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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게임 히스토리] 창세기전, 되짚어 보는 20년의 장대한 역사

조영준

“지나간 일들은 모두 아름답다”

영국의 한 속담처럼 누구나 살아가면서 느끼는 기억과 그 기억 속에서 떠올리는 감정을 우리는 ‘추억’이라고 부른다. 한 편의 명화나 명작 소설이 평생 가슴 속에 추억으로 쌓이듯 오랜 시간 게임을 즐긴 게이머라면 생각만으로도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명작 게임’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다.

수 많은 게임이 있겠지만 국내 게이머 특히 90년대 게임을 접한 게이머라면 ‘창세기전 시리즈’만큼 강한 인상을 준 게임도 드물 것이다.‘안타리아 행성’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수 많은 이야기와 배신, 음모, 사랑 비극의 중심에 서 있는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까지, ‘창세기전 시리즈’는 명작이라고 불릴만한 요소를 모두 갖춘 국내 게임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런 창세기전의 정식 넘버링을 단 ‘창세기전4’가 얼마 전 테스트를 통해 게이머들에게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창세기전 파트2’가 2001년에 출시됐으니 무려 14년만의 귀환인 셈. 다른 작품도 아닌 한국 PC게임의 전설로 꼽히는 ‘창세기전 시리즈’의 속편인 만큼 게이머들의 관심 역시 엄청났고, 테스트 기간 내내 단점과 장점 그리고 기대에 이르기까지 여느 블록버스터 온라인게임 못지 않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창세기전3

‘창세기전 시리즈’의 특징은 바로 하나의 대륙을 넘어 시공간을 넘나드는 방대한 스케일의 평행세계관이다. 신작인 ‘창세기전4’ 역시 하나의 세계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마치 ‘뫼비우스의 띠’ 같은 시간의 흐름에 점차 오류가 생기자 이를 바로잡고자 과거로 돌아가는 내용을 다루고 있을 만큼 스토리가 게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작품이다.

더욱이 1995년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어져온 시리즈 인데다가 등장인물 간의 수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과거 게임을 해본 게이머라면 감탄사를 내뱉을 만한 부분도 처음 게임을 접하는 이들에게는 생소한 장면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것이 사실. 그렇다면 그토록 게이머들을 열광시킨 ‘창세기전 시리즈’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 20년간 이어온 창세기전의 역사를 한번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P.S 다수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혹여 게임을 즐길 게이머라면 주의해서 보는 것이 좋다.)

창세기전2 이미지

<한국 게임역사에 다시 없을 캐릭터 ‘흑태자’를 탄생시킨 ‘창세기전 1&2’>

1995년 처음 등장한 창세기전은 여러모로 국내 게이머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일본의 대작 게임들의 전유물이었던 ‘시뮬레이션 롤플레잉 게임’을 최초로 선보인 것은 물론, ‘바람의 나라’ 등의 작품으로 유명세를 탔던 만화가 김진을 통해 제작된 매력적인 캐릭터와 일러스트 등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수준의 게임성을 선보였기 때문.

물론 게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버그, 캐릭터 간의 밸런스와 같이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문제점도 함께 시작됐지만, 국내 게이머들에게 ‘이런 수준의 게임도 한국에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작품이었다.

이러한 창세기전의 게임성은 ‘창세기전2’에서 완성된다. 전투의 재미를 더하는 시스템, 광활한 대륙을 그대로 옮겨 놓은 그래픽, 거대 병기인 ‘마장기’부터 ‘비행기’, ‘우주선’에 이르는 방대한 스케일까지 ‘창세기전2’은 지금까지도 인기 시리즈 투표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을 만큼, 당시 게이머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 게임이기도 했다.(창세기전과 창세기전2는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1편과 2편을 함께 다루는 것이 정설이다)

이중에서도 가장 게이머들이 열광한 것은 바로 게임의 시나리오. 거대한 대륙을 배경으로 대립하는 ‘게이사르 제국’과 ‘팬드래건 왕국’두 제국간의 격돌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인물들의 갈등, 세계를 뒤흔드는 신들의 음모 그리고 심금을 울리는 극적인 연출까지 창세기전은 한편의 대하소설을 보는 듯한 시나리오를 통해 당시 게이머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다.

특히, 한국 게임역사에 다시는 없을 캐릭터인 ‘흑태자’(칼 스타이너)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이 게임의 백미. 오랜 라이벌인 ‘팬드래건 왕국’을 제국 7용사와 함께 무소불위의 무력으로 무너트린 ‘게이사르 제국’의 황자인 ‘흑태자’가 불의의 사고로 기억을 잃어 ‘G.S’(그레이 스케빈져)로 활동하게 되고, 자신이 쓰러트린 팬드래건의 왕족 ‘라시드 팬드래건’ 그리고 왕녀인 ‘이올린 팬드래건’을 만나며 ‘흑태자’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창세기전 이미지

수 많은 전투 속에서 다시 기억을 찾은 ‘흑태자’는 ‘베라딘’(베라모드)의 음모를 분쇄하고, ‘다크 아머’를 다시 통합해 ‘라시드’, ‘이올린’ 팬드래건을 중심으로 일어서던 ‘팬드래건 왕국’과 ‘실버 애로우’를 회복 불가 상태로 만들지만, 이내 ‘G.S’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어 팬드래건 왕가와 극적인 재회를 하게 된다. 이후 세계를 창조한 주신 중 몇 명이 흑태자를 찾아와 ‘베라딘’의 정체가 사실 암흑신 ‘베라모드’ 였으며, 다른 주신들을 포섭해 자신들이 왔던 시대로 돌아가려고 한 것을 알린다.

내용인 즉 슨 게임의 무대인 ‘안타리아’는 사실 ‘아르케’라는 행성의 과거였으며, 주신이라 불리는 이들과 암흑신이라 불리는 이들 모두 행성계의 수명이 다한 아르케를 벗어나 새로운 행성을 찾기 위해 파견된 탐사대 였다는 것. 때문에 베라딘과 다른 주신들이 과거로 돌아가 탐사대의 출발을 막을 경우, ‘안타리아’ 행성 자체가 존재하지 않게 되고 이에 안타리아 대륙에 있는 생명체 모두가 멸망하게 된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창세기전

이에 ‘흑태자’는 안타리아의 멸망을 막기 위해 자신이 이끌던 ‘다크 아머’와 ‘팬드래건 왕가’가 소속된 ‘실버 애로우’를 모두 포함한 ‘인류 동맹군’을 결성하고, 잊혀진 우주선 오딧세이호가 묻힌 폭풍도에서 우주로 향해 주신들을 막는 이른바 ‘창세전쟁’을 벌이게 된다. 암흑신의 축복인 ‘그리마’ 중 최강인 ‘아수라’를 지니고, 주신들 조차 움직이지 못했던 궁극의 마장기 ‘아스모데우스’까지 가동시킨 ‘흑태자’는 주신들과 모든 음모의 원흉인 ‘베라딘’을 동료들의 희생 속에 물리치며 결국 세상을 구해낸다.

세상을 구한 뒤 처음 출발했던 ‘폭풍도’의 정상에 착륙한 ‘흑태자’. 모두가 그를 신으로 추앙하며 세상을 구한 영웅으로 칭송할 때 ‘흑태자’로 인해 ‘팬드래건 왕국’이 몰락한 것을 눈앞에서 본 왕녀 ‘이올린 팬드래건’은 이를 인정할 수 없었고, 이에 ‘흑태자’를 처치하려 폭풍도 정상에 오르지만, 과거 자신이 사랑했던 ‘G.S’이자 증오의 존재 ‘흑태자’인 칼 스타이너를 보자 흔들린다.

신들과의 전투 속에 상처 입고 지친 ‘흑태자’. 그는 자신이 보유한 최강의 ‘그리마’의 힘을 완전히 개방한 상태에서 지친 육체로는 이 힘을 제어할 수 없음을 깨달았고, 세계가 자신의 손에 파괴될 수 도 있다는 판단에 ‘이올린’에게 자신을 죽여달라 요청한다. 결국 ‘이올린’은 그의 요청을 받아들여 심장에 칼을 꽂게 되고, ‘흑태자’가 쓰러진 폭풍도에서 머물게 되면서 ‘흑태자’의 이야기이자 ‘창세기전2’는 끝이 난다.

창세기전

‘안타리아 대륙’에 등장하는 모든 강자들을 물리치고, 게임 내 최강의 검인 ‘아수라’를 직접 만들었으며, 최강의 힘과 궁극의 마장기까지 보유한 채 신들마저 격파한 ‘흑태자’는 어찌 보면 싸구려 판타지 소설 속에 적수가 없을 정도로 엄청난 힘을 가진 주인공으로 비춰질 수 있을 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격변하는 시대를 해쳐나가는 결단력과 세상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점, 그리고 인류의 평화를 위한 사상까지 극적인 요소를 모두 담고 있는 ‘흑태자’는 그야말로 ‘영웅’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을 게임 역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영향력을 지닌 캐릭터다.(때문에 엄청난 팬덤을 지닌 캐릭터 이기도 하며 아직도 팬들은 ‘흑태자’ 이야기할 때 ‘전하’라는 호칭을 꼭 붙일 정도)

더욱이 변절한 줄 알았으나 죽는 순간까지 ‘흑태자’를 위해 충성을 바친 제국 7기사 중 한명인 ‘칼스’와 이후 창세기전 시리즈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라시드 팬드래건’ 그리고 왕자의 신분이지만 ‘검귀’라 불리며 ‘흑태자’를 처치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린 ‘아이스 팬드래건’(크로우) 등 게임 내 등장하는 수 많은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게임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것도 ‘창세기전 2’의 특징이다.

또한, ‘흑태자’, ‘라시드’의 시점으로 게임이 진행되어 다양한 에피소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점차 성장하는 캐릭터들을 통해 구현되는 마법 & 검술과 판타지와 무협을 절묘하게 섞은 전투 시스템까지 ‘창세기전2’는 이후 등장한 창세기전 시리즈의 시작과 끝을 맺는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물론 정말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다채로운 버그 등은 게임의 단점 중 하나지만, 이를 뛰어넘는 재미요소로 ‘창세기전2’는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의 정점으로 불리는 ‘파이널판타지6 & 7'에 비견되며, 가장 리메이크 됐으면 하는 게임 1위를 달성하고 있는 중이다.

창세기전 서풍의 광시곡 스크린샷

<한국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끈 수작 ‘창세기전 외전: 서풍의 광시곡’>

IMF가 한창 이던 1998년 소프트맥스는 ‘창세기전2’의 세계관을 그대로 담은 창세기전 외전을 선보이게 되니 이 작품이 창세기전 시리즈의 또 다른 명작 중 하나인 ‘창세기전 외전: 서풍의 광시곡’(이하 ‘서풍의 광시곡’)이다.

1845년 알렉상드르 뒤마가 출고한 명작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를 오마주한 ‘서풍의 광시곡’은 그 특유의 비극적인 내용과 혁신적인 그래픽, 그리고 완성도 높은 시스템으로, 당시 스타크래프트가 전국을 휩쓸던 시기에 유일하게 스타의 판매량에 제동을 걸었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멀티 엔딩을 볼 수 있다는 것. ‘흑태자’가 사망한 뒤를 다루고 있는 ‘서풍의 광시곡’은 제국 7용사의 선두인 ‘번스타인’의 조카 ‘시라노 번스타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배신을 통해 모든 것을 잃은 시라노의 복수가 게이머의 선택을 통해 다양하게 전개되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더욱이 암흑신 데이모스의 마지막 후예로 선택된 후 폭풍도를 찾아가 흑태자의 사망 이후 칩거 중인 ‘이올린 팬드래건’으로 부터 ‘왕국검법’을 전수 받고, 흑태자의 유품인 아수라를 손에 넣어 복수귀(鬼)가 되어 자신을 배신한 이들과 제국을 무너뜨려는 광기를 보여주는 ‘시라노 번스타인’의 모습은 그야말로 처절할 정도로 게임 속에서 그려진다.

이렇듯 훌륭한 스토리를 지닌 ‘서풍의 광시곡’이었지만 진행에 따라 캐릭터의 이탈과 합류가 너무 잦은 것은 게임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었다. 애정을 가지고 캐릭터를 키울 법도 하건만 스토리 진행에 따라 캐릭터가 너무 자주 합류되고 이탈했으며, 결국 게이머들은 공략집이나 엔딩을 본 친구에게 끝까지 남아있는 캐릭터를 물어물어 키워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상회할 만큼 매력적인 캐릭터가 다수 등장했으며, 훗날 창세기전3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인 클라우제비츠(샤른호스트)가 처음 등장해 그 매력을 게이머들에게 마음껏 뽐내기도 했다.

창세기전

'서풍의 광시곡'은 일본의 게임사 팔콤을 통해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으로 출시되기도 했는데, 일본 내에서 굉장한 반향을 일으키며 많은 판매고를 기록해 국산 PC 게임이 일본에서 성공을 거둔 첫 번째 사례로 남기도 했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한국 버전보다 일본 버전이 여러모로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캐릭터 이동속도 증가에서부터 그래픽의 향상, 보다 다양해진 스킬과 버그의 감소까지, ‘서풍의 광시곡’은 일본 버전에서 완전히 개선된 모습으로 등장해 국내 게이머들에게 묘한 감정을 들게 만들었다.(때문에 다시 게임을 즐기려는 게이머들은 일본 버전을 구매해 게임을 즐기기도 했다)

창세기전

<연예 시뮬레이션? 육성 RPG? 창세기전의 세계관을 입힌 작품 ‘창세기전: 템페스트’>

‘서풍의 광시곡’은 또 다른 외전인 ‘창세기전: 템페스트’(이하 템페스트)와 세계관이 이어지기도 한다. 템페스트는 창세기전의 세계관에 히로인을 육성하는 연예 시뮬레이션의 시스템을 더한 작품으로, 전작인 ‘서풍의 광시곡’의 등장인물인 ‘샤른호스트’(클라우제비츠)와 ‘에밀리오’ 두 팀 중 하나를 선택해 히로인을 육성하는 독특한 시나리오로 진행된다.

창세기전

특히, 훈련으로 능력치를 높이고, 이 능력치를 통해 전투를 진행할 수 있으며, 창세기전에 등장하는 무기들은 물론, 수십 가지의 스킬과 마법이 등장해 더욱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이 게임의 특징 중 하나.

유난히 수려한 캐릭터 이미지 또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템페스트’는 국내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로 꼽히는 김형태가 처음 데뷔한 작품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것은 김형태가 투입된 것은 개발 후반부로 훗날 세가의 명작 게임 시리즈 ‘샤이닝 로어’의 일러스트를 맡은 일본의 타나카 타카유키(‘Tony’)가 원화를 맡아 작업 중이었으나 소프트맥스와의 의견차이로 결별한 뒤 당시 신인이었던 김형태가 그 빈자리를 맡아 후반부 작업을 끝마쳤다는 점이다. (이 인연으로 김형태는 창세기전3의 일러스트를 맡았으며, 때문에 ‘템페스트’에 등장하는 ‘베라모드’와 ‘새른호스트’ 등의 여러 캐릭터가 그대로 후속편인 ‘창세기전3’에 사용되는 결과를 낳았다)

창세기전

다만, 유난히 많은 버그를 자랑하는 창세기전 시리즈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등장하는 버그들과 발표와는 달리 여러 콘텐츠가 삭제된 것은 단점 중 하나. 육성 시뮬레이션에서 자주 등장해 게임 속에 구현될 예정이었던 '다이어리 시스템'이 본 게임에서 등장하지 않은 것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콘텐츠가 삭제 되기도 했다.(심지어 표지에 소개된 시스템이 게임 내에 등장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때문에 ‘템페스트’는 게이머들로부터 극과 극의 평가를 받을 정도로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으로 남았지만, 창세기전 시리즈가 대중으로부터 주목을 받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대대적인 홍보와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게임 홍보에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국내 게임산업에서 독특한 시도를 한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창세기전3 스크린샷

<장대한 시나리오의 마무리.. 그리고 또 다른 시작 창세기전3 & 파트2>

‘템페스트’의 성공으로 새로운 창세기전 시리즈에 자신감을 얻은 소프트맥스는 1999년 ‘창세기전3’를 출시한다. 이미 이전 작들의 성공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RPG로 성장한 ‘창세기전 시리즈’의 후속편인 만큼 게이머들의 기대감은 상당했고, 출시 이후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창세기전2’의 그늘에서 벗어난 스토리라인. ‘창세기전2’로부터 꽤나 오랜 시간이 흐른 ‘안타리아 대륙’을 배경으로 한 ‘창세기전3’는 전작의 주요 캐릭터들의 후손이 등장하는 것은 물론, 외전인 ‘서풍의 광시곡’과 ‘템페스트’의 캐릭터를 대거 추가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게임으로 탈바꿈 했다.(실제로 전작을 즐기지 않아도 게임을 이해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정도)

더욱이 ‘흑태자’에 이은 불굴의 캐릭터 ‘살라딘’(필립 팬드래건)이 주연인 ‘에피소드1 시반 슈미터’, 필립의 동생이자 형이 죽은 것으로 알고 복수를 다짐하는 버몬트 대공(‘죤 팬드래건’)이 복수의 길을 나서는 ‘에피소드 2 크림슨 크루세이드’, 제국을 배경으로 철가면(클라우제비츠)와 죠안, 크리스티앙의 모험을 그린 ‘에피소드 3 아포칼립스’ 등 에피소드 별로 즐길 수 있는 스토리라인은 게임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큰 공헌을 했다.

창세기전

여기에 살라딘과 세라자드의 안타까운 사랑, 오해와 오해 속에 갈라설 수 밖에 없었던 필립과 죤 형제의 비극, 클라우제비츠의 마지막 희생과 모든 일들이 시작된 ‘아르케’ 행성으로의 차원여행으로 마무리되는 게임의 스토리는 '창세기전2'를 즐긴 게이머라면 무릎을 칠 정도로 이전 시리즈들과 깔끔하게 연계되어 기존의 창세기전 팬과 새롭게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 모두를 만족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여전히 버그는 존재해 게임이 튕기는 경우도 부지기수 였으며, 새롭게 도입된 ‘용병 시스템’의 경우 몇몇 캐릭터를 제외하고 그다지 사용되지 않는 점 등의 단점이 부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뛰어난 게임 콘텐츠는 아직도 게이머들에게 ‘창세기전3’가 최고의 게임으로 남아있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창세기전

'창세기전3'는 국내 게임 최초로 하나의 게임이 두 개의 시리즈로 나뉘는 시도를 했는데, 그 결과 등장한 것이 2001년 등장한 ‘창세기전3: 파트2’다. ‘안타리아’ 대륙으로 떠나기 전 ‘아르케’ 행성으로 시간을 이동해 불시착한 살라딘 일행으로부터 이 게임은 시작된다.

특히, 왜 이들이 다른 행성으로 떠나야 했으며, 창세기전2에서 주신과 암흑신으로 불리는 이들은 어떻게 탐험대에 참가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들의 여행이 어떤 결과로 다가오는 지에 관련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게임의 스토리는 올드팬들과 새로운 팬 모두에게 진한 감동을 주었다.

아울러 남성이지만 세라자드의 영혼을 지닌 ‘베라모드’를 끝까지 지키며, 결국 자신의 생명까지 내놓는 살라딘의 눈물 나는 분투와 마지막을 장식하는 '베라모드'의 독백은 국내 게임 중에서도 최고의 엔딩으로 손꼽히는 장면이다.

‘창세기전3: 파트2’는 악명을 떨쳤던 버그들이 상당수 해결된 것은 물론, 이전까지 판타지 혹은 무협 풍이었던 게임의 배경을 미래시대로 바꾸어 미래 지향적인 무기와 스킬이 등장하는 등 이전과는 사뭇 다른 파격적인 도전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전작을 즐기지 않은 게이머의 경우 왜 레이저를 쏘며, 광선검은 또 무엇인가? 하면서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창세기전4 1차 테스트

<그리고 '창세기전4'>

위에서 소개한 정식 넘버링의 게임 이외에도 창세기전의 IP를 활용한 수 많은 게임들이 모바일, 온라인으로 등장해 게이머들을 즐겁해 해주었다. 하지만 그것은 전초전일 뿐. 이제 창세기전의 정식 후속작인 ‘창세기전4’가 게이머들을 만날 준비를 끝마쳤다.

창세기전4 1차 테스트

분명한 것은 온라인은 시나리오가 그다지 크게 영향을 미치는 장르가 아니며, 창세기전 시리즈는 예전부터 전투 콘텐츠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그다지 뛰어난 평가를 받는 게임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블라자드의 WOW가 방대한 콘텐츠와 함께 매년 돌아오는 확장팩으로 점차 세계관을 넓혀 큰 인기를 거뒀듯, 창세기전 특유의 뛰어난 스토리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면 ‘창세기전4’도 이전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과연 2015년 정식 서비스가 예정된 창세기전4가 어떤 결과로 게이머들을 만나게 될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창세기전4 1차 테스트

: 창세기전 소프트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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