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2015] 테라의 산전수전을 함께 겪은 김낙형 개발자, 테라의 8년을 말하다

금일(20일)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5(이하 NDC 2015)에서 '8년동안 테라에서 배운 8가지 교훈' 세션을 진행한 블루홀의 김낙형 개발자는 15년의 개발경력 중 절반을 블루홀이 개발하고 NHN에서 서비스 중인 롤플레잉 온라인게임 테라의 역사와 함께한 '테라통'이라 할 수 있다.

블루홀의 창립멤버로 시작해 8년 동안 테라의 산전수전을 함께 겪은 그가 이번 NDC 2015 세션을 통해 청중들에게 테라의 개발과 서비스 과정에 있었던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을 중심으로 게임 개발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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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형 개발자가 가장 먼저 꺼낸 말은 "포기하지 마라"였다. 성공은 의외의 곳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아야 기회를 제대로 잡는다는 뜻이었다. 이 부분에서는 테라에서 등장하는 종족 '엘린'이 예시로 많이 나왔다. 먼저, 김낙형 개발자는 테라의 마스코트 역할을 맡은 엘린이 개발 중에는 포포리 종족의 여성 캐릭터에 불과했고, 출시 직전 북미 시장의 정서와 맞지 않다는 피드백을 받고 나서야 개발진이 급하게 엘린을 만들었다는 비화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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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엘린은 개발 중 모든 면에서 가장 뒤로 밀린 콘텐츠였으며, 그마저도 소수의 취향을 위해 개발됐지만 개발 노하우를 총동원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김낙형 개발자의 설명이었다. 또한, 개발 측에선 엘린에 대해 큰 신경을 안 썼으나 일본 라이브 팀에서 강력하게 추진해서 완성된 엘린의 학교 수영복, 메이드복, 체육복 판매가 대성공을 거뒀기에 일본 시장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단 두 달 만에 전세계의 테라 서비스를 부분 유료화로 전환할 수 있었다는 말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만약 일본 라이브팀이 자포자기했더라면 지금의 테라는 없었을 거라는 소감을 밝혔다.

해당 세션에서는 회사 차원의 대응과 전략에 대한 내용도 빠지지 않았다. 김낙형 개발자는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라며, 테라를 개발하면서 과거의 사례만 생각해 퀘스트, 커뮤니티 시스템을 소홀히 했던 점을 반성했다. 그리고 게임의 재미는 아이디어가 아닌 밸런스에서 나오기 때문에 밸런스 테스트팀을 별도로 운영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하면서 "공격은 팬을 부르지만 수비는 우승컵을 가져온다. 게임에서는 기발한 아이디어나 화려한 그래픽이 공격이고, 밸런스는 수비다"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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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김낙형 개발자는 자신이 팀장을 맡았던 라이브팀을 '응급실'이라고 소개한 뒤 대형 프로젝트일 수록 책임회피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조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기존 개발자들이 서비스 이슈에 에너지를 쓰면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책임지기 위한 부서가 라이브 팀이었다는 말도 들을 수 있었다.

개발과 경영의 양립에 대한 문제에서도 구조적인 해결책이 강조됐다. 게임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개발이고, 동시에 경영이 실패하면 개발의 위기가 발생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종속되는 것이 아닌 서로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야 힘들어지지 않는다. 개발의 방향성이 경영 평가와 맞지 않는다면 그 개발이 인정받을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김낙형 개발자는 주장했다.

이밖에 온라인게임에 대한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온라인게임은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사업이며, 부분 유료화는 소프트웨어가 아닌 즐거운 경험을 판매하는 것이다"라고 의견을 말했다. 과거 패키지나 월정액 상품으로 소프트웨어를 파는 시대와 다르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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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김낙현 개발자는 게이머를 만족시키기 위해선 방송과 오프라인 이벤트, 게이머와의 솔직한 소통이 유효하다는 견해를 냈다. 이에 대한 예시로 그는 라이엇게임즈가 개발한 AOS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이벤트 대회 '롤드컵'이 열리면서 게이머들의 커뮤니케이션이 강화되고 이슈가 만들어진 사례, 테라의 일본 서비스 중 복장의 치마가 올라가는 버그를 해결하지 못 해 라이브팀에서 게이머들에게 버그의 존재를 밝히자 게이머들이 테라를 비판하지 않고 해당 버그를 즐기며 묵인해준 사례 등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김낙형 개발자는 "전세계 국가마다 차이점이 있지만 국적을 가리지 않는 유효 코드는 분명히 존재한다"라며, "잘 만든 게임은 어디서나 잘 통한다. 잘 만든 게임을 가지고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 고민하라"라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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