인이 처음부터 순조롭게 중국에 진출한 것은 아닙니다. 현지 퍼블리셔와 문제가 생기면서 법정소송까지 갔다가 2012년에 지금의 U1GE를 새롭게 만나면서 이제는 안정적으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장지혁 이스트소프트 게임산업본부 본부장의 말에 따르면 처음 카발 중국 진출을 시도한 것은 2006년이다. 당시 몰리요라는 퍼블리셔를 통해 중국에 서비스되면서 동시접속자 4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당시 중국 관계자의 소스 유출로 인한 프리서버 문제와 몰리요의 어설픈 운영으로 인해 사실상 중국 시장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또한 몰리요는 2009년 계약 종료 이후에도 2년간 무단으로 카발을 서비스해 법정공방까지 가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스트소프트 카발 인터뷰
이스트소프트 카발 인터뷰

하지만, 이스트소프트는 첫 진출 실패의 아픔을 극복하고 그것을 통해 얻은 경험을 토대로 2012년에 다시 도전했다. 한번 망한 게임을 다시 선보이는 것은 신규 게임을 성공시키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지만 카발이 가진 본질적인 재미는 여전히 통한다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 됐던 프리 서버에 여전히 사용자가 많고,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얻고, U1GE와 함께 이들을 다시 정식 서버로 불러오기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여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이다.

또한, 별다른 현지화 작업을 하지 않았던 첫 진출 때와 달리 신규 코스튬, 신규 소모성 아이템, PVP 전장 등 현지 게이머들의 취향에 맞춰 많은 부분을 변경했다고 한다. 재미의 근간이 되는 핵심 시스템은 변경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좀 더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작은 변화는 꼭 필요하다는 것을 한번의 실패를 통해 배웠기 때문이다.

이스트소프트 카발 인터뷰
이스트소프트 카발 인터뷰

장본부장은 대부분의 한국 개발사들은 중국 현지 경험이 취약하기 때문에 중국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현지 게이머들의 분위기는 현지 퍼블리셔가 가장 잘 아는 만큼 그들의 말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37요우시, 그리고 창유와 손을 잡고 카발 IP를 활용한 게임을 만드는 이유는 중국에서 통하는 게임은 중국 회사들이 가장 잘 만든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카발 재런칭 이후 이스트소프트가 선택한 다음 단계는 유명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현지 분위기를 감안해 카발 IP를 인기 브랜드화 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카발2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고 모바일 게임 천룡팔부3D로 좋은 성과를 거둔 창유에 카발1, 2 모바일 개발 권한까지 줬으며, 웹게임은 뮤를 기반으로 만들어 큰 성과를 거둔 대천사지검의 개발사 37요우시에게 맡겼다.

자체 개발 조직에서 만들고 있는 관련 모바일 게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과 손을 잡은 가장 큰 이유는 전민기적의 성과를 봤기 때문만이 아니라 중국에서 잘 통하는 게임은 중국에 가보지도 못한 한국 개발자보다 그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있는 중국 개발자가 더 만들기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내 모바일 게임 개발 실력은 이미 한국을 능가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스트소프트 카발 인터뷰
이스트소프트 카발 인터뷰

장본부장은 역시 현재 한국에서 인기있는 모바일 게임이나 중국에서 인기 있는 모바일 게임의 수준차이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며, 오히려 중국의 수준 높은 웹게임 개발사들이 모바일 게임으로 전환하면서 발전된 BM(business model)을 도입해 한국 게임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개발사들은 한국 개발사보다 느릿하고, 한 수 뒤쳐져 있다는 선입견은 이제 과거의 기억으로 묻어둬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중국에서 높은 수익을 올린 도탑전기와 마스터탱커2는 한국에서도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이스트소프트 카발 인터뷰
이스트소프트 카발 인터뷰

장본부장의 말에 따르면 현재 카발 IP로 게임을 개발중인 중국 회사들도 서구권 개발사들처럼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내놓고 있어 배울 점이 많다고 한다. 비단 게임뿐만 아니라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의 IT회사들이 전세계 IT 시장을 휩쓰는 이유가 이런 자유롭고 활기찬 분위기 덕분인 것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하반기에는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습니다. 카발2는 6월경에 중국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연내 출시할 예정입니다. 창유가 만들고 있는 카발 모바일은 여름경 첫 데모버전이 나올 예정이며, 웹게임도 순조롭게 개발 중입니다. 카발 시리즈가 유명 콘솔 게임 시리즈처럼 게이머들의 기억에 확실하게 자리잡는 인기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