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준의 게임히스토리] 한국 MMORPG의 간판 메이플스토리, '그 영광과 굴욕의 역사'

누적매출 2,000억원, 국내 가입자 1,800만명과 해외 가입자 9,800만명, 24종의 직업과 500여 가지가 넘는 캐릭터 상품 그리고 13년의 세월 동안 진행된 30여 종이 넘는 대형 업데이트. 넥슨의 대표 MMORPG 메이플스토리가 가진 기록들이다.

메이플스토리 레전드 업데이트
포스터
메이플스토리 레전드 업데이트 포스터

수 많은 온라인게임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한국의 게임시장에서 메이플스토리처럼 뚜렷한 족적을 남긴 게임도 드물다. 2003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메이플스토리는 모험가로 시작해 수 십 종의 직업 전직을 통해 다양한 즐거움을 제공한 것은 물론, 횡스크롤로 진행되는 독특한 진행과 2D 캐릭터를 부각시킨 밝은 게임 플레이를 선보이는 등 기존의 어둡고 거친 성인 위주의 온라인게임과는 노선을 달리해 성공한 MMORPG로 손꼽히는 게임이다.

더욱이 게임 IP를 활용해 학습만화와 코믹스를 출간하여 누적 판매 1,800만 부를 기록한 것에 이어 닌텐도 DS로 출시한 게임이 10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하나의 게임으로 다양한 영역에 진출하여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메이플스토리 현장 풍경
메이플스토리 현장 풍경

특히, 유난히 학생 층의 접속률이 높아 '메이플=초딩 게임'이라고 불릴 정도로 2000년대에 학창시절을 지낸 게이머들에게 메이플스토리는 '누구나 다 한번씩은 해봤던' 게임 그 이상으로 다가오는 작품인 것이 사실.

13년이 넘는 오랜 세월 동안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어느덧 후속작의 발매도 눈앞에 두고 있는 메이플스토리. 이번 히스토리 코너에서는 넥슨의 간판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가 걸어온 영광과 굴욕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2003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메이플스토리는 처음 기획단계부터 '원 소스 멀티 유즈'(하나의 콘텐츠를 다른 영역의 2차, 3차 콘텐츠로 등장시키는 전략)를 염두하고 만든 작품이었다. 서비스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거둔 메이플스토리는 곧바로 도서, 모바일 등의 콘텐츠로도 개발되었는데, 2004년 도서 단행본이 10만부 판매를 돌파한 것에 이어, 서비스 1년 후인 2004년 7월 모바일게임(피처폰)으로 출시되어 국내 게임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코믹 메이플스토리
코믹 메이플스토리

이중 2004년 4월 발매를 시작한 '코믹 메이플스토리' 이른바 '메이플 RPG'는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연재를 이어감과 동시에 무려 70권이 넘는 부수를 기록하며 지금까지도 부동의 아동 도서 판매 1위를 기록하는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한마디로 코믹 메이플스토리를 처음 접한 초등학생이 군대를 다녀와도 연재가 끝나지 않은 셈)

더욱이 서비스 7년 뒤인 2010년 4월 출시된 메이플스토리의 닌텐도DS용 게임 '메이플스토리DS'는 발매 후 1개월 만에 10만 장을 판매하여 가장 빠른 시간에 판매된 닌텐도DS 게임이라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으며, 1년 뒤 19만 장의 판매고를 올려 온라인에서 PC로 플랫폼을 옮긴 국내 게임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린 게임으로 기록됐다.

국내 MMORPG 중 손에 꼽을 만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메이플스토리의 기록들 역시 주목할 만하다. 2005년 2월 회원 수 1,100만명을 돌파한 메이플스토리는 8개월 뒤 1,300만명을 기록한 것에 이어 2006년 2월 1,400만, 2007년 4월 1800만 명을 기록하는 등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아울러 2003년 12월 일본 서비스를 시작으로, 2005년 6월 싱가포르, 홍콩에 서비스를 실시했으며, 2007년 4월에는 유럽, 2008년 브라질에 진출하는 등 왕성한 해외 활동을 이어나가며 전세계 누적 회원 수 9천만 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와 함께 서비스 3년 만에 연간 매출 600억원, 2009년까지 누적 매출액 2,000억원을 가뿐히 넘어서는 등 온라인게임의 성공 지표인 누적 회원 수 그리고 연간 매출액까지 메이플스토리가 가진 기록들은 그야말로 후발주자들이 따라잡아야 할 하나의 거대한 벽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외형적인 성공 이외에도 13년이 넘는 세월 동안 쌓인 게이머들의 이야기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대다수의 온라인게임이 현재 업데이트에 안주하고 있는 것에 반해 메이플스토리는 오랜 시간 이어진 업데이트로 변화된 지금의 모습이 아닌 과거의 게임을 그리워하며 초창기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지속적으로 제작되고 있는 등 많은 이들이 단순히 게임이 아닌 하나의 추억으로 기억하는 드문 작품이기도 하다.

메이플 스토리
메이플 스토리

이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타락파워전사'다. 메이플스토리 최초의 만렙(200레벨)을 달성한 유명 게이머 '타락파워전사'는 메이플스토리를 즐긴 모든 이들이 인정하는 전설이자 메이플스토리의 상징과도 같은 게이머.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용개', 리니지의 '포세이든' 등 하나의 게임에서 전설로 남은 게이머는 드문드문 존재했지만 메이플스토리와 같이 가입자 수 천 만 명이 넘는 대형 온라인게임에서 한 명의 게이머가 게임 속 정식 NPC로 등장함은 물론, 그의 이름을 딴 상이 만들어졌으며, 10주년 기념 이벤트에서 메인으로 등장하는 등의 활약을 보인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기피 직업이었던 '히어로'로 수 많은 역경을 헤치고 만렙을 달성한 2007년 4월 7일 당시 메이플스토리 홈페이지에는 대형 베너가 생길 정도로 큰 이슈로 떠올랐으며, 수 많은 기사가 쏟아지기도 했다. 비록 만렙 상향(250레벨) 이후 랭킹에는 밀려나 있지만, '타락파워전사'는 메이플스토리의 게이머 모두가 인정하는 '전설'로서, '그 때 그 시절 메이플'을 상징하는 하나의 상징으로 남아있는 중이다.

이처럼 수 많은 기록들과 훈훈한 미담을 지닌 메이플스토리지만, 이에 못지 않게 사건 사고도 많았다. 새로운 업데이트 혹은 갑자기 발생한 버그들과 이를 악용한 게이머들 그리고 이를 대처하는 넥슨의 태도가 일반 게이머들에게 공분을 산 것이다.

2007년 9월 당시 롯데제과에서 출시한 캔디 '멜짱'과 메이플스토리의 콜라보 이벤트에서 사용된 쿠폰이 중복 사용되어 고성능 확성기 2개를 비롯한 캐시 아이템이 무한으로 풀리게 되자 이를 제제하는 과정에서 수 많은 이들이 영정(영구정지)를 맞게 된 이른바 '멜짱 버그 사건', 당시 신규 콘텐츠였던 '무릉도장'의 시스템을 이용해 레벨업을 한 '무릉도장 사건'. 신규 직업 '루미너스'가 업데이트 된 이후 튜토리얼 과정에서 레벨이 오르는 상황에서 게임을 종료해 지속적으로 레벨을 높이며, 각 서버마다 '루미너스' 만렙이 속출하게 만든 '루미너스 만렙 버그 사건' 등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위에서 소개한 '루미너스 만렙 버그 사건'는 일부 몰지각한 BJ가 인터넷 방송을 통해 해당 버그를 악용하는 법을 전파하는 등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졌으며, 이를 감지한 넥슨 측에서 신속히 1시간 긴급 점검을 통해 이를 수정하려고 하였으나, 이미 포털 검색어 1위를 달성하는 등의 후폭풍을 낳았다.

메이플스토리 해킹 사건
메이플스토리 해킹 사건

특히, 2011년 11월에 벌어진 '메이플스토리 해킹 사건'은 국내 게임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대규모 사건이었다. 2011년 11월 25일 방송통신위원회의 발표로 세간에 알려진 이 사건은 메이플스토리의 회원 중 1,320만명의 개인 정보가 해킹으로 유출된 것으로, 아이템 결제 등을 위해 필요한 개인의 계좌번호나 거래정보 등은 유출되지 않았지만, 무려 천 만 명이 넘는 개인 정보가 유출되는 한국 게임역사상 가장 거대한 해킹 사건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2011년 11월 28일 넥슨의 서민 대표와 임직원들이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고개를 숙이며 게이머들에게 사과를 전하기도 했으며, 넥슨 측에서 마련한 대책과 보안을 약속하며 적극적인 대처에 나설 것을 약속했지만, 이 해킹 사건은 한동안 메이플스토리를 짓누르는 족쇄로 남아있었다.

이처럼 메이플스토리는 가파른 성공과 훈훈한 미담 그리고 각종 버그들로부터 비롯된 여러 사건들까지 13년이라는 세월 동안 호재와 악재를 오가며 '말고 많도 탈도 많은' 넥슨의 간판 온라인게임이다. 비록 누군가 에게는 추억으로 누군가 에게는 악질 게임으로 남아 있기도 하지만, 매년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새롭게 앞으로 나아가는 메이플스토리는 언제나 '방학 시즌의 왕자'의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후속작 메이플스토리2가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13년이라는 세월 동안 게이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온 메이플스토리는 2015년 올해 과연 어떤 모습으로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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