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드림] 중국 게임기업 탐방, 중국 게임시장에 자리한 전통의 강호들

[차이나드림 1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중국 게임시장의 현주소]

9화. 중국 게임기업 탐방, 중국 게임시장에 자리한 전통의 강호들

[본지에서는 대형 기획 시리즈 '차이나드림'을 통해 세계 게임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중국 게임시장의 현주소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 그리고 성공적인 중국 게임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기획이 정글과도 같은 중국 게임시장에 진출하려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모바일게임 시장의 급격한 성장 때문인지 중국의 게임사라고 이야기를 하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텐센트, 바이두, 360 등의 기업들을 먼저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 게임시장에서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는 것은 온라인게임 시장이며, 이러한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이름값을 높인 기업들도 다수 존재한다.

넷이즈는 중국의 게임사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기업이다. 한때 텐센트와 함께 중국 게임산업의 가장 거대한 퍼블리셔로 꼽히기도 한 전적이 있다.

1997년에 인터넷 포털 서비스를 시작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넷이즈는 2001년에 온라인게임 사업부를 출범하며 본격적으로 게임사업에 뛰어들었다. 넷이즈의 특징이라면 강력한 자체 개발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는 점이다. 여느 기업들이 퍼블리싱을 통해 중국 게임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간 것에 비해, 넷이즈는 온라인게임을 직접 개발하고 서비스하며 존재감을 높여갔다.

2001년에 온라인게임 사업부가 출범하자마자 자체 개발작인 MMORPG '대화서유'를 선보인 넷이즈는 2004년에 '몽환서유'를 선보이며,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거목으로 자리하게 된다. '몽환서유'는 2008년에 동시접속자 수 200만 명을 기록하는 커다란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넷이즈
넷이즈

넷이즈는 '몽환서유' 이외에도 천하, 대당무쌍, 천녀유혼 등의 MMORPG를 꾸준히 개발하고 서비스하며 자신들의 입지를 다져갔다. 이러한 행보 때문인지 넷이즈는 자사의 개발력에 상당한 자부심을 보이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넷이즈의 딩레이 대표가 "무협 MMORPG를 완벽하게 만들 수 있는 나라는 중국 뿐이며, 넷이즈는 이 영역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했을 정도다.

또한 퍼블리싱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는 점도 넷이즈의 특이한 이력이다.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워크래프트3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의 독점 서비스 권한을 획득하며 중국 내에서 엄청난 인지도를 쌓게 된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합작법인 스톰넷을 설립하기도 했다. 텐센트와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라이벌 관계를 구축하게 된 것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게임을 서비스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자신감의 원천인 개발력에 더해 퍼블리싱 영역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는 넷이즈는 게임산업에 몸을 담고 있는 중국의 그 어떤 게임사보다 게임 업계에 대한 강력한 애착을 보이는 기업이다. "우리는 게임으로 중국에서 최고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말이다.

거인 네트워크는 여타 중국의 1세대 온라인게임사들과 마찬가지로 IT 기업으로 출발한 기업이다. 2005년에 '정도온라인'을 서비스하며 본격적으로 게임업계에 뛰어든 거인 네트워크는 추후 '정도온라인'의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녹색 정도', '정도 클래식', '정도온라인2'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자신들의 이미지를 만들어 갔다.

거인
거인

하지만 거인 네트워크는 2011년 경에 이러한 이미지를 한 번에 벗어낼 수 있을 정도의 소식을 게임업계에 전한다. 본격적인 FPS게임 개발을 위한 연구시설을 만들고, 군사전문가들을 실제로 초빙해 게임 개발에 이들의 노하우를 투입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이러한 노력 끝에 거인 네트워크는 언리얼엔진3를 기반으로 개발된 FPS게임 '광영사명'을 2012년 8월에 선보인다. 이 게임은 중국 인민해방군 홍보와 훈련을 위해 개발된 게임으로 중국의 제식 소총과 군복 등을 게임 내에 녹여내며 화제를 자아냈다.

거인 네트워크는 여전히 FPS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광영사명'의 후속작인 '광영사명2'를 개발 중이며, 이 작품은 특히 엑스박스 원으로도 출시될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또한 크라이엔진3를 기반으로 한 '화선사명'이라는 TPS 온라인게임을 올 12월 중 출시 예정으로 개발 중이기도 하다.

한편, 거인 네트워크는 차이나조이 2015 현장에 베인글로리를 선보이면서 모바일게임 퍼블리셔로의 변신을 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퍼펙트월드(Perfect World)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진 완미세계는 한국에서도 이름일 널리 알려진 게임사다. 2006년에 CJ E&M 넷마블을 통해 자사에서 개발한 MMORPG '완미세계'를 국내에 출시했으며, 이 밖에 여러 퍼블리셔를 통해 '주선', '적벽', '고수 온라인', '불멸 온라인' 등의 게임을 꾸준히 한국 게이머들에게 선보였기 때문이다.

퍼펙트월드
퍼펙트월드

2004년 3월에 설립된 완미세계는 일찍부터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 진출을 시도한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꾸준히 해외 시장 개척에 앞장선 기업이다. 중국의 게임사들을 통틀어 완미세계만큼 일찍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의욕적으로 진행한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가히 중국 게임시장의 '글로벌 공략 첨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기업이라 하겠다.

유럽과 북미, 일본 등지에 자회사를 두기도 했으며, 2011년에는 넥슨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자사의 게임을 한국에서 효율적으로 서비스 하기 위한 신설법인을 만들기도 했다. 또한 2014년에는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며 한국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게이머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이트인 17173닷컴(17173.com)을 소유한 기업인 소후의 자회사인 창유도 국내에 잘 알려진 중국 게임기업이다. 1998년에 설립된 소호는 2002년에 창유를 설립하고 온라인게임 사업을 시작했다.

창유가 중국 시장 내에서 크게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2007년부터다. 인기 무협작가 김용의 원작소설인 천룡팔부를 기반으로 하는 동명의 MMORPG를 개발 및 서비스하면서 중국 게임업계의 한 축으로 자리하게 됐다. 이후 천룡팔부2와 녹정기 등 김용 원작소설을 기반으로 한 MMORPG를 꾸준히 서비스 하며 온라인게임 기업으로의 입지를 다져갔다.

이러한 행보를 보이던 중 창유는 2013년 상반기에 커다란 결정을 내린다. 모바일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이를 위해 모바일게임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지사를 설립하고 다양한 모바일게임을 수급 및 퍼블리싱하기 시작했다. 2014년에는 1,800억 원 규모의 모바일게임 라이센싱 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중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등의 우수한 콘텐츠를 발굴할 것이라는 계획을 알리기도 했다.

창유
창유

하지만 창유가 모바일게임으로 시선을 완전히 돌린 것은 아니다. 창유는 모바일게임 사업을 준비함과 동시에 2013년 하반기부터 한국의 인기 온라인게임을 대거 소싱하기 시작했다. 다른 경쟁사들이 모바일게임에 무게중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온라인게임에 무게를 덜 두기 시작할 때 공격적으로 온라인게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행보를 한 것이다.

또한 이렇게 확보한 온라인게임 IP를 모바일게임에 녹여내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이스트소프트와 계약을 맺고 카발2의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개발을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온라인과 모바일 두 분야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최적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최근 창유의 행보다.

한국 게이머들에게 가장 먼저 이름을 알린 중국의 게임사라면 샨다게임즈(이하 샨다)를 꼽을 수 있다.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미르의 전설’을 2001년부터 중국에 서비스하며 한국 게이머들에게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존재를 인식하게 한 회사가 바로 샨다다. 샨다는 ‘미르의 전설’’에 이어 ‘미르의 전설2’를 서비스하며 흥행 대박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후 한국의 액토즈소프트, 아이덴티티게임즈 등을 인수하며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에 큰 충격을 안기며 승승장구하던 샨다. 하지만 샨다는 최근 조금은 다른 소식으로 다시 한 번 게임 시장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바로 샨다가 재무적 투자자 그룹인 캐피탈홀드(Capitalhold)에 19억 달러(한화 약 2조 원) 규모에 매각된 것이다. 게임사업과 병행해 VOD 사업과 케이블TV 사업 등에 적극적인 투자를 펼친 샨다가 해당 분야에서 큰 손실을 남겼기 때문이다.

샨다
샨다

캐피탈홀드에 매각된 샨다의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 캐피탈홀드 측에서 샨다의 나스닥 상장 폐지를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샨다를 중국 증시에 상장한 이후, 이를 중국 내 다른 기업에 매각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져 샨다는 자칫 역사의 한 페이지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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