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회의 모바일게임 위클리] 4월 넷째 주 신작

모바일게임 위클리는 지난 한 주간 주목받은 모바일게임 중 세 작품을 직접 플레이하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 편집자주 >

모바일위클리넷째주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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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쓸이 퍼즐로 느끼는 질주 쾌감, '던전링크'

간편한 룰과 화려한 연출, 그러면서 양질의 콘텐츠까지 겸비한 퍼즐게임. 말로는 쉽고 실천은 어려운 그런 게임이 4월 넷째 주에 출시됐다. 미국에 위치한 Kong Studios가 개발하고 게임빌이 서비스 중인 '던전링크'의 얘기다. 주말 동안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모바일게임의 진화를 느낄 수 있었다.

던전링크1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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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링크'의 퍼즐은 타일에 올라간 영웅들을 눌러 줄을 긋듯이 이동시키면서 시작된다. 전투가 시작되면 각 영웅마다 시작 겸 도착 타일이 2개 배정되고, 게이머는 두 지점 중 원하는 타일에서 반대편 타일까지 영웅을 이동시켜야 한다. 영웅은 타일을 지나가면서 질주 스킬로 적을 공격하거나 아군 회복시키며, 동시에 이동 거리만큼 마나를 모아 일반 스킬을 쓸 때 사용한다. 영웅이 한 번 지나간 타일은 선으로 표시가 나타나 그 누구도 선 위를 지나갈 수 없고, 영웅들이 모든 타일 위를 지나가거나 더는 움직일 수 없을 때 적의 턴으로 넘어간다.

여기서 퍼즐의 묘미를 완성시키는 두 가지 요소가 있으니 하나는 파티의 영웅들이 모든 타일을 지나가면 발동되는 '퍼펙트 어택'으로, 이것이 발동되면 강력한 전체 공격 혹은 집중공격이 추가된다. 다른 하나는 릴레이 주자가 바톤을 넘겨 받듯이 이어서 움직일 수 있는 체인 시스템이다.

시작지점에서 움직인 영웅이 정해진 타일에 도착했을 때 바로 옆 타일이 다른 영웅의 시작지점이라면 이 체인 시스템이 발동되고, 이 시스템 덕분에 파티 인원이 많아 각 영웅마다 움직일 수 있는 동선이 줄어들어도 퍼즐을 푸는데 지장이 없다. 특히, 체인을 몇 번 성공시켰느냐에 따라 '퍼펙트 어택'의 위력이 상승하며, 4 체인 이상부터는 컷인 출현과 함께 매우 강력한 공격을 할 수 있으므로 게이머는 각기 영웅에게 필요한 최적의 이동 루트를 찾아야 한다.

또한, 게이머를 기다리고 있는 퍼즐은 한 종류 만이 아니다. 영웅이 지나갈 때 중독이나 화상 등으로 대미지를 주는 타일을 비롯해 타일 밖에 위치한 적들, 시간 제한 퍼즐, 턴 수 제한 퍼즐, 일정 턴이 지나면 적과 아군 모두 공격력 상승 등 각양각색 콘셉트를 가진 퍼즐들이 등장한다. 그럼에도 게이머가 실수하지 않는 한 '퍼펙트 어택'은 반드시 성공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던전링크'의 퍼즐이 얼마나 잘 완성됐는가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 게이머가 퍼즐을 풀 때마다 각 영웅의 스킬 연출들이 화면을 가득 채워 화면을 보는 즐거움도 빠지지 않는다. 이 밖에 자동전투의 경우 5-6 던전까지 클리어해야하는 조건이 붙어 초반엔 이용할 수 없지만, 일반 스킬을 아끼지 않는다는 점을 제외하면 언제나 '퍼펙트 어택'을 발동시키므로 퍼즐에 약한 게이머들에게 힘이 될 것이다.

퍼즐 부분을 제외하면 '던전링크'의 플레이 패턴은 여타 롤플레잉 모바일게임과 비슷하다. 각 영웅을 뽑기나 진화로 얻은 다음 전투를 통해 레벨을 올리고, 그 다음 영웅의 강화 및 진화를 위해 육성 재료 수집하고 룬을 모으는 과정으로 귀결된다. 진행이 막히면 일정 시간마다 확률에 따라 제공되는 보상이나 과금으로 해결하는 점 역시 롤플레잉 모바일게임에서 익숙한 요소. 그래서 혹자는 '던전링크'에 퍼즐을 뺐을 때 어떤 점이 다른 롤플레잉 게임과 다르냐고 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던전링크'는 그 퍼즐 하나만으로 다른 롤플레잉 모바일게임과 전혀 다른 작품성을 확보했으며, 게이머는 퍼즐을 푸는 재미에 다른 롤플레잉 모바일게임과 비교를 할 겨를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오히려 뽑기, 육성, 퀘스트 등의 요소는 퍼즐에만 매달리지 않고 더 많은 게이머가, 더 다양한 재미를 느끼기 위한 장치로 보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더 화려한 퍼즐을 찾는 게이머, 더 다른 롤플레잉 모바일게임을 찾는 게이머 모두에게 '던전링크'라는 새 기대주를 추천해본다.

-단 아이템은 삼키고 쓴 유령은 뱉는다, '고스트헌터'

고전 영화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고스트 버스터즈'란 영화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온갖 과학 장비로 무장해 악령을 흡수, 봉인한다는 콘셉트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일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한 술 더 떠 되로 흡수한 유령을 말로 돌려주는 횡스크롤 모바일 게임, '고스트헌터'가 4월 넷째 주에 출시됐다.

고스트헌터1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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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헌터'는 헌터들이 난폭해진 유령들을 흡수해 퇴치한다는 콘셉트로 진행된다. 공중에 떠다니는 헌터를 조작해 유령들 근처로 이동하면 흡수가 시작되며, 이렇게 유령들을 물리쳐 각 스테이지마다 설정된 보스까지 퇴치하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간다. 헌터에게는 기본 공격 외에 유령을 일정 수 흡수했다가 뱉어내는 차지 공격, 수호령이라 부르는 보조 펫, 아이템을 소비해 무적 시간을 얻고 강력한 공격을 날리는 필살 어택 등이 준비돼 게이머의 공격 수단은 꽤 많은 편이다. 여기에 1 회 플레이 한정으로 아이템을 끌어오는 자석 기능, 방어력 상승, 피격 당했을 때 필살어택 자동 발동, 강화 아이템의 효과 상승 등을 골드로 구입할 수 있어 슈팅게임에 약한 게이머도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또한, '고스트헌터'에는 롤플레잉 모바일게임의 요소가 상당 수 들어갔다. 전투의 기본이 되는 조작 헌터의 경우 뽑기가 아닌 조건 만족 후 골드 구입이나 과금으로 직접 구매할 수 있지만 대신 육성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헌터, 장비, 수호령의 강화를 위해 종류 별로 나눠진 강화석, 헌터를 진화시킬 때 필요한 진화석, 수호령을 만들 때 필요한 설계도, 수호령을 만들거나 장비의 속성을 강화시킬 때 필요한 유령카드, 그리고 이모든 육성에 필수인 골드까지 필요하기 때문.

게이머가 적들을 물리치고 수집한 '혼'을 써서 아이템을 제작하거나 한 번 클리어 한 구역에 한해 '탐사' 기능을 쓸 수는 있지만,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므로 과금 없이는 '고스트헌터' 플레이 중 피로가 쌓일 것이다.

그래도 스테이지마다 특색이 분명한 콘셉트와 난이도, 헌터와 적들의 공격 연출, 다른 게이머와 겨루는 수호대전 등 콘텐츠 부분은 양으로나 질로나 게이머를 실망시킬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슈팅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강화에 연연하지 않고 재미있게 '고스트헌터'를 플레이할 수 있을 정도다. 이따금 플레이 중에 접속이 끊기는 안정성 문제, 왼손잡이에 불편한 현재의 조작방법이 개선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이 주의 인디게임 '9 엘리멘츠: 액션 파이트 볼'

90년대 말, 초등학생 사이에서는 '포켓몬스터' 열풍과 함께 '피카츄 배구'란 미니 게임이 유행했다. 피카츄 2 마리가 몬스터볼로 1 대 1 배구 대전을 벌이는 게임으로, 이동과 점프, 스매시 키만을 써서 누구나 쉽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스매시의 위치와 방향키 조합에 따라 다양한 궤도로 공이 날아가는 심오함이 있어 아직도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소개할 스포츠 모바일게임 '9 엘리멘츠: 액션 파이트 볼'(이하 '엘리멘츠')를 처음 봤을 때 1 대 1 배구 게임이란 점만 보고 비슷한 게임인 줄 알았다.

9엘리멘츠1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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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첫 인상은 엄청난 착각이었다. 분명 배구처럼 상대편 바닥에 공을 떨어뜨려 이기는 룰, 이동 키와 점프 겸 스매시 버튼을 쓰는 간단한 조작의 경우 '피카츄 배구'와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엘리멘츠'의 경기 양상은 공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공을 매개체로 삼아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쪽으로 특화됐다.

동시에 점프한 두 캐릭터가 착지하기 전에 몇 번씩 공을 주고 받거나 공 없이 네트 너머에 있는 상대를 공격하는 캐릭터를 보고 있으면 배구 게임을 가장한 격투 게임이란 느낌이 강하다. 경기 중에 나오는 연출 역시 공이 얼마나 빠르고 강하게 튕겨나가는가 묘사하는 대신 캐릭터 자체의 능력과 강력함을 어필하고 있다. 2D 그래픽들을 보면 이 소스들을 가지고 격투게임을 따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엘리멘츠'가 잘못 개발된 게임이란 얘기는 절대로 아니다. 이 격투 게임 같은 배구 게임이 낯설어서 그렇지 적응만 하면 숨가쁘게 공을 주고 받는 속도감, 특수 기술이나 필살기로 결정타를 날리는 쾌감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또한, 일반 아케이드 모드를 비롯해 연습모드, 서바이벌, 토너먼트, 멀티플레이까지 격투 게임이라면 으레 있을 모드가 전부 존재하고, 슬라이드 조작이 어려운 게이머나 왼손잡이를 위한 조작 설정 변경 등 상용 게임에 버금가는 완성도를 갖췄다. 이 밖에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캐릭터의 외형 변경과 성능 향상을 동시에 도모하거나 특정 조건을 만족시켜 과금 없이 새 캐릭터를 해금할 수 있으므로 '엘리멘츠'를 플레이 할 이유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2014년 12월에 유료 게임으로 출시됐고, 지난 4월 21일에 무료 버전이 공개된 만큼 여타 인디 게임과 직접 비교할 수는 없겠으나 '엘리멘츠'의 완성도와 콘텐츠, 플레이 재미는 문자 그대로 독보적이다. '엘리멘츠'의 개발자가 무료 버전 공개와 함께 밸런스 조정을 실시해 접근성이 좋아졌다고 공언한 만큼 이번 기회에 높은 수준의 인디 게임을 찾는 게이머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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