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고, 소통하고, 확장하고. MEET UP이 꿈꾸는 가족 놀이문화의 진화

“요즘은 부모님들이 다 일을 하시다보니, 아이들이 혼자인 경우가 많잖아요. 아이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게임을 사용해서 오프라인에서 친구들과 만나서 놀고, 온라인에서도 그 만남이 이어질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에 이 게임을 만들게 됐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만든 가면을 바로 게임 캐릭터로 변신시켜 놀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모바일 게임 밋업(MEET UP)이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가족을 테마로 한 다양한 활동을 2펼치고 있는 문화예술기획사 우리가족플레이 연구소와 게임 개발 전문 교육 기관 스킬트리랩 강사이자 인디 게임 개발자로 활동 중인 장재곤 개발자가 협력해 만든 이 게임은, 지난 5월 20일 진행된 문화창조융합센터 오픈 하우스 행사와 29일 개최된 굿게임쇼2015에서 공개돼 화제가 됐다. 특히 굿게임쇼2015는 아이들을 위한 착한 게임들이 주로 소개되는 행사이다보니 작은 규모의 인디 게임관에 소개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아이들 뿐만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부모들도 정성스럽게 만든 가면이 게임 캐릭터로 변하는 것이 무척 신기한 눈치다.

우리가족플레이 연구소의 김나형 대표는 “공개하기 전에 소규모 그룹 테스트를 몇번 진행했었는데, 부모들이 언제 출시되냐고 물어볼 정도였다”며, “아이들의 창작활동이 게임으로 이어지고, 오프라인에서 만난 친구들을 게임 속에서 또 만나볼 수 있다는 것에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족플레이연구소 김나형 대표
우리가족플레이연구소 김나형 대표

“처음에는 혼자서 게임을 즐기는 초등학생들이 함께 모여서 놀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이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아이들에게 게임 프로그래밍을 시킬 수는 없으니, 게임 속 캐릭터를 만들게 하자는 생각을 했었는데, 직접 오프라인 테스트를 해보니 아무래도 초등학생보다는 더 어린 아이들에게 잘 어울리더군요”

김나형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밋업은 게임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아이들에게 창작의 즐거움을 주고, 그 창작의 결과물을 통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에서 만난 친구들과 다시 소통을 하며, 그 소통이 아이들의 부모들까지 확산되는 것을 노리는 새로운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볼 수 있다.

문화창조융합센터 오픈 하우스
문화창조융합센터 오픈 하우스

게임은 화면에 나오는 캐릭터 중에 서로 만나길 원하는 캐릭터를 터치해 연결해주면 점수가 오르는 간단한 방식이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방금 전 자신이 만든 가면이 즉석에서 게임 속 캐릭터로 만들어져 움직이는 것을 보는 것을 매우 신기하게 여기며, 다른 캐릭터를 보면서 이 가면을 만든 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리는 것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맛보게 된다. 집에 돌아와서도 밋업을 실행시키면 친구들과 즐겁게 가면을 만든 기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는 것이다.

김나형 대표는 과거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아이들이 가장 원하는 놀이터의 형태를 조사해본 적이 있었는데, 아이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가 아니라, 누구와 무엇을 했는지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밋업은 같이 놀고, 그 경험을 온라인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창조융합센터 오픈 하우스
문화창조융합센터 오픈 하우스

“김나형 대표님에게 같이 작업해보자는 제의를 받고, 이 일을 같이 하게 됐습니다. 저에게는 게임아카데미 시절 교수님이었기 때문에 재미 삼아 참여했는데,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더욱 의욕이 생기더군요”

게임 앱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장재곤 개발자가 밋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이유도 아이들의 모습에서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장재곤 개발자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대작 프로젝트라고는 볼 수 없지만, 아이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작업하고 있다며, 오히려 아직 수익적인 측면을 먼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참신한 아이디어를 많이 넣을 수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화창조융합센터 오픈 하우스
문화창조융합센터 오픈 하우스

현재 김나형 대표와 장재곤 개발자가 준비중인 밋업의 발전 방향은 처음부터 모든 사람들에게 전부 공개하기보다는 밋업 with OOO 처럼 소규모 그룹을 위한 맞춤형 밋업을 만들고, 여러 형태의 밋업을 더 많은 그룹으로 확산시키는 것이다. 오프라인에서 만나 같이 가면을 만드는 경험이 밋업의 핵심이기 때문에 서로 연관이 없는 아이들보다는 같은 유치원이나, 학원, 부모님의 직장 등 계속 만남이 이어질 수 있는 어린이 집단에 더욱 적합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김나형 대표는 밋업을 통해 아이들만 소통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도 아이들과 함께 소통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밋업을 통해 점점 축소되고 있는 현대인들의 가족 개념이 다시 넓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창조융합센터 오픈 하우스
문화창조융합센터 오픈 하우스

또한, 아이들이 만든 가면을 디지털화 해 개발자가 게임으로 옮기는 방식이지만, 추후에는 가면 재료에 인식 코드를 넣어, 누구든지 만들어진 가면을 스캔만 하면 자동으로 게임 캐릭터가 생성되는 방식도 고려 중이다. 밋업이 게임 앱이라기보다는, 온-오프라인을 연동하는 아이들용 커뮤니케이션 교육 프로그램에 더 가까운 성격인 만큼, 오프라인 과정이 필수이고, 개발을 모르더라도 누구나 쉽게 만들어진 결과물을 게임 캐릭터로 옮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여름경에 밋업을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밋업의 완성이라기보다는 출발을 의미합니다. 아이들과 부모들이 더 즐겁게 소통할 수 있도록 밋업을 계속 발전시킬 생각입니다. 또한 밋업 뿐만 아니라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와 청소년들의 소통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니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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