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조이 2015] 중국시장 진출을 노리는 한국 모바일게임을 향한 중국의 제언

최근 몇년 사이에 중국과 한국의 게임시장에서의 관계는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 과거에는 중국이 한국을 뒤쫓는 입장이고 한국은 여유있게 이를 바라보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한국과 중국이 치열한 경합을 펼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는 것이 있다면 중국은 여전히 거대한 시장이며 그만큼 한국 게임사들에게 무척이나 매력적인 국가라는 것이다. 많은 한국의 게임사들이 중국 진출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몇 년 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 때문에 뚜렷한 성과를 내는 것이 쉽지는 않은 상황.

차이나조이 2015의 B2B 부스에서는 중국 전문 퍼블리셔 한유코리아의 도움을 얻어 한국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 중국 게임사 관계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굵직한 이름값을 지닌 게임사에 근무 중인 이들 현직 게임인들은 중국 시장 공략을 노리는 한국 게임시장에 대해 날카로운 조언을 남겼다.

한국 게임의 중국 내 위상이 이전 같지는 않다고 입을 모은 이들은 이러한 사태의 원인으로 게임이 지니고 있는 콘텐츠의 볼륨이 부족하다 점과 과금 시스템 설계가 한국 시장에만 어울린다는 것을 지적했다.

그래픽은 여전히 한국 게임들이 뛰어난 수준을 자랑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게이머들이 직접 부딪히고 즐기게 되는 콘텐츠가 부족해 게임의 생명이 길게 지속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과금 시스템에 대해서는 한국의 모바일게임이 너무나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게임 내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에 다수의 게이머들이 친숙함을 갖고 있는 한국과는 달리 중국은 10% 내외의 게이머들이 전체 매출의 90% 정도를 책임질 정도로 아이템 구매 비율이 특정 계층으로 한정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조금 과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과금시스템도 중국의 하드코어 게이머들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소비 패턴을 파악한 과금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 업체 관계자는 한국의 과금 시스템을 ‘양심적 과금’이라고 평가하기도 해, 중국과 한국의 과금 시스템에 대한 시선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중국 시장에 어울리지 않는 과금 시스템을 갖춘 게임의 경우는 매출 증대에 어려움을 겪는 것 이외에도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이어졌다. 이런 경우는 중국 출시 전에 중국 환경에 맞는 과금 시스템을 게임에 적용해야 하는데, 애초에 이런 과금 시스템을 염두에 두지 않고 개발된 게임의 경우는 과금 시스템과 콘텐츠 순환 구조가 서로 부합되지 않아 중국식 과금 시스템을 덧붙이는 것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결국, 게임의 출시가 지연될 수도 있으며, 게임이 뒤늦게 출시되어 시장의 흐름을 따르지 못 하게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이들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중국 시장 진출에 있어 의외의 복병으로 일컬어지는 게임의 용량 문제에 대한 중국 업계의 시선도 확인할 수 있었다. 모바일게임의 적정 용량은 150~300 메가바이트 수준이며, 이를 넘는 게임의 경우는 대중에게서 외면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였다. 한국 내에서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을 평가할 때 ‘기가바이트 단위의 용량을 지닌 게임들에 대해서도 많은 이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한국 내의 평가와는 조금은 다른 이야기였다.

물론, 고용량을 지닌 게임에 대한 수요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모바일게임시장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게임은 대부분 150~300 메가바이트 수준의 게임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는 한국에 비해 열악한 중국의 모바일 네트워크 환경과 다소 부족한 저장용량을 지닌 스마트폰이 중국 내에 많이 보급되어 있다는 점을 꼽았다.

모바일 네트워크 속도가 느리고 데이터 요금이 비싸다보니 용량이 큰 모바일게임을 다운로드 받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중국 게이머들이 많은 편이다. 또한 와이파이로 접속하는 경우에도 속도가 느려 용량이 큰 게임을 다운로드 하려면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하기에 이 경우에도 부담이 있다는 것이다. 즐길만한 다른 게임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결국 게임을 다운로드 받는 과정에서 게임에 흥미를 잃고 다른 게임으로 관심을 옮겨가는 게이머들이 적지 않으니 게임의 용량을 줄이는 것은 필수적인 작업이라는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내 대형 퍼블리셔의 한 관계자는 “한국은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 대한 공부가 부족하고, 자기들만의 주관에 갖혀 있다. 중국 시장이 한국산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전만큼은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이니 더욱 철저한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이 바라보는 한국 시장에 대한 관점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다.

국내 게임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한국의 게임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접근을 하고,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성과를 낼 것인지. 차이나조이 2015는 이러한 국내 게임사들에게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차이나조이 2015에서 한중 게임산업에 불어올 새로운 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차이나조이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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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조이 2015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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