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스토리] 엔씨소프트 연대기 5화 : 회사의 확장 및 사업 다변화, '끊임없는 도전'

[게임동아에서는 2015년을 맞이하여 게임 기업의 탄생부터 성숙기까지 더한 연대기형 특집 '기업스토리'를 진행합니다. 첫 번째로 선정된 회사는 엔씨소프트로, 엔씨소프트의 과거와 현재를 비롯하여 정치, 인사, 경제 등 가능한 폭넓은 분야를 토대로 다루어볼 계획입니다. - 기사 내 대화는 당시의 상황을 유추해 각색한 것으로 현실과 다소 다른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리니지2'를 성공적으로 런칭한 후 엔씨소프트는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가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언제 수명이 다할지 모른다'며 걱정했던 '리니지'가 건재한 모습을 보였고, '리니지2' 마저 성공궤도에 무사히 안착함으로써 엔씨소프트는 확장 일변도로 가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엔씨소프트 로고
엔씨소프트 로고

그중에서도 엔씨소프트를 자극한 것은 캐주얼 게임의 붐이었다. 당시에 PC 온라인 게임시장은 '크레이지아케이드', '포트리스' 등 콘솔 게임들을 온라인화 한 느낌의 캐주얼 게임들이 강세를 띄기 시작했다.

캐주얼 게임들은 2000년도만 해도 MMORPG 처럼 정액제를 도입하지 못하고 뚜렷한 상용화 서비스를 찾지 못해 난감해했었지만, 2002년 들어 게임은 무료로 하되 아이템을 유료화 하는 '부분유료화'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도입시키면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아바타의 판매가 특히 엄청났는데, 2002년 네오위즈는 7월 한달에만 아바타를 29억 원어치나 팔아치웠고 넷마블 또한 3월부터 6월까지 아이템 판매 매출이 73억 원에 육박하는 등 돈을 긁어모으기 시작했다.

여기에 PC방을 점령한 '포트리스' 시리즈, 넥슨의 '크레이지 아케이드' 등 전국적 바람을 불어온 캐주얼 게임들이 기세등등하게 MMORPG들과 맞서면서 PC 온라인 게임 시장은 유례없는 부흥기로 접어들었다.

이렇게 대단히 매력적인 캐주얼 게임 시장을 엔씨소프트가 무시하고 넘길리 없었다.

ncsoft gameting
ncsoft gameting

엔씨소프트는 코스닥 등록 후 바로 캐주얼 게임의 서비스 준비에 착수했고, 종합 엔터테인먼트 포털 사이트인 '웹라이프'(www.weblife.co.kr)를 내놓으면서 캐주얼 게임 시장에 첫 진입을 시도하게 된다.

'웹라이프'는 PC 온라인에서 커뮤니티 및 일정관리 기능 등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영상채팅과 게임을 같이 할 수 있게 만든 서비스로, 당시에 획기적이라는 반응이 있긴 했지만 엔씨소프트 회사 자체가 MMORPG에 특화된 조직이었기 때문인지 1년여 넘게 진행되다 신통치 못한 반응에 밀려 결국 자취를 감추게 된다.

gameting
gameting

첫 시도는 비록 실패했지만 엔씨소프트는 여기에 굴하지 않고 또 다시 캐주얼 게임 포털 '게임팅'(www.gameting.com)과 영상채팅 게임 위카(www.wika.co.kr)를 도입하면서 캐주얼 게임에 대한 의지를 재정비하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이 마저도 오래 가지 못했다.

게임팅은 웹 상에서 여러가지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였는데, 다른 서비스와 달리 화상채팅이 가능한 점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당시 유행했던 커뮤니티 형태를 극대화 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엔씨소프트는 게임팅에 드림위즈의 메신저 프로그램 '지니'를 연동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게임팅 맞고
게임팅 맞고

하지만 게임팅은 초창기 1대1 '맞고' 등으로 반짝 인기를 얻는가 하더니 그외에 특별한 인기를 끌지 못하고 1년 동안 가입자가 100만 명, 동시접속자도 2만 명에 불과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당시에 '테트리스' 등 인기 콘텐츠를 바탕으로 쑥쑥 커져가는 라이벌 회사들인 NHN이나 넷마블((누적가입자 1천만 명, 동시접속자 10만 명 이상)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이었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위카'는 아예 폐쇄되는 수모를 겪게 된다.

당시 개발자들은 "사실 내부에서 캐주얼 게임 개발팀이 있었지만, '리니지'와 '리니지2' 팀에 비해 대접받지 못했고, 또 방향성을 놓고 사업팀 끼리의 의견 충돌 등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서비스의 정체성을 뒤집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이에 굴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계속 캐주얼 게임 사업팀을 구성하거나 퍼블리싱 사업에 도전하면서 최근까지 더욱 이 분야에 박차를 가하게 되는데, 이는 다음 기회에 더욱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다.

리니지 토너먼트
리니지 토너먼트

캐주얼 게임 시장에 대한 진입 외에도 엔씨소프트는 2000년대 초반부터 e스포츠에 지속적인 관심을 나타내며 해당 시장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리니지'는 당시에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PC방을 압도적으로 점유하던 대표 게임이었는데, 엔씨소프트는 RPG 와는 다른 전략성을 가진 단품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e스포츠의 붐을 만들어내는 '스타크래프트'를 보여 e스포츠에 대한 필요성을 주목하게 된다.

마침 2002년 11월 '리니지'에 대전 시스템이 만들어졌고, 엔씨소프트는 2003년 초에 국내 MMORPG 최초로 이 시스템을 이용한 '리니지 토너먼트' 방송을 시작하면서 e스포츠 업계에 첫 발을 들이기 시작한다.

8인으로 구성된 팀들이 상대편을 해치우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 대회는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폭발적인 반응은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나름의 방송감각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MMORPG라는 장르 특성상 '보는 재미'는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 방송은 '리니지' 유저들 사이에서 큰 이슈가 되었으며 RPG 장르가 e스포츠로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 여러 중요한 포인트를 짚어낸 선구자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었다.

엔씨소프트는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리니지2' 배틀리그, '블레이드앤소울 비무제' 등 e스포츠에 대한 의지를 이어나갔으며, 개발을 진행하던 다양한 후속작들에게도 늘 e스포츠를 염두에 두고 개발하도록 할 만큼 현재까지도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고 있다.

nc 김택진 중국 리니지
nc 김택진 중국 리니지

여기에 북미에 이은 중국 진출도 엔씨소프트의 확장을 위한 주요 행보라고 할 수 있었다. 2002년 3월부터 엔씨소프트는 국내에 서버를 두고 중국에 시험적인 서비스를 진행하게 되는데, 중국 반응이 점점 좋아지자 동년 11월에 중국 포털사이트 업체인 시나닷컴과 합작법인을 세우고 서버를 상하이로 옮겨 본격적인 서비스를 실행하기 시작한다.

당시 중국 게임 시장은 액토즈소프트의 '미르의 전설'이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지만, 계약 해제 등 불안정한 이슈로 주춤하는 상황이었다. 이때를 기회로 '리니지'는 서버를 6개로 늘리고 최대 동시접속자를 3만 명으로 늘리는데 성공하는 등 중국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활짝 열었으며, 포스트 한국형 인기 온라인 게임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대만 또한 분위기가 좋았는데, '리니지'의 동시접속자 수가 14만 명을 넘어가면서 엔씨소프트는 북미지역, 중국지역, 대만지역 등에서 호평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진행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3년도 엔씨소프트의 해외 매출 목표가 300억 원이라는 것도 이러한 자신감을 반증했다고 하겠다.

마지막으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에 대한 수익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다는 외부의 지적이 잇따르자 이를 보완하고 수익을 다변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게임 개발에 열을 올리게 된다.

아이온 로고
아이온 로고

우선 '리니지'를 3D로 똑같이 바꾸자는 취지로 개발 중이던 '리니지 포에버'는 기존 '리니지' 게이머들이 '리니지'를 그냥 2D 게임으로 놔둬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함에 따라 '아이온'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개발이 재정립됐다.

'아이온'은 '리니지'와 다르게 새로운 재미와 철학을 가진 게임을 개발하겠다는 취지 아래 개발이 재정립되면서 전혀 새롭게 개발 시작이 되었고, 또 판타그램으로부터 인수한 '샤이닝로어'는 콘솔 게임에 가까운 게임성을 가진 게임이었지만 10대 게이머 중심의 MMORPG로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샤이닝로어
샤이닝로어

북미에서도 활발한 활동이 계속되었는데, 엔씨소프트의 미국 자회사인 엔씨 인터랙티브에서는 미국 크립틱 스튜디오가 개발한 '시티오브히어로'의 전세계로 퍼블리싱(배급)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준비하기 시작했으며, 미국 게임 개발사 렐름 인터렉티브(Realm Interactive, LLC)가 2000년 11월부터 개발해 온 SF(Science Fiction)배경의 3D 온라인게임인 '엑사크'도 서비스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여기에 한국과는 전혀 다른 게이머 성향을 보이던 북미 시장을 위해 엔씨소프트가 절치부심해 제작한 야심작 '에버퀘스트'의 서비스 준비도 착착 진행되어 가면서 엔씨소프트의 사업 다변화는 물오르듯 바쁘게 진행되어갔다고 할 수 있다.

- 6화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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