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한 평가 받아들인 창세기전4, 2차에서는 달라진 모습 보이겠다

“오랜 기간 외부 의견없이 개발에만 집중하다보니 매너리즘에 빠졌던 것 같습니다. 게이머들의 냉정한 평가를 들을 수 있어서 오히려 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소프트맥스의 야심작 창세기전4가 기대감이 컸던 만큼 실망감도 컸던 1차 테스트 이후 5개월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진행되는 이번 2차 테스트는 총 2만명 대상으로 진행되며, 게이머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개선한 점들과 창세기전2의 스토리를 담은 액트2가 공개된다.

창세기전4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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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느린 속도와 빈약한 타격감으로 많은 불만을 샀던 전투는 최대 8배까지 빨라졌다고 느껴지도록 속도감을 개선하고, 타격감을 강화했으며, 산만하게 느껴졌던 전투 인터페이스도 개선해 이전과는 다른 느낌의 플레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창세기전4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최연규 이사와 장경주 기획팀장, 최원석 사업PM은 1차 테스트에서 보여준 게이머들의 냉정한 평가 덕분에 많은 부분을 개선할 수 있었다며, 이번 테스트로 게이머들의 평가를 완전히 바꾸기는 힘들겠지만, 많이 나아졌다는 말을 듣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세기전4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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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1차 테스트 때 게이머들의 평가가 상당히 냉혹했다. 개발팀에서는 원인을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 : 오랜 기간 외부 의견없이 개발에만 집중하다보니 매너리즘에 빠졌던 것 같다. 개발팀이 생각했던 전투의 흐름과 게이머들이 원하는 전투의 흐름이 완전히 달랐다. FGT를 통해 게이머들의 의견을 받기는 했지만 열성 팬들을 대상으로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보여줬기 때문에 냉정한 평가가 힘들었던 것 같다. 1차 테스트로 엄청나게 욕을 많이 먹었지만, 결과적으로 게임이 발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Q : 1차 테스트 때 게이머들이 가장 많이 지적한 부분은?
A : 테스터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전투의 지루함, 불편한 인터페이스, 그리고 그래픽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

먼저 전투는 여러 캐릭터를 한번에 조작하는 군진 시스템 때문에 각각의 캐릭터를 효율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도록 턴 방식의 느낌에 가까울 정도로 여유있게 설정해뒀는데, 지루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게이머들은 개발자들의 생각과 다르게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모든 기술을 퍼붓고, 빠르게 적을 제거하는 플레이를 선호했다.

인터페이스 역시 여러 명의 캐릭터를 자유롭게 컨트롤하려다보니 토글키까지 사용해서 조작해야해서 복잡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스킬 쿨 타임에 집중해서 스킬 버튼을 계속 눌러야 해서 전투 장면을 제대로 보기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이 역시 게이머들이 원하는 전투의 속도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래픽은 아무래도 언리얼 엔진 등 최신 엔진으로 인해 게이머들의 눈높이가 오른 것도 있지만 우리 쪽의 실수도 있었다. 사전 테스트 참가자들의 컴퓨터 사양을 조사했을 때 최신 사양이 많지 않아 초기 그래픽 세팅을 최하 옵션으로 설정해뒀는데, 옵션을 조절하지 않고 최하 옵션 상태 그대로 플레이하신 분들이 많아 더 문제가 됐던 것 같다.

창세기전4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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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1차 테스트 때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요소는 무엇이 있었나?
A : 원작을 최대한 반영한 스토리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특히 원작에서는 자세한 얘기를 알 수 없었던 조연들의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에 좋은 반응을 보였다.

Q : 전반적으로 전투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게이머들이 많았던 것 같다. 이를 어떻게 개선했나?
A : 전투의 속도감을 늘리는데 중점을 뒀다. 게임성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차근차근 속도를 조절해 최대 8배까지 빨라졌다고 느껴질 정도로 개선을 했다. 특히 게이머들에게 피로감을 주던 스킬 시스템을 개선해서 계속해서 써야 하는 스킬들은 사기 소모없이 자동으로 사용되도록 변경하고, 광역 공격 스킬이나 즉시 발동되어야 하는 힐 스킬 등 타이밍이 중요한 스킬들만 게이머들이 직접 조작하도록 만들었다. 또한 군진마다 4~5개의 화려한 연환기를 부여해 예전보다 스킬을 쓰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살렸다. 피격 모션도 개선해 한 대 치고, 한 대 맞는 턴 방식의 느낌이 아니라 맞으면서도 때릴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전투의 흐름이 끊긴다는 느낌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창세기전4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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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인터페이스는 어떻게 개선했나?
A :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자동 스킬을 도입하면서 토글 키 사용을 줄였고, 대신 각각의 캐릭터를 조작하기 쉽게 만들었다. 1차 테스트 때는 적이 광역 스킬을 사용해도 피하는 것이 쉽지 않았으나, 이제는 각각의 캐릭터를 원하는 위치로 쉽게 보낼 수 있게 됐다. 또한 캐릭터 HP 창 옆에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스킬 아이콘이 표시되기 때문에 스킬 쿨타임을 보지 않아도 효율적으로 전투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창세기전4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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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일러스트와 3D 모델링의 차이가 심하다는 의견이 많다. 게임브리오 엔진의 한계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A : 언리얼 등 고급 엔진을 썼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었겠지만 개발자를 확보하는게 쉽지 않아 게임브리오가 최선이었다. 수준을 한번에 높일 수는 없었지만 전용 얼굴과 전용 헤어를 많이 추가해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노력했다. 또한 최하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었던 1차 테스트와 달리 이번에는 기본 세팅을 표준으로 바꿨다. 그리고 액트1에서는 서풍의 광시곡이 배경이라 많이 우중충한 느낌이었지만, 이번에는 밝은 배경이 많기 때문에 많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창세기전4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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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원작에 비해 마장기의 존재감이 덜하다
A : 처음부터 강력한 마장기를 등장시킬 수는 없었다. 초반에 등장하는 마장기는 낮은 등급이기 때문에 당연히 존재감이 덜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력한 마장기가 등장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마장기를 사용해야만 통과할 수 있는 미션 구간을 자연스럽게 넣어서 1차 테스트 때보다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추후 등장하는 높은 등급의 마장기들은 게이머가 직접 제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창세기전4의 또 다른 재미요소가 될 것이다.

Q : 원작 캐릭터(아르카나)들의 비중이 크다보니 게이머의 분신인 아바타에 애정을 느끼기 힘들다.
A : 아바타는 파티에서 부족한 직업으로 변환해서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좋은 아르카나를 확보하게 되면 필요성이 줄어드는 약점이 있었다. 1차 테스트 때에는 아바타를 빼고 전투를 하고 싶다는 의견도 많았다. 때문에 이번에는 멘토 시스템이라는 요소를 넣었다. 특정 아르카나를 멘토로 지정하면 아바타가 그 아르카나의 능력치와 스킬을 그대로 이어받는 시스템이다. 아르카나를 멘토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재료 아이템이 있어야 하며, 등급이 높을수록 더 고급 재료를 요구한다. 대신 멘토로 지정된 아르카나는 전투에 참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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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창세기전 시리즈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스토리가 너무 난해하다.
A : 개발진 대부분이 창세기전 마니아이기 때문에 창세기전 팬들을 위한 재미요소를 많이 넣었지만 창세기전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다소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게임 내 위키를 준비 중이다. 다만, 강제적으로 스토리를 알려주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르카나 퀘스트 등을 통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자연스럽게 창세기전 세계관에 관심을 가지도록 만들 계획이다.

Q : 게임 시스템이 최신 유행하는 모바일 게임과 비슷한 느낌이다. 의도한 것인가?
A : 의도한 것은 아니다. 초창기 기획과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 단지 오랜 기간 개발하다보니 그 동안에 등장한 모바일 게임에서 이런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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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이번 테스트에서는 어떤 콘텐츠들이 공개되는가?
A : 이번 테스트에서는 창세기전2 영광의 홀 탈취 작전을 배경으로 한 액트2가 공개된다. 신규 아르카나 57종과 120여개의 신규 퀘스트, 창세기전2의 초반부 배경인 오스킬 고원, 13종의 신규 시공 등이 공개된다. 또한 기존 RPG의 탱, 딜, 힐 게임의 던전 뿐만 아니라 디펜스 등 다양한 형태의 고난이도 던전(이상시공)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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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조이시티에서 창세기전 모바일 게임을 개발한다고 들었다. 창세기전4와 비슷한 형태인가?
A : 창세기전4의 리소스를 활용해서 개발 중이다. 완전히 같은 방식은 아니고 어떤 시스템으로 만들지 논의 중이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RPG로 만들 계획이다.

Q : 이번 테스트를 통해 게이머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A : 창세기전 시리즈가 지금은 잘된 게임이라고 하지만, 그 당시에는 버그도 많았고, 악평도 많았다. 하지만 빠른 대응을 통해 결과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 테스트로 1차 테스트 때와 완전히 다른 평가를 받기는 힘들겠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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