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조이2015] 한국에 특화된 게임으로 글로벌 원빌드? 중국에서는 안 통한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최근 불고 있는 기류로는 글로벌 원빌드 전략이 있다. 각 서비스 국가에 각기 다른 버전의 게임을 선보이고, 업데이트 일정도 다르게 적용하던 기존의 게임과는 달리 모든 국가에서 동일한 게임과 업데이트 버전을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빌드로 전세계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것이 ‘글로벌 원빌드’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은 게임의 유지보수에 필요한 노력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게임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게임의 기획, 설계, 개발 단계에서 하나의 빌드를 만들어 두면, 각 나라마다 별도로 게임을 관리하고, 게임에 필요한 콘텐츠를 별개로 만들 필요가 없어 이에 상응하는 비용과 인력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글로벌 원빌드 전략의 특징. 게임 서비스에 있어 유지보수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게임사의 이익 증대에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이러한 전략의 가장 큰 이점이라 하겠다.

차이나조이 퍼펙트월드 부스
차이나조이 퍼펙트월드 부스

글로벌 원빌드 전략에는 주의사항이 있다. 펼치기 위해서는 게임을 서비스 할 국가들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른 한 번에 아우를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원빌드’ 전략을 노리면서 이러한 부분에 대한 노력을 제대로 기울이지 않고, 한국 시장에서 잘 통하는 전략으로 글로벌 원빌드를 내세우는 게임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차이나조이 2015에서는 이러한 게임들이 중국 시장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징후가 속속 확인된다.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시장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시장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 상황에 특화된 전략으로는 중국 시장은 공략할 수 없다.

글로벌 원빌드 전략을 내세우기 위해서는 각 국가에 공통적으로 자리잡은 오픈마켓이 필요하다. 애플의 앱스토어, 안드로이드의 구글플레이스토어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최대 오픈마켓인 구글플레이스토어가 적용되지 않고, 오히려 각각의 로컬 마켓이 활성화 된 편이며 각각의 로컬마켓은 각기 다른 서비스 환경과 이용자층을 갖고 있다.

중국이라는 시장은 하나의 국가지만 그 안에 여러 개의 마켓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실상 여러 개의 국가에 대응하듯이 빌드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차이나조이 2015 현장에서 만난 중국 게임산업 관계자들의 공통된 발언이다.

차이나조이 2016 블리자드 부스
차이나조이 2016 블리자드 부스

또한 게임 내 과금에 대한 인식이 다른 국가의 모바일게임 이용자들과는 사뭇 다른 점과 네트워크 환경이 한국은 물론 북미, 유럽에 비해 열악하다는 점도 한국시장에 특화된 글로벌 원빌드 전략으로는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없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 북미, 유럽, 중국의 게이머들을 한 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 과금 설계와 이를 담아낼 수 있는 게임 콘텐츠 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글로벌 원빌드 설계에서 선행돼야 할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원빌드는 생각보다 많은 준비를 해야만 펼칠 수 있는 전략이다. 글로벌 원빌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성과만 기대하지 말고, 각 국가를 한 번에 아우를 수 있는 세심한 정성을 들일 수 있을 때 제대로 된 글로벌 원빌드를 선보였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라며, “특히 중국 시장은 가장 거대한 시장이면서 가장 독특한 시장이기도 하다. 어설픈 글로벌 원빌드 전략보다는 아예 중국 시장만을 겨냥한 전략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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